국가보안법은 1948년 여순사건, 제주폭동사건 등 당시 비상시국에 대처한다는 한시법적 성격으로 탄생하여 그간 7차례에 걸쳐 개정되었다. 이 중에는 특기할만한 개정도 몇 차례 있었다. 여소야대가 된 13대 국회(1988-1992)에서 국가보안법은 대표적인 악법으로 지목되어 1991년 야당인 평민당이 ‘대체입법안’을 제출했으나, 여당인 민자당은 불고지죄 적용대상을 축소하는 등 상당 부분을 개정한 제7차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이것이 현행 국가보안법으로서 현재 존폐논쟁의 와중에 놓여 있다. 국가보안법의 폐지론이 대두된 배경을 보면, 국가보안법의 규율내용 중 어디 까지가 필요불가결하고, 어느 범위에서 과잉인지, 또 형법상의 국가보안규정과 어떻게 중복되고, 어떻게 서로 보완척인지에 대한 성찰로부터 국가보안법의 폐지론이 비롯되었다기보다는, 국가보안법의 정치적 오ㆍ남용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법규의 오ㆍ남용 문제와 그 법규 자체의 필요성 및 유용성의 문제는 엄격히 보면 구별되는 문제이다. 물론 하나의 법규가 정치권력적으로 오ㆍ남용되는 정도가 극심하다면, 그것만으로도 폐지론의 근거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러한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한다면, 일반적으로 오ㆍ남용을 근거로 하는 폐지론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오ㆍ남용의 폐해가, 오ㆍ남용에도 불구하고 해당 법규가 갖는 순기능을 압도한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법규의 폐지론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개정을 통하여 오ㆍ남용의 소지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인 처방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규범의 존폐문제에서는 규범의 실질적 내용과 그 고유한 취지 및 기능에 대한 검토가 우선되고 또 선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국가보안법의 존폐를 먼저 전제하지 말고, 현재상황의 진단과 미래의 전망이라는 관점에서 국가보안을 위하여 필요하고 합당한 형법적 규율의 범주가 어디까지이어야 하는가를 먼저 진지하게 검토하는 자세가 앞서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국가보안법의 폐지 후 형법보완론’의 구체적인 내용을 형법 이론적으로 분석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특히 이 입장에서 국회에 발의된 형법중개정법률안을 국민들이 관심을 갖는 구체적인 가정사례에다가 접목시켜 분석해보면 이렇다. 첫째, 국가보안법의 폐지 후 그 추급효의 인정 문제인데, 이는 논란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형법중개정법률안에 경과규정을 통하여 입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재정형법안을 통하여 ‘북한’을 위한 간첩행위를 규율하는 데에 어려움이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 셋째, 김일성 추무집회를 개최하거나 기타 북한을 찬양하는 언동을 하는 경우, 북한 노동당에 가입하는 경우, 자유주의적 시장견제를 부정하는 강령의 공산당을 창당하는 경우, 국내 인사가 북한의 노동당 창립기념식에 참석할 경우, 남한에 김일성 부자를 찬양하거나 주체시장을 전파하기 위하여 연구소를 차리는 경우, 남파공작원과 동해안 여관에서 접선하는 경우 등은 국가보안법에 의하면, 찬양ㆍ고무죄(제7조), 반국가단체가입죄(제3조), 잠입ㆍ탈출죄(제6조), 이적단체구성죄(제7조 제3항), 회합ㆍ통신죄(제8조) 등으로 처벌될 것이나, 개정형법안에 의하면 처벌이 어려워질 수 있다. 넷째, 휴전선을 넘어 남한으로 밀입국하는 경우나 동해안에 출몰한 북한 잠수정을 보고도 성고하지 않은 경우 등도 국가보안법에 의하면 잠입ㆍ탈출죄(제6조), 불고지죄(제10조)로 처벌될 것이나, 개정형법안으로서는 처벌이 어렵게 된다.
The National Security Law has long been under heated debates in our society since its enactment in 1948. Whether to scrape or retain the National Security Law has had a different meaning and a deep context according to the changes of society. It is sure that the National Security Law was abused by government authority and had much of a potency to invade human rights. But on the other hand, it played a positive role of protecting national security from the dangers of communist infiltration. It is also doubtful of denying the law itself for the sake of preventing improper usage. As the debate over whether to scrape or retain the National Security Law has been started, we must scrutinize all provisions of the National Security Law in relation to the criminal law. The authors critically analyzed various proposals of the National Security Law from the historical perspective and suggested democratic compromise under the parliamentary setting. However, the National Security Law shall be substantially amended in a future. Amendments to the law or any new security legislation shall be gradually more and more in line with international human rights standards, For the amendment of the National Security Law, we could primarily consider such provisions concerning the definition of anti-state organization, the crime of applauding or encouraging anti-state organization, the crime of failure to notify the crimes prohibited by the National Security Law to the judicial authorities and so on.
Ⅰ. 국가보안법 존폐 문제에 대한 접근 방법 Ⅱ. 국가보안법의 존폐론에 관한 입장의 비교 Ⅲ. 폐지 후 형법보완론에 입각한 여당의 형법중개정법률안에 대한 검토 -문제사례들을 중심으로- Ⅳ. 국가보안법 존폐론의 해결을 위한 방법론적 제언 참고 문헌 〈국문요약〉 〈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