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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연구학회 韓國古典硏究 韓國古典硏究 제32호
발행연도
2015.1
수록면
491 - 513 (23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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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운전>의 탄생담은 설화적 신성성에서 소설적 신성성으로의 변화과정을 보여준 중요한 자료이다. 설화시대에서 이물교구설화는 주인공 혈통의 신성성을 담보하는 장치이다. 따라서 금돼지의 자식으로 태어난 최치원이 부계의 신성성을 이어받아 중국까지 문명을 떨쳤다. 그러나 소설시대로 접어들면서 이물교구설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생겨났다. ‘금돼지의 자식’이라는 점은 더 이상 최치원의 신성성을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된 동시에 오히려 비방하는 의미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최고운전>의 작가는 <백원전>의 구성과 지하국대적퇴치설화를 활용하여 금돼지를 제거하고 최치원이 금돼지의 자식이 아님으로 변형시켰다. 또한 최충이라는 인물을 끌어들여 최치원의 부계를 명확히 밝힘으로써 최치원을 正名해주었다. 이처럼 <최고운전>은 이물교구설화가 가지고 있는 원형적 신성성을 부정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최치원에게 신성성을 부여하는 다른 방식을 모색하였다. 이것이 바로 적강담이다. 천계에 있는 신선이 죄를 지어 잠시 인간에 내려왔다는 적강화소는 최치원으로 하여금 천상의 신격을 지니고 현세에 탄생하게 하며, 영웅성을 부여해 여러 차례의 고난을 극복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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