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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김동규 (서울대학교)
저널정보
한국고시가문학회 한국시가문화연구 한국시가문화연구 제51호
발행연도
2023.2
수록면
173 - 208 (36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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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의 목적은 기왕의 실용서와 구별되는 <八域歌>의 문학적 특징과 의의를 고찰하는 것이다. 그간 <八域歌>에 대해서는 ≪擇里志≫ 등 당대에 편찬된 실용서와의 관련성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八域歌>에는 ≪擇里志≫의 비판적 시각이 대폭 축소되어 있으며, 사회적 입지를 잃어간 19세기 향촌사족으로서 작가의 부정적 심경이 술회되어 있어 그 특징과 의의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 <八域歌>는 기행가사의 형식을 취해 조선 八域의 명승과 사적을 소개했다. 그런데 작품 속 화자의 기행은 실제가 아니기에, 명승에 대한 견문은 개략적인 서술에 그치며 그 감상은 유명 한시를 삽입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반면 <八域歌>는 지역 사적에 대해서는 작가의 상상력과 문학적 장치를 동원하여 해당 소재를 문학적으로 구성하여 상세하게 소개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八域歌>는 忠節의 윤리를 실천한 사족 인물의 사적에 큰 비중을 할애했다. 출사를 통해 사회적 정체성을 실현하려는 포부를 가졌던 작가의 생애를 고려할 때, 이는 작가가 품었던 이상적인 사족의 표상에 주목한 시도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八域歌>의 작가 의식은 18세기 이래로 변화하는 향촌사회 현실에 대한 문학적 대응으로서 창작된 향촌사족 가사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작가는 향촌사족으로서 그들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사 작품을 통해 공유하고자 한 것이다. 이때 <八域歌>는 당대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국토 지리 정보라는 소재를 동원하고, 문학적 상상력을 보태어 향유자의 흥미와 몰입을 유도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이처럼 이상과 어긋난 삶의 현실에 대한 진지한 문제의식과 그것을 효과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해 취한 형식상의 새로움에서 동시대에 지어진 여타 실용서나 향촌사족 가사와 구별되는 <八域歌>의 문학사적 의의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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