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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엄진주 (선문대학교)
저널정보
한국중국학회 중국학보 중국학보 제97호
발행연도
2021.8
수록면
359 - 385 (27page)
DOI
https://dx.doi.org/10.35982/jcs.9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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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10여년의 기간 내 한국 번역장에서서 출간된 바진의 출판물은 총 세 건이다. 두 권은 소설이고 한 권은 사상서이다. 본 논문은 해당 텍스트의 수용 양상을 한국사회의 사적 맥락과 함께 유기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명선의 번역으로 1946년 발표된 「복수」는 억압과 지배구조로부터의 독립과 자유 실현을 궁극적인 지향점으로 삼은 바진의 아나키즘 정신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국가적 폭력과 거대한 지배체제에 대한 항거의 정신을 기억하고, 새로운 시대에는 화해와 조화의 방식으로 개척해 나갈 것을 주장한 바진의 소설 「복수」는 해방 한국사회에 필요한 방향성 수립에 관한 메시지를 함의한 것이다. 1949년에 출간된 스페인 반파시즘 혁명 연구서 『혁명가의 생애』는 스페인 혁명가 부에나벤투라 두루티의 생애를 담은 책이다. 모든 억압적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상이 보장되고 노동의 의미가 존중받는 것, 그리고 인류의 보편적 평등이 실현되는 것은 두루티와 바진, 책을 출판한 김광주와 이하유가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목표였다. 좌우익 사상서의 출간이 우후죽순처럼 이뤄지던 전쟁 직전 시기에 이국 아나키스트의 혁명적 생애를 다룬 책이 출간된 목적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 1955년에 출간된 『대지의 비극』은 바진의 이름이 도용된 위작으로, 원작의 출간사항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국내 번역장에 수용되었다. 라디오 방송으로 소개될 정도로 적극적으로 소개된 이 텍스트는 정치적 색채가 제거되어 있다는 점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수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바진의 저작물에 대한 국내 수용 양상 분석을 통해 국내에서 루쉰의 문학적 색채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굴절되며 수용된 것처럼 바진의 텍스트 역시 수용의 방식과 태도에 문학 외부의 요인이 작용했음이 확인된다. 이는 한국 번역장의 정치적 속성과 불가분의 관계성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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