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 내서재 .. 알림
소속 기관/학교 인증
인증하면 논문, 학술자료 등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어요.
한국대학교, 누리자동차, 시립도서관 등 나의 기관을 확인해보세요
(국내 대학 90% 이상 구독 중)
로그인 회원가입 고객센터 ENG
주제분류

추천
검색

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고은임 (아주대학교)
저널정보
한국고소설학회 고소설연구 고소설연구 제54호
발행연도
2022.12
수록면
217 - 254 (38page)
DOI
http://dx.doi.org/10.23836/kornov.2022.54.217

이용수

표지
📌
연구주제
📖
연구배경
🔬
연구방법
🏆
연구결과
AI에게 요청하기
추천
검색

초록· 키워드

오류제보하기
<창란호연록>은 겉과 속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인간적 현실이 잘 그려진 작품으로, 본고는 규범상 감히 발화할 수 없었으나 실존했던 여성인물의 감정과 그것의 운용 양상을 살핀 논의이다. <창란호연록>에는 한난희-장희 부부, 이운혜-장우 부부의 갈등이 옹서 갈등과 얽히며 높은 비중으로 지난(至難)하게 전개되어 있다. 여성 주인공 한난희와 이운혜는 혼인 전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다. 한난희는 부유하고 허용적인 부모 밑에서 자라,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거칠게 표현하고 정혼을 파기하려는 부모 뜻에 저항해 가출을 감행하는 등, 유순정정(柔順貞靜)한 미덕을 결여한 인물로 그려진다. 그런데 시부(媤父) 장두를 만나 교화되고 감정 표출을 삼가게 되면서부터, 혼인 생활 중 친정을 혐오하는 남편과 지속적으로 갈등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발화하지 못한 채 심각한 우울감에 시달리게 된다. 이운혜는 한난희와 달리 어릴 적부터 유한정정(幽閑靜貞)한 덕이 뛰어난 인물로 장우와 법도에 맞게 순조롭게 혼인한다. 그런데 장우가 혼례 전 만난 양난주를 그리워하며 이운혜를 외친내소(外親內疎)하고, 그 일에 이운혜 부친 이윤이 개입하면서 갈등이 심화된다. 이운혜는 장우의 박대와 폭행을 당하게 되는데, 그러한 상황에서도 예적 태도를 지키며 부인의 도리를 다하나, 오랜 시간 정서적 소통과 잠자리를 거부한다. 한난희와 이운혜는 부부관계에서 수동 공격적 행동(passive-aggressive behavior)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여도(女道)에 구속되어 있어, 부정적 감정을 직접적이고 공격적으로 표출하는 남편을 상대하며 마음 속 깊이 느끼는 ‘불쾌(不快)’, ‘불호(不好)’의 감정을 직접 발화하지 못하고 표면적으로는 순종하며 아내의 도리에 충실하다. 그러나 상대의 정서적 소통 요구에 침묵단좌하고 잠자리를 거절하는 등 수동 공격적 행동을 지속한다. 이러한 행동은 관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며, 더욱이 본인의 정신 건강도 해친다. 그런데 이는 비단 한난희와 이운혜 개인의 성격적 문제라고 치부할 수 없다. 수동 공격적 행동은 감정의 직접적인 표현이 금지되거나 허용되지 않는 환경에서 취하게 되는 방식으로, 조선의 가부장적 유교 문화와 상층 여성의 교양 교육과 상관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한난희와 이운혜가 혼인 생활에서 느꼈던 불쾌의 감정은 그들에게 실존했으나 사회적 실재로서 온전히 시인되지 않았고, 불온한 것으로 취급되며 발화할 수 없는 것으로 억압되었다. 그 결과 그들의 발화할 수 없는 감정은 해소될 기회를 얻지 못하였고 부부 간의 화락도 요원한 일이 되었다. 이처럼 <창란호연록>은 여타 고전소설과 달리 부부 간 진정한 화해가 이뤄지지 않은 ‘미완의 구조’로 끝난다. 남편에 대한 여성인물의 정서적, 신체적 친밀감이 끝내 표현되지 않는다. 여성을 주체가 아닌 객체로 삼고 남성의 필요에 따라 여성을 제어하려던 가부장적 지배질서는 언행은 물론 감정까지 통제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감정은 필요에 따라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어서, 상대를 억압하다가 편의대로 사랑하게 할 수는 없는바, 이 소설은 그러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목차

등록된 정보가 없습니다.

참고문헌 (0)

참고문헌 신청

함께 읽어보면 좋을 논문

논문 유사도에 따라 DBpia 가 추천하는 논문입니다. 함께 보면 좋을 연관 논문을 확인해보세요!

이 논문의 저자 정보

최근 본 자료

전체보기

댓글(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