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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저널
저자정보
장위에 (성균관대학교 유교철학문화콘텐츠연구소)
저널정보
재단법인다산학술문화재단 다산학 다산학 제37호
발행연도
2020.1
수록면
191 - 216 (26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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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大學』은 ‘수기修己’와 ‘치인治人’을 중심으로 유가儒家의 기본 사상을 밝히고 있는 책으로, 유학자들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수양서修養書로서의 측면과 함께 제왕들이 정치 철학적 이념을 추구하는 정치서政治書로서의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주자가 『대학』의 체계를 새롭게 구성하고 해석한 것은 유가 사상의종지인 ‘수기치인修己治人’에 비롯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 중에서도 심성을 수양하는 ‘수기修己’ 공부에 치중하여 개인의 ‘수신修身’에 집중함으로써 ‘치인治人’을 ‘무위지치無爲之治’로 귀결시켰다. 한편 다산이 생존했던 당시의 조선에서는 정치이념으로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했던 주자학의 공담심성空談心性의 폐단이 날이 갈수록 부각되었기 때문에 다산은 당시 실학의 집대성자로서 강력한 사회적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이 때문에 그는 사변과 관념을 강조하는 주자 성리학의 해석을 배척하고, 수사학洙泗學으로 복귀하고자 하는 자신의 관점에 입각하여 한나라, 당나라의 주소註疏와 고증을 중시하는 청나라의 경학 주석을 광범위하게 받아들였다. 또한 경세학의 수요와 입장에서 『대학』을 해석하여 창의적인 대학관을 제시함으로써 ‘경세치용’의 치국 방안을 모색하려고 하였다. 결론적으로 󰡔대학󰡕의 해석과 관련하여 주자와 다산의 차이는, 그들 자신이 처한 사회적 배경과 수요가 달랐기 때문에 각자 『대학』의 이중적 기능 중의 다른 역할에 중심을 두었다는 것이다. 즉, 주자는 『대학』을 “마음을 다스리는 책”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고, 다산은 “정치적인 책”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돋보이게 하였다. 다산은 『대학』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정치 철학을 제시하고 있는데, 특히 그가 구축한 대학관과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의 실천 경로를 서술하고 있는 부분에서 직관적으로 드러난다. 그의 정치 철학은 정치인과 백성들의 관계를 어떻게 처리하고 이들을 어떻게 배치하는지에 집중되어 있고,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통 유학의 핵심 관점인 ‘서恕’와 ‘혈구지도絜矩之道’에서 답을 찾고자 한다. 또한 덕德을 닦는 것, 즉 도덕 교화를 통해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를 실현할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치인으로서 먼저사회의 기본 구성단위인 가정에서 출발하고, 그 다음에 가정에서의 효孝, 제悌, 자慈 등 윤리 관계를 확대하여 군신과 상하의 정치 관계에까지이르게 하도록 요구한다. 『대학』에 대한 이와 같은 해석에서 보이는 다산의 정치 철학은 유교 전통의 덕치德治 이념을 계승함과 동시에 나아가 전통적 관점을 뛰어넘고 있다. 왜냐하면 정치인으로서의 주체적 능동성과 적극성을 강조하는 한편, 정치인의 정치적 행위를 통해 백성들을 감화시켜 백성들 스스로가 윤리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적극성을 자극하여 공동의 노력을 통해 국치國治와 천하평天下平을 실현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다산의 학설이 일종의 실천윤리학적 이론으로서 윤리성과 현실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특징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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