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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장효현 (고려대학교)
저널정보
동양고전학회 동양고전연구 동양고전연구 제65호
발행연도
2016.12
수록면
149 - 185 (37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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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한문장편소설 <玉樹記>를 중심에 두고 그의 다른 글들을 아울러 살피면서 沈能淑의 政治意識의 양상을 살펴보았다. 明나라 憲宗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옥수기>에는 梁芳을 중심으로 한 부패한 權門貴族 세력이 濁亂을 자행하면서, 嘉楠의 가문을 중심으로 하는 정의로운 인물들과 대결을 지속해 간다. 권력과 뇌물로 얼룩진 부패한 정치현실과 科擧制度의 紊亂이 여실히 그려지는데, 이는 科擧에 실패하고 현실정치로부터 소외되어 있던 심능숙의 政治意識이 투영된 것이라 하겠다. 심능숙이 시대적 과제로서 강조한 것은 人材登用의 문제였다. <옥수기>에는 ‘때를 만나지 못한(不遇)’ 인재에 대하여 평가하는 대목이 들어 있는데, 사마천은 역사서술을 통해 ‘사람을 제대로 가리고(擇人) 때를 제대로 살핀(審時)’ 참된 歷史家였으며, 莊子는 聖人의 깊은 경지를 홀로 알았고, 荀子는 정대한 의론을 저술로 펼쳤고, 柳宗元은 그 문장과 志氣가 뛰어났던 인물이라고 평가한다. <李遇芳傳>에는 임금이 이우방을 引見하여 ‘安民의 道’를 묻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우방은 擇人 즉 인재등용을 가장 먼저 제시하고, 이어 節用愛民⋅淸白을 제시한다. 고시 <楚人歎>에서도, 君主가 바른 識見으로 인재를 등용해 그의 말을 聽取해야 함을 강조한다. <옥수기>에는 또한 幻術에 능한 李五가 彌勒佛을 내세워 叛亂을 일으키고 嘉楠 가문이 이를 토벌하는 사건이 전개된다. 부패한 정치현실 속에서 呪術의 힘을 빌어 자신도 權門貴族이 되어보고자 하는 世態가 李五의 亂 삽화에 묘사되어 있으며, 이에 대비하여 嘉楠⋅陳皜⋅花宜實의 家門의 인물들에 의해 亂이 평정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李麟佐의 亂(1728년)에 대항하다가 목숨을 잃은 부친 이술원과 그 원수를 앞장서 갚은 아들 이우방을 입전한 <李述源傳>⋅<李遇芳傳> 連作과, 洪景來의 亂(1811년)에 목숨을 잃으며 忠節을 실천한 여러 인물들의 事蹟을 읊은 고시 <捷字七古>를 통해서도, 심능숙은 叛賊의 變亂에 맞서는 忠節의 가문과 인물들을 기리고 있다. <옥수기>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사건이 外敵 北胡의 침입이다. 이는 英宗이 土木堡에서 오이라트군의 포위를 받아 사로잡혔던 역사적 사실 土木之變과 관련이 있다. <옥수기>에는 北胡에 대한 恩賞이 줄어들어 俺答이 침범하는 사건을 설정함으로써, 土木之變이 재현될 것이라는 위기상황을 통해 嘉楠의 가문이 나라를 지키는 중요한 가문으로 떠오른다. <옥수기>에서처럼, 외적의 침입에 맞서 나라를 지키는 忠義의 家門을 다룬 산문으로 <朗州鄕賢祠記>가 있다. 朗州라는 한 고을의 金氏 가문에서 배출된 다섯 賢人을 기리는 글로서, 임진왜란의 外敵의 침입에 맞서 나서는 義氣의 인물 金克禧와 부친의 복수를 위해 나서다가 함께 殉死하는 아들 金涵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심능숙은 <옥수기>에 權臣의 濁亂, 叛賊의 變亂, 外敵의 침입 등 정치현실의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을 결구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필요한 인재등용과 忠節의 덕목, 그리고 家門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이는 심능숙의 다른 글에서도 확인되는 것으로서, 당대의 정치현실에서 소외되었던 심능숙이 힘써 제시하고 싶었던 政治意識을 은연히 드러낸 것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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