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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낳은 불세출의 극작가 로뻬 데 베가의 극작품인 『여인천하』는 1621년 마드리드에서 처음 출판되었다. 로뻬가 살아생전 저술한 총 2천여 편의 작품들 중 고대 신화를 바탕으로 한 극작품들은 다른 종류의 극작품들에 비해 그 수도 상당히 적고, 연구도 비교적 덜 된 분야에 속한다. 특히 본 논문에서 다루는『여인천하』는 고대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그 유명한 헤라클레스의 전설을 바탕으로 쓰인 작품으로, 스페인에서조차도 연구가 매우 부분적으로밖에 이루어지지 않은 극작품이다. 이 연극에는 커다란 두 개의 공간적 축이 일관되게 형성되어 있는데, 하나는 ‘외적 공간’으로서 이 공간은 남성들이 활동을 하는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내적 공간’으로 이는 오직 여성들만을 위한 공간이다. 헤라클레스가 이끄는 그리스군대가 차지하는 외적 공간의 중심은 야영지다. 이곳은 앞으로 아마존 왕국을 정복하기 위해 그곳의 여전사들과 전투를 치러야 할 헤라클레스 일행에게 전열을 가다듬고 전투를 준비하기에 더없이 적절한 장소이다. 그리고 여성들의 공간인 내적 공간의 핵심은 아마존 왕국 안에 위치한 왕궁이다. 이곳은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 내부에 위치하고 있어, 아마존 여인들이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으며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두 공간은 성벽을 경계로 구분되고 서로 대립하는데, 극의 마지막에서 헤라클레스 군대는 결국 이 견고한 성벽을 넘어 아마존 왕국을 점령하고 파괴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점령과 파괴는 단순히 여인들을 전멸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고, 그녀들이 이루어놓은 여인천하를 제거함으로써 남성과 여성의 조화로운 합일을 통하여 균형 잡힌 새로운 세계를 건설하기 위함이었다. 이와 같은 남성성과 여성성의 조화와 균형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로뻬의 『여인천하』에서는 외적 공간과 내적 공간의 균등하고 일관적인 묘사와, 마지막에 이 두 세계를 구분하여왔던 성벽이 제거된다는 공간적 은유를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무대에서 묘사되었던 것이다.
목차
국문초록
Ⅰ. 시작하는 말
Ⅱ.『여인천하』의 공간에 대한 이해
Ⅲ.『여인천하』의 외적 공간: 남성의 공간
Ⅳ.『여인천하』의 내적 공간: 여성의 공간
Ⅴ. 맺는말
참고문헌
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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