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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이노은 (인천대학교)
저널정보
한국독일언어문학회 독일언어문학 독일언어문학 제104호
발행연도
2024.5
수록면
55 - 75 (21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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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젤의 법학자이자 신화학자 요한 야콥 바흐오펜은 모권이론을 통해 19세기 후반 유럽에서 진행된 사상적, 문화적 격변을 선취하는 화두를 던졌다. 고대의 신화와 유적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를 바탕으로 세계사의 근원에 ‘위대한 어머니’가 존재하며, 역사적으로 남성과 여성의 지배체제가 교차되며 진행되어 왔다는 그의 주장은 서구사회가 오랫동안 믿고 가르쳐왔던 남성과 여성의 위계 관계를 뒤집어서 바라보게 했으며, 사회주의, 심층심리학, 페미니즘 등 학문 영역과 문학, 대안 운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특히 세기전환기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시기에 대안적 가치관과 개혁적 삶의 방식을 추구하던 문화예술인들은 바흐오펜의 모권이론을 통해 영감을 얻고 낡은 유럽을 대체할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작품 속에서 형상화했는데, 헤세의 데미안 또한 모권이론의 영향을 받은 작품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데미안 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바흐오펜의 가장 큰 영향은 중심인물인 에바부인과 그녀를 둘러싼 공동체를 통해 드러나는 모권사회의 구상일 것이다. 주인공 싱클레어가 이분법적이고 경직된 아버지의 세계를 떠나 마침내 조화롭고 평등한 어머니의 세계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조력자와 여러 상징적 요소들 역시 바흐오펜의 영향을 보여준다. 비극적인 제1차 세계대전을 겪고 절망한 동시대인들에게 헤세의 데미안 은 자아의 발견이라는 개인적 성장의 서사뿐만 아니라, 위대한 어머니의 이미지를 통해 세계 변혁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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