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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연구센터 국제지역연구 국제지역연구 제9권 제1호
발행연도
2005.4
수록면
289 - 330 (42page)
DOI
10.18327/jias.2005.04.9.1.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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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시베리아 크라스노야르스크의 원로 고려인 과학자 김 표트르 교수의 구술생애사이다. 필자는 4차례에 걸쳐 김 표트르 교수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 표트르 교수는 1932년 연해주에서 태어나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되었다. 1950년 중등학교를 마친 그는 감옥에 가 소식이 없는 아버지 때문에 타쉬겐트공대에 진학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러시아 경찰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 여권``을 얻게 되고 러시아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이것이 그의 여권 민족표시란에 러시아인이라고 쓰인 이유이다. 1954년 고리키사범대학에서 물리학과를 졸업한 직후, 러시아 여성(류드밀라 보카티레바)과 결혼하고 시베리아로 왔다. 1956년에 크라스노야르스크사범대학 대학원 물리학과에 진학했으며, 1962년에 칸디다트 학위를 받았다. 그는 1959년부터 1976년까지 크라스노야르스크 공과대학에서, 1976년부터는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시베리아지부 물리 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1989년 물리-수학 독토르 학위를 취득하고 마침내 1990년 학자로서는 최고의 영예인 교수자격을 취득했다. 물리학자 김 표트르교수의 지도 아래 그의 실험실은 마그넷 리코딩 기술을 연구하여 1989년에 미국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가진 디스크 발명 특허를 땄다. 한편, 김 표트르 교수는 1990년 5월 19-20일 모스크바에서 창립대회를 가진 전소련고려인협회(VASK)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크라스노야르스크 고려인협회의 회장직(1990-1997)을 역임했다. 그는 그의 실험실에서 발명한 기술을 한국사회가 활용해주기를 바라면서 적극적으로 한국인과 접촉했다. 1997년과 2002년 두 차례 6개월씩 포항공대와 한양대에서 연구하기도 했다. 또한 김 표트르 교수 부부는 1994년에 북한을 방문했으며, 1997년 포항공대 연구시에는 부부가 같이 한국에서 생활했다. 2002년 2월 김건숙 교수와 만났으며, 김건숙의 소개로 필자를 만났다. 2003년 10월 그는 필자와 우랄과 시베리아 고려인사회를 방문하였다. 김 표트르 교수는 어린 시절 같이 살았던 외사촌 형인 우가이 철식 교수가 겪은 노동군의 경험 등을 한국사회에 들려줄 수 있기를 원했다. 2004년 5월 한국외대에서 개최된 ``전쟁과 해외한인`` 국제학술회의에 우가이 철식 교수가 발표자로 초청되었는데, 필자는 이들 형제간의 만남을 주선할 겸 김 표트르 교수도 초청했다. 전화와 서신은 교환했지만, 이들 형제는 22년 만에 러시아도 우즈베키스탄도 아닌 역사적인 조국 한국에서 만나게 되었다. 김 표트르 교수가 이루지 못한 소망이 하나 있다. 한국의 교수가 크라스노야르스크에 와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쳐 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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