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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김수중 (조선대학교)
저널정보
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인문학연구 인문학연구 제52호
발행연도
2016.1
수록면
213 - 234 (22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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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생전>에서는 현실의 모순을 타파할 대안적 공간으로 섬을 선택하고, 주인공의 활동을 통해 이상사회의 형성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무인공도’로 명명된 이 공간은 상상과 현실을 가미한 복합적 성격의 시험 장소이다. 그저 막연한 상상의 섬이 아니고 실제 지명들 사이에 존재하는 현실적 공간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작가가 설정한 지정학적 위치는 중국의 남방과 일본의 서쪽을 잇는 바다 가운데 한 섬이다. 이는 한국문학에서 사용해 온 관념적 유토피아의 영역과 일치한다. 이 섬은 지형이 협소하다는 외형적 결함을 갖고 있다. 이상 공간의 형성을 위한 기본 조건은 땅의 크기와 관련된다. 주인공은 이러한 외적 결함을 덕으로써 극복해 보고자 노력한다. 먼저 살림을 윤택하게 하고 나서 글자와 제도를 만들 작정이었다. 이에 따라 유가사상을 바탕으로 삼아 공동체의식을 진작시킬 계획을 세운다. 무인공도는 현실적 유가의 이상을 구현하는 정치적 이상 공간이었다. 무인공도에서 일어난 결정적 반전은 주인공의 공동체 이탈이다. 주인공 허생은 일련의 시험을 끝내고 섬을 떠나간다. 덕으로 사람을 모아 새 문화를 창도하기 원했던 작가의 이상이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사회적 구성의 한계성이 드러나자 외부와 단절하는 것을 대비책으로 내놓은 것은 이상적 공동체 건설의 의도와 다분히 배치된다. 그런 점에서 무인공도는 이상 실현을 위한 시험적 공간이며, 현실의 한계를 명료하게 드러내는 제한적 공간으로 성격을 규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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