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고소설 연행과「임경업전」 : '담배가게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담배가게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황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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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황은주

저널정보: 동악어문학회 동악어문학 한국어문학연구 제53집

발행연도: 2009.8

수록면: 229 - 258 (30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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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에 종로의 한 담배가게에서 소설 「임경업전」을 읽어주던 사람이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언급될 만큼 당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사건은 당대 유학자들이 지적했던, ‘소설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진실에 바탕을 둔 허구를 꾸미되 인정세태(人情世態)를 극진히 표현’한 소설은 독자가 작중 인물에 쉽게 감정이입하게 만들며, 극대화된 감정이입 상태에 있던 「임경업전」의 독자(청중)는 주인공의 억울함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이 점을 바탕으로 이 글에서는 「임경업전」이라는 소설 작품과 ‘공공의 공간에서 함께 책 읽기’라는 독서 방식이 청중의 반응을 어떻게 이끌어내는지를 살폈다.
소설 「임경업전」으로 인한 살인사건은 청에 대한 민중의 적대감, 임경업 복권이라는 정치적 움직임, 성실하고 선정을 베풀었던 임경업에 대한 민중의 흠모, 실존 인물을 소설화한 「임경업전」에서 영웅의 비극적 결말, 소설 「임경업전」을 향유한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 사건이다. 많은 인기를 끌었던 대부분의 영웅소설들과 달리, 영웅의 억울한 죽음으로 끝나는 「임경업전」의 결말은 소설 향유자들에게 익숙한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임경업전」은 역사적 실존인물을 소설화한 작품으로 주인공이 허구의 세계에만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었다. 따라서 「임경업전」 향유자들이 느끼는 허구 세계와 현실 세계의 거리는 훨씬 더 밀착되어 있었다.
이 같은 작품을 ‘함께’ 읽고 듣는 상황에서 연행자와 청중은 ‘집단’으로 일체화된다. 특히 연행자의 실감나는 연행과 더불어 ‘공동의 독서, 구술로 듣는 독서’라는 소설 향유 방식은 독자(청중)의 정서와 반응을 개인의 차원만이 아니라 집단의 반응으로 표현하게 만든다. 연행자를 살해하는 행위는 표면적으로는 개인의 행동이지만 함께 소설을 들은 집단의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연행자의 뛰어난 연행기술을 따라 청중은 작품에 점점 몰입하게 되며, 청중의 적극적인 연행 참여에 따라 연행자는 점점 더 작중 인물에 가깝게 된다. 간신이 영웅을 죽이는 대목에 이르게 되면 연행자는 영웅을 죽음에 몰아넣은 인물이 되어 청중에 의해 보복을 당하게 된 것이다.
실존 인물을 소설화했다는 점, 다른 영웅소설과 상반되는 결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임경업전」은 고소설 가운데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시정의 거리라는 공공장소에서 ‘함께 읽고 들은’ 연행은 18세기 고소설의 향유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A murder took place in a cigar store at Jongno in 18th century. The outline of the case was as follows. A man reading the novel was killed by a man listening to it. The novel was 「Im Gyoung Up Jeon(林慶業傳)」, and when the plot came to the point that the hero Im Gyoung Up was frustrated and was killed by the political opponent Kim Ja Jeom, the listening man stabbed the reading man with a knife. This case stirred up Joseon society enough to put on record in a true record of the Joseon Dynasty(朝鮮王朝實錄).
In this case, we are able to form an idea of oral performance of classical novel and group's enjoying Novel. Especially from three elements, a reading man, people listening together and a public place, we can search how performance of classical novel carried out. From many records with reference to novel performance, we can guess that it was realistic enough not to perceive a difference between actuality and fiction. Reading together and orally in a public space have the group share ideas in the book, the group's emotion and the reaction to it. With the realistic performance of the reading man, the form of enjoying novels, ‘reading and listening novel together through oral’, caused the listening man to kill him. Moreover, the novel which is fictitious and cordially expresses a human nature and social condition makes the reader to easily empathize with people in work. The reader(audience) in the extreme empathy condition is to come out in order to solve the unfairness of the hero.
「Im Gyoung Up Jeon(林慶業傳)」 is the work fictionalizing the historical existence person and Im Gyoung Up was not the hero which existed in only the world of fiction. Consequently, the distance of the fictitious world and the actual world is far more adhering closely and the novel didn't stay in the made story. In the situation which one group read and listened this novel ‘together’, the reaction of the audience became all ‘in the group’, the man reading novel became the person which pushes the hero in crisis and finally met a retaliation.
「Im Gyoung Up Jeon(林慶業傳)」 is unique from the point that it fictionalizes the existence person and its end is contrary with ad different heroic fiction. Especially, the performance of reading and listening together in public space is a representative example that showed enjoying method of classic novel concret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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