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과 하얼빈

방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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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방민호

저널정보: 한국현대소설학회 현대소설연구 현대소설연구 제35호

발행연도: 2007.9

수록면: 47 - 69 (23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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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1940년 전후의 이효석 소설에 나타난 하얼빈이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이효석의 현실 및 시대 인식을 심층적으로 검토하고자 한 것이다. 1937년 7월에 중일전쟁이 발발하고, 1938년 4월에 국가총동원법이 제정되고, 1940년 7월 고노에 내각이 등장하는 숨가쁜 역사적 국면 속에서 이효석은 ``국어상용``과 내선일체를 중심적 요소로 삼는 국민문학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이효석 문학에 대한 일면적인 분석에 기인한 것이었다고 판단된다. 1940년을 전후로 한 이효석의 작품들, 평론들은 이효석이 국민문학론을 외면적으로 수용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면서도 실제로는 그 자신의 비정치주의적 예술관을 일관되게 지켜나가려 했음을 보여준다. 그는 일본어 소설들을 써나갔고 이것들은 일선통혼이나 조선미에 대한 탐구 등 국민문학론의 담론에 연결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조선어로 창작한 작품들은 그가 국민문학론이라는 정치주의적 담론 및 일본적 오리엔탈리즘론과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 논문은 1940년 전후에 발표된 이효석의 장편소설 ≪花粉≫ 및 ≪碧空無限≫, 그리고 단편소설 <哈爾瀕>에 나타난 하얼빈 표상을 중심으로 이효석의 현실 및 시대 인식을 입체적으로 분석함으로써 기존의 맥락과 다른 결론을 도출하였다. 단행본으로 출판된≪화분≫은 출판과 함께 화려한 출판기념행사를 가지면서 세인의 관심을 끌었지만 충분한 문단적 이해를 획득하지는 못했다. 현재에 이르기까지 ≪화분≫에 대한 분석이나 평가가 저조한 것은 이러한 연구 경향이 일반화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일단 리얼리즘적 독해 습관에서 벗어나 알레고리와 상징의 차원에서 읽어내면 이 작품은 독특한 예술주의적 관점을 피력한 문제작으로 새롭게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벽공무한≫은 근년에 들어 주목되고 있는 형편이지만 그 중요한 동기는 이효석을 국민문학론에 입각한 담론적, 창작적 실천을 수행한 작가로 재현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독해 경향 속에서 이 작품은 만주 개척의 서사라든가 일본적인 오리엔탈리즘에서 전혀 자유롭지 못한 작품으로 평가되곤 한다. 그러나 ≪벽공무한≫은 ≪화분≫과의 연속선 속에서 해석되어야 하며 그럼으로써 비로소 그 주제적 가치가 드러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이 작품은 국민문학론의 창작적 실천이라는 범주로 쉽게 논단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주류적인 것처럼 나타난 그러한 담론에 대해서 비판적인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화분≫과 ≪벽공무한≫ 같은 장편소설과 함께 1940년경의 문제작의 범주로 검토해 볼 수 있는 작품이 바로 <哈爾瀕>이다. <哈爾瀕>은 하얼빈에서 세계 제2차대전에 접어든 세계 정국의 위기를 목도하고 있는 화자를 통해서 ≪화분≫이나 ≪벽공무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직접적, 압축적으로 세계 문명의 위기를 진단하면서 일본의 동아시아 진출에 비판적인 안목을 보여준다. ≪화분≫, ≪벽공무한≫, <哈爾瀕>에 나타난 "하얼빈" 표상의 다양성, 그 본질적 측면들에 대한 분석적 고찰은 일제말기 이효석 소설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중요한 매개적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얼빈"을 묘사하고 담론화해 나가는 이효석 소설의 국면들은 이효석이 ``국어상용``이 강요되는 새로운 국면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작가였음에도 당대의 국민문학론이나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에 순응하기만 한 작가가 아니었으며 오히려 그에 대한 강렬한 비판의식을 바탕으로 그 자신의 문학적 이상을 실험해 나갔음을 보여준다.

This study aims to pursue an in－depth look at the reality surrounding Lee Hyo－seok and his recognition of the times by focusing on Harbin that appeared in his works around 1940. Amid the Sino－Japanese War breaking out in July 1937, the Law on Nation`s General Mobilization legislated in April 1938 and the Konoe administration assuming power, Lee Hyo－seok is believed to positively adopt the Theory of National Literature centering on "Kokugo－Joyo (habitual use of the Japanese language)" Policy and "Naisen－ittai (Japan and Korea as One)" Policy. However, such an analysis is not enough to talk about his works. Around 1940, Lee Hyo－seok indeed attempted to stick to his non－political view on art with his novels and essays posing as if he was willing to accept the Theory of National Literature. His works were written in Japanese and they led to a discussion about the Theory of National Literature involving the approach to the policy encouraging marriage between Japanese and Korean and the beauty of Korea. But his works written in Korean are clear evidence to indicate that he distanced himself from political discussion in the disguise of the Theory of National Literature and Japanese Orientalism. This study analyzes the reality surrounding Lee Hyo－seok and his recognition of the times through his two full－length novels Wha－bun and Byeok－gong－mu－han and a short story Hap－e－bin in an attempt to draw a conclusion, which is new to existing ones. Wha－bun failed to be recognized by the literary world while drawing wide attention from the public as published. That is why Wha－bun has not been analyzed enough and highly accepted. Nevertheless, once it is interpreted at the level of allegory and symbolism, not realism, Wha－bun will be accepted as a work expressing a unique view on art. Byeok－gong－mu－han has drawn attention in recent years, but the motif is to represent Lee Hyo－seok as a novelist who practiced discussion and creation based on the Theory of National Literature. Due to such a tendency of acceptance, this work is judged as the one failed to be free from the saga of Japanese expansion toward Manchuria or Japanese Orientalism. However, Byeok－gong－mu－han needs to be analyzed regarding its relation to Wha－bun because the genuine value of this work can be revealed by doing so. In this context, it is hard to see this as creative practice of the Theory of National Literature; rather, it shows critical perception toward such discussion. Apart from Wha－bun and Byeok－gong－mu－han, it is Hap－e－bin that can be re－examined as one of the controversial novels published around 1940. Hap－e－bin suggests a critical view on the expansion of Japanese imperialism to East Asia through a direct and compressive observation of the crisis facing the global civilizations. Such an observation is made by a character witnessing the world entering the World War Ⅱ in Harbin. The diverse symbols of "Harbin" from Wha－bun, Bye－gong－mu－han, and Hap－e－bin and an analytic study on the intrinsic features may serve as an important intermediary to define the nature of Lee Hyo－seok`s works in the late Japanese colonial period. His works describing and discussing "Harbin" show that hewas not a writer adapting the Theory of National Literature and Japanese Orientalism despite his ability to conform to the situation in which "Kokugo－Joyo" Policy was forced. Rather, They tell us that Lee Hyo－seok experimented on his ideal backed by a strong sense of criticism against them.

#≪벽공무한≫ #≪합이빈≫ #≪哈爾濱≫ #≪화분≫ #국민문학론 #오리엔탈리즘 #이효석 #하얼빈 #Byeok-gong-mu-han #Hap-e-bin(Harbin) #Harbin #Lee Hyo-seok #Orientalism #Theory of National Literature #Wha-b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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