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가 법을 형상화한다 Sprache gestaltet Recht.”는 Braselmann (2002: 245) 의 말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법은 언어학의 중요한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법 언어 Sprache des Rechts’에 대한 연구는 물론이고, 관심조차 끌지 못해왔다. 독일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언어학자들이 법정에서 전문가로서 소견서를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법 언어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고 (Kniffka 2007: 51ff.), 1990년 전후부터는 ‘언어와 법’이라는 주제어 아래 많은 학자들이 법 개념을 어휘론적으로 분석하거나 언어자료의 분석을 통한 피의자의 신원확인을 시도하였다(Grewendorf (1990)의 『Rechtskultur als Sprachkultur』, Kniffka (1990)의 『Texte zu Theorie und Praxis forensischer Linguistik』). 특히 2001년에는 IDS(= Institut fur Deutsche Sprache)에서 “Sprache und Recht”라는 제목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법 언어에 대한 관심 및 학문적 연구가 독어학계 전반으로 확대되어, 2000년대 중반부터는 ‘법률·수사 언어학 forensische Linguistik’에 대한 연구들이 개론서나 전문서의 형태로 출판되고 있다.
이처럼 독일어권에서 ‘언어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연구업적을 낸 학자중에는 Dietrich, Grewendorf, Klein 등 독일어권의 이론언어학 분야에서 괄목한 만한 업적을 세운 학자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독일어권의 언어학 분야에서 법률·수사 언어학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나아가많은 언어학자들이 법률·수사 언어학 분야의 학문적 연구성과를 바탕으로하여 실제 재판 과정에서 자문을 하거나 ‘소견서 Gutachten’를 제출함으로써 언어학의 응용 영역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Cherubim 1990, Wolf 2002).
우리나라에서도 김민중 (1983)의 「법과 언어」, 김재원 (2006): 「욕망, 언어, 법 ; 법과 언어 -비트겐슈타인을 중심으로」 등 ‘법과 언어’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법학의 관점에서 수행된 것으로서 언어학적인 이론이나 방법론은 고려되고 있지 않다. 따라서 김기영 (2007)의 「법과언어 : 형법 제170조 2항의 언어학적 분석과 기호론적 해석」, 구명철 (2009) 의 「언어학과 법학의 접점 - 독일의 법률에서 언어적 표현과 관련된 논의를 중심으로」와 「범죄 텍스트의 언어학적 분석 - 법률·수사언어학적 분석방법을 통한 피의자의 신원확인」, Koo (2014) 등을 제외하면 국내에서 법률· 수사언어학의 범주 내에서의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며, 특히 독일과 우리나라 법 개념의 정의와 관련된 내용을 연구대상으로 하여 비교, 분석한 언어학적 연구는 이 논문이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과 관련된 거의 모든 행위가 언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법 행위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언어학적 지식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방금 언급한 바와 같이 법조계의 관심은 물론, 언어학계 내에서조차 법 언어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있다. 특히 법률의 대중화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조차도, 법 언어학 분야에 대한 관심 및 연구의 부족과 해당 분야 전문가의 부재로인해 사회적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법조항에서 제시된 법 개념의 정의방식을 대상으로하여, 법 개념이 술어 - 논항의 구조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정의되고 있는지를살펴볼 것이다. 이 때 우리나라 법에 많은 영향을 미친 독일법과 우리나라법을 각각의 관점에서 분석 및 비교하고 술어 - 논항의 구조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한 법 개념의 정의방식을 도출해 보고자 한다.
In der vorliegenden Arbeit werden die Definitionsteile des Rechtsbegriffes in deutschen und koreanischen Rechtsartikeln syntaktisch untersucht. Hierbei werden besonders die Pradikat-Argument-Strukturen der Definitionsteile analysiert und verglichen. In deutschen Rechtsartikeln besteht die Definition eines Rechtsbegriffes prinzipiell aus einem Hauptteil, der die Pradikat-Argument-Struktur enthalt, und einem Nebenteil mit modaler Bedeutung (z. B., dt. StGB §222 Fahrlassige Totung). In koreanischen Rechtsartikeln lasst sich zwar eine solche kompositionale Definitionsstruktur beobachten, der modale Nebenteil wird aber normalerweise mit dem Pradikat verschmolzen bzw. inkorporiert (z. B., kor. StGB §329 Diebstahl; kor.
StGB §250 Mord). Daruber hinaus finden sich auch die redundanten Falle, in denen die modale Bedeutung sowohl im Pradikat als auch im Nebenteil bezeichnet wird (z. B., kor. StGB §333 Raub).
Die inkorporierte Struktur hat einen Nachteil in dem Sinne, dass das entsprechende Pradikat zur Interpretation des Rechtsbegriffes ausgelost werden muss. Die Falle, in denen die modale Bedeutung in beiden Teilen realisiert wird, haben einen redundanten Charakter und passen deshalb nicht zur Definitionsstrategie des Rechtsbegriffes, der logisch sein sollte. Die kompositionale Struktur, die die meisten deutschen Rechtsartikel zeigen, lasst sich als die beste Definitionsstrategie des Rechtsbegriffes betrachten, weil sie die Rechtsbegriffe klar und deutlich darstellen lasst. Man kann also zur Uberarbeitung der koreanischen Rechtsartikel die kompositionale Struktur verwenden, wobei auf die entsprechenden deutschen Rechtsartikel zuruckgegriffen werden ka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