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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소설학회 현대소설연구 현대소설연구 제21호
발행연도
2004.3
수록면
323 - 345 (23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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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진정한 천국은 가능한가에 대한 탐색에 대한 것이며 작중 인물들이 그들의 고유한 천국을 각각 어떻게 탐색하고 있는가 그 과정을 살펴보았다. 제1부에서는 과거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불행한 섬사람들을 그리고 있으며 과거의 배반 위에서 부임한 조백헌 원장이 새로운 낙토를 꿈꾸게 하는 변화를 도모하려고 한다. 제2부에서는 구체적인 간척사업을 통한 조백헌 원장의 시련과 수난의 여정이며, 그 과정은 서사가 진행될수록 점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특징을 드러낸다. 이때 원장의 시련과 수난이 오히려 원장에게 낙토에의 의지를 고무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제3부에서는 결혼식 축사를 혼자 연습하고 있는 조백헌 원장을 그리고 있는데, 조백헌 원장은 암암리에 가상의 천국을 만들어 놓고 혼자 자족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이상의 서사구조의 분석을 통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정리·요약할 수 있다. 첫째, 두 가지 이야기 차원의 과거와 현재의 시간 구조는 병렬적으로 나열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인과관계의 특징을 보이는데, 결과에서부터 출발하여 원인을 추적하는 것으로 역순 행적 서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각각의 유의미의 최소단위(시퀀스)는 대화 양식, 연설 양식, 원고 양식, 편지체 양식, 회상 양식 등의 다양한 담화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러한 것들은 다른 의미단락과의 교호를 통해 이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발전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특징을 드러낸다. 둘째, 인물들의 끊임없는 대결 의식은 대화체로 긴장감 있게 이루어져 있는 바, 서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 경유를 통해 자기 인식의 각성에 이르게 되는 결과를 빚는다. 이때, 시선은 하나의 고정된 입장에 머무르지 않고, 종합적 시선을 유지하도록 설정되고 있다. 그것은 말해지는 것과 보여지는 것의 독특한 교착을 보여준다. 그리하여 작가가 특정한 한 인물의 초상에(거인의 모습)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작중 인물들의 관계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이 작품은 자유로운 시점의 이동으로 말미암은 서술자의 비중이 크므로, 작중 인물들 사이의 관계뿐만 아니라, 서술자와 작중 인물들간의 관계도 서로 넘나들면서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더 나아가 작중 인물들과 서술자가 텍스트 바깥에 있는 독자에게 어떤 여지를 제공하여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살필 수 있다. 셋째, 진정한 천국은 가능한가에 대한 주제의식은 대립이 아니라 차이에 대한 인식이 전제되지 않는 한, 자생적인 힘의 근거를 상실하고 있는 한, 천국은 요원하다는 사실을 인식하도록 한다. 넷째, 표면적으로는 건강인과 원생과의 결혼이 진정한 화합의 상징으로 보이지만, 건강인이라고 하는 자가 실은 미감아라는 사실이 감추어져있으므로 주인공의 허위의식이 드러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다섯째, 마지막에서 보여지는 조백헌의 광기 어린 독백의 축사야말로 여러 가지 의미에서 해석 가능한(모호한) 열린 결말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담론 #서사구조(거시구조,미시구조) #열린결말 #유의미의 최소단위 #탐색 #a causal sequence #a pseudo-paradise #difference #false consciousness #multiple sights #open e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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