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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황효식 (충북대학교)
저널정보
순천향대학교 인문학연구소 순천향 인문과학논총 순천향 인문과학논총 제42권 제2호
발행연도
2023.6
수록면
119 - 145 (27page)
DOI
https://doi.org/10.35222/IHSU.2023.42.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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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은 그의 영화 <기생충>의 시놉시스 기획 단계에서 파팽 자매의 실제 살인 사건을 참고하였음을 밝히고 있다. 장 주네가 파팽 자매가 실제로 보여준 연극적 행동을 포착하여 그의 연극 <하녀들>에서 등장인물의 연극성으로 발전시켰듯이 봉 감독도 그의 영화 <기생충>에서 이 연극성을 그의 작품의 주요 모티브로 채택해 적극 활용하고 있다. 또한 봉 감독은 파팽 자매의 살인 사건에서 나타난 상층 계층과 하층 계층 사이의 갈등을, 그의 영화에서는 상층 계층과 하층 계층 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하층 계층 내부의 갈등으로 확대해 나가며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비판한다. <기생충>에는 명백한 악당이 나오지 않지만, 결말에서 인물들에게 끔찍한 일이 일어난다. 이 점에서 이 영화의 세계는 도덕적으로 애매하다. 하지만 봉 감독은 모순된 사회적 문제를 그대로 제시할 뿐, 그 해결책은 관객들 스스로가 찾게 하는 방식을 취한다. 그러므로 <기생충>은 그 자체로는 미완의 기획이며, 이 영화에 대한 비평이 삶에서 실천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그의 기획은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기획은 기우의 계획과는 아주 다른 진정으로 “근본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봉 감독은 이 계획을 관객들에게 넘김으로써 예술가로서의 그의 능력과 한계를 인식하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낸다. 아마도 이것이 그가 <기생충>에서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무는 연극성에 집중하며, 그의 영화로 관객의 참여를 독려하는 하나의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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