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음식이 흑산도에서 영산포로, 영산포에서 전라도 및 전국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은 음식문화의 물리적 경험 영역인 역사적인 사건과 사회적 변화가 크게 작용하였다. 영산포는 흑산도 인근 영산도 사람들이 고려 말 왜구의 침입을 피해 이주하여 정착한 데서 그 지명이 유래되었고, 영산도 사람들이 정착하여 살면서 홍어를 먹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산도 사람들이 영산강 유역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정착하는 과정에서 홍어음식을 접대음식으로 사용했다. 이러한 음식이 영산포로 연결되는 도로와 철로가 개통되면서 영산강 유역을 비롯한 전라도 내륙지역으로 확산될 수 있었다. 교통시설의 발달과 산업사회의 생업환경의 변화는 농촌인구의 도시 이동을 가속화시켰고, 그에 따라 음식문화 또한 많은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전라도 지역 농촌인구가 광주를 비롯한 수도권으로의 이주가 급속도로 증가하였고, 지식정보산업사회는 지역의 경계와 국경은 물론 민족을 초월하여 지구촌의 시대를 열게 하였으며, 자유무역주의에 입각해 공산품이나 농산물, 수산물 등 다양한 생산물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이처럼 홍어음식의 물리적 경험의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는데, 섬지역(흑산도)→농경사회(영산포)→산업사회(광주 및 수도권)→지식정보산업사회(전국화 및 지구촌화)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기호적 전이란 동일한 것에 그 경험의 관점에서 기호내용이 사상되어 마치 복제물처럼 다른 기표를 발생시키거나, 동일한 기표에 다른 기호내용을 갖는 것을 말한다. 문화적 기억의 변화는 인간의 신체/물리적 경험의 변화로부터 비롯되는 것처럼 홍어음식의 기호내용이 환경, 역사, 문화적인 조건의 변화와 관련된 장소성, 지역성, 정치성, 축제성에 따라 변화가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먼저 홍어음식이 흑산도에서 영산포라는 장소성의 이동에 따라 섬지역의 음식이 농경사회 공동체의 잔치음식으로, 두 번째로 홍어음식의 지역성과 정치성에 따라 전라도를 상징하는 지역음식과 정치적인 음식으로, 세 번째로 홍어음식의 축제적 활용에 따라 기호음식이라는 기호내용의 전이가 이루어져왔다. 이처럼 홍어음식은 신체/물리적 경험의 변화를 토대로 홍어 생산자와 소비자들의 다성성, 홍어음식이 갖는 개념의 혼종성, 기호내용의 변화가 기호적 전이과정을 통해 기억되면서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홍어음식이 <잔치음식→정치적인 음식→기호음식>이라는 시간적이며 공간적인 총합적 기호적 전이를 통해 지속되고 있고, 홍어음식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쌍방간의 소통구조 속에서 생산자보다도 소비자 중심으로 이동하여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홍어음식의 원초적인 근원은 흑산도와 다물도에 전해지는 ‘홍어제숙’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흑산도의 홍어음식에서 찾을 수 있다. 본래 흑산도에서는 홍어를 말린 뒤 쪄서 먹었을 것으로 생각하나, 영산포에서는 발효시킨 홍어를 날 것으로 먹었거나 찜으로 먹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주로 손님들의 접대음식으로 홍어는 회와 무침으로, 가오리는 무침으로 제공한다. 이러한 음식의 선호는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는데, 전남의 동부 여수, 순천, 광양, 곡성, 구레, 보성, 고흥이 가오리음식문화권으로 알려져 있고, 홍어음식문화권은 영산강과 호남선을 통해 전라도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최근 들어 홍어음식문화권이 점차 섬진강으로 확대되어 가고 있고, 홍어음식은 다양한 홍어요리를 통해 ‘홍어무침’, ‘홍어애국’, ‘홍어삼합’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레비스트로스가 음식의 발전 과정을 문화적인 맥락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처럼 홍어음식도 마찬가지로 가장 원초적인 것은 날 것인 싱싱한 홍어를 사용한 음식이고, 다양한 경험영역은 물론 삶의 환경적인 변화에 적합한 것이 바로 삭힌 홍어를 사용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홍어음식의 문화적 중층성을 보면 홍어음식의 공공성은 물리적 경험 영역으로 갈수록 현저하게 나타나고, 그 변이성은 기호적 층위로 갈수록 다양하게 나타난다. 여기서 홍어음식의 공공성에 가까운 것은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흑산도 지역에서 날 것을 사용한 홍어회와 말린 홍어일 것이고, 다른 하나는 농경지역으로 이주하여 형성된 발효시킨 홍어를 사용한 홍어회일 것이다. 이처럼 ‘홍어회’가 가장 원초적이고 보편적인 것이었다면, 다양한 물리적 경험의 변화와 홍어음식의 경험을 통해 변형된 ‘홍어찜’은 가장 발전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Skate foods spread out from Heuksando Island to Yeongsanpo, to Jeolla province and the entire regions in Korea because of physical experiences of food culture which are historical events and social change.
The sign content of skate foods has been influenced by placeness, regionality, political nature and festivity related to the environment, histories, cultural conditions and change.
Skate food is originated from ‘Hongeojesuk’ which is traditionally passed down in Heuksando Island.
Skate foods have been spreading out through various cuisines such as ‘Seasoned Skate’, ‘Hong-O Ae-gook’, ‘Hongeo Samhap(Fermented Skate and Steamed Pork Slices Served with Kimchi)’ and so on.
Skate foods have cultural duplicity. ‘Hongeo Joe(Sliced Raw Skate)’ was most basic and common cuisine of skate foods. It has been transformed not only by a variety of changes of physical experiences but also experiences of skate foods. And the result is ‘Braised Skate’, which is regarded as the most developed cuisine of skate foo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