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해금 명수로 알려진 류대복의 해금 산조 선율을 분석하였다. 류대복의 해금 산조에는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진양조-느린중모리-중모리-엇모리-자진모리-휘모리’로 구성된 <해금산조>가 있고, 다른 하나는 ‘중모리-자진모리’로 구성된 <단산조>가 있다. 이 두 종류의 산조 중 본 연구에서는 <단산조>의 선율을 분석하여 보았다. <단산조>는 중모리와 자진모리로 구성되어 있다. 각 악장의 선율 구성과 종지 형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중모리는 총25장단으로 되어 있으며, 조구성은 ‘A♭본청 경기시나위조’, ‘A♭본청 계면조’, ‘G♭드렁조’로 되어 있다. 선율은 종지 형태에 따라 8개의 단락으로 나눌 수 있다. 8개 단락의 종지 형태를 보면 5개에 해당하는 단락의 종지 형태가 옥타브 ‘떠는청(e♭′)-엇청(d♭′)-떠는청(e♭′)-꺾는청(c♭′-b♭)-본청(a♭)-꺾는청(c♭′-b♭)-본청(a♭)-엇청(d♭′-c♭′)-떠는청(e♭)-본청(a♭)’으로 마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과반수 공통된 마무리 단락의 종지 선율이 류대복 중모리의 단락을 구분 짓는 특징적 종지 선율이라고 할 수 있다. 자진모리는 총35장단으로 되어 있으며, ‘A♭본청 계면조’로만 되어 있다. 제14장단에서 제20장단은 같은 ‘A♭본청 계면조’로 구성되어 있지만, ‘2옥타브+단6도’가 높은 음역이 쓰인 것을 알 수 있다. 중모리와는 다르게 박자가 바뀔 때 주로 옥타브 떠는청(e♭′) 즉, 소지(小指)를 치고 넘어 가는 장식음이 많이쓰인 것을 알 수 있다. 선율은 종지 형태에 따라 4개의 단락으로 나눌 수 있다. 4개 단락의 종지 형태를 보면 3개에 해당하는 단락의 종지 형태가 ‘옥타브 떠는청(e♭′)-엇청(d♭′) 또는 꺾는청(c♭′-b♭)-옥타브 떠는 청(e♭′)-본청(a♭) 또는 꺾는 윗청(c♭′)-떠는청(e♭)-본청(a♭)’으로 마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과반수에 해당하는 공통된 단락 종지선율을 통해 이것이 류대복 자진모리의 단락을 구분 짓는 특징적 종지 선율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리종성은 류대복의 해금곡으로 <해금산조>와 <단산조>가 있다고 하였고, 이 중 <단산조>에는 중모리와 자진모리가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형태는 마치 판소리에서 본 소리를 부르기 전 목을 풀기 위해 짧게 부르는 단가와 같은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단가와 같이 짧게 구성된 악장을 표현하기 위해 <단산조>라 붙여진 제목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비록 짧은 악장의 <단산조>이지만 중모리에서 비교적 적은 장단 수에 비해 3번의 운지 이동과 조바꿈이 있는 것과 자진모리에서 본청이 한 옥타브 위로 이동하여, ‘2옥타브 단6도’라는 넓은 음역을 활용하여 높은 음정으로 연주하는 것을 보면 리종성과 장영철이 말한 것과 같이 ‘해금 명수 류대복’, ‘다재 다능의 기악명수 류대복’이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것은 지금까지 전승된 남한의 해금 산조에서는 쓰이지 않은 가장 넓고 높은 음역의 활용 형태이다. 남한의 해금산조와 비교해 보면 보다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