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그리고 기사와 여인 간의 사랑, 마지막으로 영웅 기사의 위업과 기사도 정신이라는 3가지 주요 테마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광란의 오를란도』라는 한편의 대 서사시가 완성되고, 그 안에는 작품의 방대한 분량만큼이나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존재한다. 넓은 범위로 볼 때, 본 연구의 키워드가 될 수 있는 ‘여인’들 역시 그 수가 엄청나다. 본고에서는 아리오스토가 노래한 수많은 여인들 가운데, 작품 안에 실체(實體)는 없지만 작품 밖에 실재(實在)했던 시인의 여인, 즉 시인이 사랑한 여인 알레산드라 베누치Alessandra Benucci에 그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알레산드라는 아리오스토의 삶을 통틀어 비중 있게 언급될 만한 유일한 여인이며, 오랜 기다림 끝에 비교적 늦은 나이에 만난 사랑이니만큼 작가에게 더없이 애틋한 존재였으리라 짐작된다. 고전 연구에 그 누구보다 열정을 쏟았던 아리오스토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작가들은 물론, 시인 자신이 몸담았던 르네상스 시대를 위한 밑거름을 마련하고 그 싹을 틔운 이탈리아 문학사의 3 대 거장 단테, 페트라르카, 보카치오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작가는 선대 작가들을 연구하여 배우고 익힌 것을, 단순한 모방이 아닌 새로운 방향으로의 보완을 통해 근대 문학으로의 또 다른 통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는다. 때문에 아리오스토의 서사시를 연구함에 있어서 가깝게는 전작인 보이아르도의 작품과, 멀게는 중세 기사 문학의 뿌리인 고대 영웅 서사시들과의 비교는 무척 의미 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본 연구에서도 이 같은 방법론을 택하는데, 단 그비교 대상을 고대 영웅 서사시, 또는 중세 기사 문학이라는 ‘장르’의 범주에서가 아니라, 본고의 주제에 상응하도록 이탈리아 문학사에서 손꼽힐만한 ‘사랑의 서정시’의 계보에서 정하기로 한다. 한 여인을 향한 뜨거운 사랑의 감정과 고귀한 찬양의 목소리를 자신의 글 속에 온전히 담아내고, 그로 인해 후대에 자신의 명성만큼이나 사랑했던 여인을 유명세에 오르게 한 단테, 그리고 페트라르카! 이는 자신들의 창작 활동에 근본적인 원동력이 되어준 사랑이라는 감정의 원천, 즉 그 여인들에 대한 보답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들의 지대한 영향 아래 문학을 공부하고 작가의 꿈을 키웠던 아리오스토는 자신의 여인, 알레산드라를 어떤모습으로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을까? 물론 『광란의 오를란도』는 단테의 『새로운 삶Vita nova』, 또는 페트라르카의 『칸초니에레Canzoniere』처럼 여인을 향한 작가의 고양된 사랑을 노래하기 위해 쓰인 작품은 아니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중세 기사와 여인간의 사랑을 주요 테마로 다루고 있는 가운데, 작가 아리오스토가 자신의 후원가인 데스테 가문 사람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전하는 서술 방식을 취하면서, 필요에 따라 이야기 속에 자유롭게 개입하여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 그리고 자전적인 이야기들을 심심치 않게 풀어 놓는다는 점에서, 지극히 사적인 시인의 사랑의 감정 역시 어떤 식으로든 작품 속에 흔적을 남겼을 여지는 충분하다. 더군다나 작품의 제목으로 채택 될 만큼 비중 있게 다뤄지는 소재, 즉 ‘사랑 때문에 미쳐버린 오를란도’의 모습에서 작가는 반복적으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는데, 이러한 대목에서 우리는 분명 작가가 남겨 놓은 알레산드라의 흔적을 찾게 될 것이다. 『광란의 오를란도』 속에 남겨진 아리오스토의 여인의 흔적들을 하나씩 하나씩 찾아 그 속에 담긴 의미들을 숙고하고, 앞서 논자가 정의 내린 ‘작품 안에 실체는 없지만 작품 밖에 실재했던 시인의 여인’이 뜻하는 바에 대해 본격적으로 고찰해 보도록 하자.
Nel presente contributo, tra le numerose donne decantate dall’Ariosto, viene trattata la figura di Alessandra Benucci, amata dal poeta ma mai menzionata esplicitamente in alcuna delle sue opere. Per quanto sia possibile accertare, Alessandra sembra essere l’unica donna che Ariosto abbia amato, ed è legittimo presumere che lei fosse particolarmente importante per lui. Ariosto, che si era formato attraverso lo studio di Dante e Petrarca, i due poeti più rinomati per le liriche amorose, avrebbe certamente voluto lodare la sua amata, come i precedenti. Ma l’amore tra l’autore e Alessandra sarebbe dovuto restare segreto, a causa di vari problemi pratici. Al poeta non restava che decantare la sua donna nelle sue opere dissimulandone l’identità tramite vari espedienti formali. A volte loda la sua bellezza e la sua nobiltà riferendosi apparentemente ad una statua, e a volte la decanta come una figura ideale, che spera di incontrare in futuro. Nell’invocazione del proemio, Alessandra riveste il ruolo della Musa, essere sublime che avrebbe ispirato la vena poetica di Ariosto.
Questi esprime il suo amore e le sue lodi per Alessandra sempre in modi indiretti o emblematici, ma almeno in un’occasione, si pone davanti alla sua donna con un atteggiamento diverso, come un uomo che confessa direttamente il proprio amore, non come un narratore che racconta storie ai suoi ascoltatori (o lettori). Ma, come in precedenza, non può chiamarla con il suo nome (Alessandra): la chiama invece con il titolo di “madonna”, sublimandone in tal modo la nobiltà. E subito dopo le fa una dichiarazione diretta, parlando in prima persona. Da quel momento in poi, Alessandra avrebbe cominciato ad esistere come una presenza concreta nell’opera.
Dopo la morte di Ariosto, i posteri hanno riordinato e studiato le sue liriche inedite, le lettere intercorse tra il poeta e i conoscenti, e i suoi documenti privati, e in tal modo è emersa la storia d’amore segreta tra il poeta e Alessandra. Sulle base di tali scoperte, possiamo adesso dare un volto alla donna senza nome che figurava nelle opere del poe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