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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조영준 (名古屋大學) 신춘란 (고려대학교)
저널정보
숙명여자대학교 인문학 연구소 횡단인문학 횡단인문학 제5호
발행연도
2020.1
수록면
127 - 149 (23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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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문문학계의 대표 기수 중 하나인 옌거링의 소설 『방화』는 곧이어 영화로도 제작되었으며 2017년 중국에서 큰 화제를 불러 모은 작품이다. 본고에서는 작중 역사적 배경이 된 문화대혁명과 베트남 전쟁이라는 격변의 시대를 염두에 두고 남녀 주인공의 삶의 궤적을 추적해가며 『방화』를 분석해보았다. 그 과정에서 이들 주인공에게 보이는 광기와 비극적 운명을 야기한 요인들을 짚어보고, 역사의 특수한 시대를 작품 속에 담아내고자 한 작가의 새로운 시도와 그 문화론적 의의를 찾고자 하였다. 작중 주인공인 허샤오만과 류펑은 모두 집단에서 소외되고 배제된 자이다. 허샤오만의 불행은 갑작스러운 가정의 변화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어머니에 대한 애정 결핍은 그녀의 특이한 행동 습관과 정서적 불안을 초래하였다. 또한 사회 집단으로부터 부여받은 낯선 정체성은 주인공들에게 광기가 나타난 중요한 원인이 된다. 다재다능한 류펑의 손은 문혁의 시대에 요구되어진 (재)생산의 기호로 작동하지만, 동시에 정치 지배 이데올로기와 집단의 이기심이 한 개인을 파멸로 몰고 간 비극의 신체 표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서사전략의 측면에서 한 가지 주목해 보고 싶은 점은 이 작품이 특별한 시공간적 배경을 담고 있으면서도 구체적인 역사서술을 최소화한 채 개인의 이야기에 치중하며 휴머니즘적 요소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문화대혁명 시기의 재현과 더불어 베트남 전쟁의 상황을 담아낸 중국 문화계에서 전례를 찾기 쉽지 않은 이 작품은 대중과 호흡하며 오늘날 문혁과 전쟁의 시대를 새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서사물의 한 방안을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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