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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정재철 (단국대학교)
저널정보
동양한문학회 동양한문학연구 동양한문학연구 제42권 제42호
발행연도
2015.10
수록면
93 - 127 (35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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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재 이강은 1333년에 문하시중을 지낸 이암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5세에 문과에 급제하여 侍讀에 임명되었고, 공민왕의 지우를 입어 여러 관직을 거쳐 密直副使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는 불행하게도 재능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고 1368년에 36세라는 젊은 나이로 생을 마쳤다. 그는 과거에 합격했을 때에 이미 주희의 경서 주석을 읽었으며, 당시 대표적인 학자인 이색과 함께 학문을 강론하고 연구하여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다. 그의 정치철학은 과거시험을 준비하거나 이색 등과 같은 당대 명유와의 학문적 교류를 통해 익힌 성리학을 유가적 도덕주의로 구현하는 것이다. 이강이 남긴 40수의 시에는 이색을 중심으로 정치적 행보를 함께 했던 신흥사대부 출신 관료들과 주고받은 작품이 다수 남아있다. 그 예로 이강은 26세에 지은 시에서 공민왕의 정치개혁으로 고려의 문명이 다시 회복되는 시기를 맞아,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관료들과 정치적으로 결속하여 군자의 도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출하였다. 또한, 그는 30세에 지은 시에서 두 차례에 걸친 홍건적으로 침입으로 인해 국가의 안위가 위협받던 시기를 당하여, 다양한 문학적 전고와 수사를 활용하여 안동으로 파천한 공민왕을 호종하여 국운을 다시 일으키기를 바라는 심경을 묘사하였다. 서거정은 이강 시의 풍격이 平淡하고 溫醇하다고 말하였다. 이와 같이 그의 시가 평담하고 온순한 풍격을 보여주게 된 것은 그의 신중함, 신의, 독실함, 평정심, 충성심, 맑음, 공손함, 검소함 등과 같은 인격적 요소들이 문학으로 형상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분주한 관직 생활에서 벗어나 주변에 펼쳐진 자연 경물을 바라보며, 세속적 욕망을 씻어내고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고자 하는 평담한 마음을 자연스럽게 시로 펼쳤다. 또한 그의 시에는 그가 성인의 학문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온순한 인격이 한가롭게 주변에 펼쳐진 경물들을 묘사하는 가운데 선한 언어들로 묘사되어 있다. 이강의 시의 주제와 풍격은 성리학을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그의 시는 그가 수많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동지들과 함께 평생에 걸쳐 익힌 성리학적 경세사상을 정치현장에서 의연하게 실천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그의 시는 타고난 문학적 재능을 바탕으로 덕을 존중하고 의를 즐기는 과정에서 형성된 평담하고 온순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표출됨으로써 질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그의 시는 여말에 성리학을 익히고 이를 세상에 구현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설정했던 신흥사대부 문학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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