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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학사학회 韓國史學史學報 韓國史學史學報 제36호
발행연도
2017.1
수록면
216 - 258 (43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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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윤치호의 ‘일기’에 남겨진 결혼 관련 기록에 대한 분석을 통해, 그의 결혼관, 가정관, 여성관뿐만 아니라 그의 세 차례 결혼 과정에서 서구화된 근대적 주체와 동아시아의 전근대적 관습이 충돌하는 양상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이다. 윤치호는 전근대적인 첫 결혼에서 실패를 맛본 뒤, 해외 유학 생활 및 기독교 입교를 통해 근대적이면서도 성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연애관 및 결혼관을 지니게 되었다. 중국 상해의 미국 조계에서 치러진 두 번째 결혼은 그의 이러한 가치관이 상당히 반영된 결혼이었는데, 결혼 과정에서 그의 가치관은 중국의 전근대적 관습/관념과 충돌하지만, 결혼 당사자 두 사람의 강한 의지와 기독교 선교사들의 지원을 통해 타협을 볼 수 있었다. 두 번째 아내의 갑작스런 죽음 직후 맞게 된 세 번째 결혼에서, 그는 한국의 강고한 전근대적 관습에 부딪혀 전형적인 전근대적 결혼을 치렀다. 이 결혼은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진행된 것이었지만, 그가 이를 큰 갈등 없이 받아들인 것은 그의 생을 관통하는, 가족 중심적이면서도 현실타협적인 태도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다만 그의 가치관에 어긋난 현실 타협적 결혼은, 그가 수감 생활을 하게 된 일제의 한국 강제병합과 마찬가지로 그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는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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