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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주나미 (고려대학교)
저널정보
한국서양중세사학회 서양중세사연구 서양중세사연구 제51호
발행연도
2023.3
수록면
181 - 235 (55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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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르 고프는 중세 사람들의 머릿속에 연옥이라는 공간이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에서 『성 파트리키우스의 연옥』이 『트누그달의 환시』와 함께 맡았던 역할을 중시했다. 그러나 중세 저승 여행담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극적으로 넘나들면서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교훈적 차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이 연구의 목적은 『성 파트리키우스의 연옥』 이야기의 가치체계와 상징체계를 분석하고, 그 의미를 당대의 역사적 맥락 위에서 살펴보는 것이다. 첫 번째 실마리는 ‘주인공 신분의 상징적 변동’에서 찾을 수 있다. 『트누그달의 환시』와 『성 파트리키우스의 연옥』 모두에서 주인공의 이승에서의 최초 신분은 ‘귀족이자 기사’이다. 그러나 저승으로 넘어가 신의 심판대에서 이들은 고귀한 나리님이 아니라 한낱 ‘속세의 죄인’일 뿐이다. 그런데 저승 여행 내내 속세의 죄인으로 남는 트누그달과 달리 성 파트리키우스의 연옥 구덩이로 들어간 오웨인은 용맹한 기사가 된다. 그는 자신의 죄를 정화하고 회개하는 것보다는 ‘그리스도의 기사’로 거듭나 색다르고 범상치 않은 무훈을 발휘하는 데 더 관심이 많아 보인다. 이러한 오웨인의 모습 뒤에는 살라딘의 예루살렘 정복과 3차 십자군 모집이라는 현실이 있다. 『성 파트리키우스의 연옥』이 정치적 선전물로 기능할 수 있었던 두 번째 이유는 ‘저승 여정의 성격’에서 찾을 수 있다. 트누그달의 지옥 여정은 살아 있는 인간들이 저지르는 죄들이 나열되고, 그 하나하나를 반성하는 ‘회개의 여정’이다. 그러나 오웨인의 연옥에는 죄인은 있지만 ‘죄목’은 없다. 악마들은 오웨인에게 왜 고문을 당해야 하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그래서 그의 고통은 형벌이라기보다 믿음을 시험하는 고문이나 극복해야 하는 고난처럼 느껴진다. 죄목이 없으니 반성도 없고, 오로지 악마들의 고문을 이겨내고 승리하라는 소명만 남을 뿐이다. 기사가 회유에 흔들리지 않고 고문을 통과할 때마다 악마들은 힘을 잃고 물러난다. 이것은 오웨인의 여정이 회개가 아닌 ‘정복’에 있음을 보여준다. 세 번째 실마리는 ‘이야기의 배경이 지닌 상징성’에서 찾을 수 있다. 중세 여행담의 가장 큰 특징은 이야기 안에서나 밖에서나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흐릿하다는 것이다. 오웨인의 모험이 펼쳐지는 연옥은 아일랜드 수도원이 관리하는 ‘현실의 공간’인 동시에, 그리스도가 성 파트리키우스를 위해 드러낸 ‘가상의 공간’이다. 아울러 켈트 전통에서 천국의 상징인 하얀 평원이 지옥의 검은 평원으로 변한 것과 아일랜드의 야만성과 미흡한 기독교화가 강조되고 있는 부분은 오웨인이 악마와 대결을 벌이는 공간이 실상 아일랜드 자체를 상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헨리 2세의 신하인 제럴드 웨일스는 아일랜드와 웨일스에서 행한 자신의 정치적 여정과 관련된 저작들 사이에 『성 파트리키우스의 연옥』을 끼워 넣기까지 한다. 요컨대, 『성 파트리키우스의 연옥』의 상징체계가 드러내 보이는 특징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제럴드 웨일스의 저작들은 오웨인의 저승 여행 이야기가 12세기 말과 13세기 초 잉글랜드에서 정치적인 역할을 맡고 기능하고 있었음을 알려준다. 오웨인이 연옥을 정복하듯 잉글랜드 군주와 성직자들은 아일랜드, 웨일스,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싶었던 것이다. 중세의 연옥은 처벌(두려움)과 정화(희망)가 공존하는 교훈적인 공간만이 아니라, 지배 세력의 정치적인 욕망이 실현되거나 좌절되는 현실의 공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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