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stract·
Keywords
Report Errors
이주와 다문화현상이 뚜렷한 우리 사회에 외국인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다문화가정 2세, 한민족 이주자, 북한이탈주민 등 이주자의 삶이 문학 속에서 재현되고 있다. 그동안 다문화소설연구는 재현양상과 이에 대한 대응전략에 치우친바 본고는 서사구조, 갈등양상, 이주자 묘사 및 상징기법, 공간적 특징 등 형식미학적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첫째, 다문화서사구조는 1990년대 여행서사와 2000년대 이주서사가 결합된 ‘디스토피아적 여행서사’ 구조를 지닌다. 동화와 소외, 억압과 폭력이 중심주제인 다문화서사는 탈북디아스포라와 이주여성이 등장하는 인신매매·이주매춘서사, 결혼이주여성이 출현하는 여성수난(잔혹)서사, 이주노동자가 나타나는 에스닉노동·제노포비아서사 그리고 다문화가정 2세의 성숙을 그린 다문화성장서사 등 다채로운 서사구조를 지님으로써 소설지형을 넓히고 있다. 둘째, 갈등양상에 있어서는, 자국민과 이주자의 시선이 교착되고 있다. 자국민은 이주자에 대해 차별적·배제적·폭력적인 태도를 지녔고, 풍문으로 전달된 사실로 판단하고 왜곡하며 자의적·주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이주자 역시 자국민의 배타적 민족의식, 이중적 잣대, 계급주의적 태도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판적이다. 이러한 갈등은 사회적 불화를 야기하며 타국의 관습, 언어, 음식, 의상 등을 조롱하고 멸시함으로써 문화혼종성을 수용하지 않거나 문화평등주의를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 셋째, 이주자 정체성은 타자이자 주변부, 소수자로 표상된다. 이주자는 떠돎과 부유(浮遊), 섞임과 혼종성, 연약하고 위험함, 에스닉, 공동체 바깥을 의미하는 동물, 외래종 식물로 은유된다. 나비, 새, 물고기, 찔레꽃, 민달팽이, 개, 해파리, 사과배, 핑궈리, 파프리카, 크로아티아장미 등으로 표상되거나 인형, 유령, 시체, 벌레 같은 비인간적·비역사적·비현실적 존재로 그려진다. 넷째, 이주자의 주거지와 일터는 비다문화공간과 경계 지어지는 ‘그들’만의 공간으로 나타난다. 이들의 거주는 하층계급이자 집값이 낮다는 사실을 의미하며 혐오감, 위험과 낙후성, 공포, 범죄발생가능지역으로 표상된다. 결혼이주여성의 재현공간으로는 이주민센터, 한글학교, 다문화센터 등이, 이주노동자의 공간으로는 노동환경인 가구공단지역과 여인숙, 쪽방, 컨테이너박스, 옥탑방, 재개발지역이, 탈북디아스포라서사에서는 국경, 수용소, 난민보호소, 하나원이 배경이 된다. 탈국경상황이 전개됨으로써 해외로 문학공간이 확장되며 다문화센터, 하나원, 접경지대 같은 새로운 장소들이 등장한다. 다문화소설은 이분법적이고 도식적인 인물유형에서 벗어나 이주자의 내면심리와 디테일한 이주생활을 통해 불편하고 불안한 삶이 구체적으로 그려져야 하며 이방인의 목소리를 위해 이주자 출신 작가가 배출되어야 한다. 또한 21세기 우리 소설의 한 장르로 자리 잡을 것이기에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주제의식과 문학적 수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