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프랑스 미술에서 고전 취향의 부활과 위베르 로베르(Hubert Robert)의 폐허(ruines) 미학

신상철

doi:10.14769/jkaahe.2014.08.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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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신상철 (경희대학교)

저널정보: 한국미술사교육학회 미술사학 美術史學第28號

발행연도: 2014.8

수록면: 7 - 36 (30page)

DOI: 10.14769/jkaahe.2014.08.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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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프랑스 사회에서 폐허(ruines)는 지적 탐구의 대상이었다. 새로운 고대 유적의 발견과 계몽주의 사상의 영향으로 그리스 로마 문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프랑스 사회는 폐허가 지닌 역사적 가치에 주목했다. 이들은 고대 문명에 대한 기록을 담은 문헌 자료처럼 폐허 상태의 건축물 또한 과거에 대한 지식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18세기 지식인들에게 폐허는 인류가 살아온 시간의 흔적이자 역사의 증거물이었다. 폐허의 공간에는 인류 역사가 투영되어 있으며 이곳은 지난 간 옛 문명의 영광을 현재 세대에게 상기시켜 주는 곳이었다. 하지만 폐허는 인류가 시도한 모든 노력들이 결국은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허망함의 상징이기도 했다. 계몽주의 철학가 디드로는 1767년 살롱전에 출품된 위베르 로베르 작품에 대한 평론에서 그의 폐허를 소재로 한 그림은 다가올 시간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고 기술했다. 디드로는 위베르 로베르의 폐허에서 숭고의 개념을 발견했고 그의 작품 속에 구현된 폐허를 ‘숭고한 폐허(les sublimes ruines)’라고 규정했다. 디드로는 인간이 가늠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시간의 지속성과 영원함이 위베르 로베르의 폐허 속에 담겨 있다고 보았다. 디드로가 언급한 것처럼 과거에 대한 기억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동시에 전달하는 폐허는 18세기 프랑스 사회에서 공간의 개념이 아닌 시간의 개념으로 인식되었다. 그리고 폐허가 대변하는 시간은 어느 특정 시대의 회상에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페허는 과거, 현재, 미래의 구별이 필요하지 않는 보편적인 역사의 시간 속에 존재하는 공간이었으며 또한 구체성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상상의 영역이기도 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위베르 로베르의 작품에 등장하는 폐허는 고고학적 유적의 사실적 재현만은 아니었다. 그의 폐허에는 상상과 알레고리가 가미되었고 디드로는 이것을 ‘폐허의 시학(Poetique des ruines)’이라고 칭송했다. 17세기 프랑스 아카데미의 이론가 펠리비앙의 이론을 적용하자면 위베르 로베르의 그림은 회화의 장르에서 최고의 단계에 위치하는 알레고리를 담은 역사화로 분류될 수 있다.
18세기 프랑스 화단에서 폐허의 미학을 가장 잘 구현한 작가는 위베르 로베르였다. 1767년 이후 파리 살롱전에 출품된 그의 작품은 모두 대중적 성공을 거두었고 그의 이러한 대중적 성공은 18세기 중반 이후 프랑스 사회에서 유행했던 고전 취향(le gout antique)의 확산과 역사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증대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그의 그림 속 폐허 상태로 묘사된 고대 로마의 건축물과 유적들은 역사의 위대함과 쇠락을 동시에 증언하며 고전 시대에 대한 회상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그가 로마 체류 기간 동안 접한 파니니(Panini)와 피라네지(Piranese) 등의 이탈리아 베두타(veduta) 화풍은 그의 그림에 건축물과 자연의 조화로운 결합과 시적인 상상력을 가미해 주었다. 이것은 당대 지식 사회에서 추구하던 고전 작품의 재해석과 이를 통한 정신적인 미술의 구현이라는 새로운 시도와도 부합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18세기 중후반 위베르 로베르의 작품에 대한 프랑스 미술계의 반응과 수용 방식은 당대 철학적 사고의 확산과 역사에 대한 재인식을 기반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The ruins in 18th century constituted a subject of intellectual inquiry. The ruins were appreciated as a historical record which was associated with the object of description and meditation on the past. The interest in ruin was heightened in the age of enlightenment and it gained a status as a aesthetic object. The texts on 18th century French art, devoted on the motives of ruins, with a special emphasis on the Diderot’s Salons, examined the pictorial ruin which served as model for the inevitable fate of humanity. Contemplating one of Hubert Robert’s painting in the salon of 1767, Diderot wrote that the ideas that ruins awaked in him were awesome. As such, ruins were considered as remnants of a disappearing world and proof of a precarious human being.
Hubert Robert put a record of the ancient civilization in ruins, as the literature states that the building also retains knowledge of the past. Hubert Robert was a painter of the age of enlightenment, that 18th century movement of the human sprit which transformed man’s relationship to nature, articulating a new aesthetic of picturesque appreciation and infusing it with sentiment and awe. While he drew inspiration from classical antiquity, the real subject of his painting was the poetic landscape in which antique ruins were evocative and incidental grace notes. Hubert Robert"s views of classical and contemporary architecture were immensely popular during his lifetime. Robert was best known for his paintings of ruins. His immense, crumbling monuments of an often-imaginary past earned him the nickname, Robert des Ruines. According to Diderot, Hubert Robert was a initiator of the concept Poetique des ruines, tearing the vision of picturesque ruins to confer the dignity of an object of thought. Ruins in the Hubert Robert’s paintings were identified with the object of contemplation on eternity and exigency. With his renderings of demolition and disaster sites, Hubert Robert modeled the forces of contingency and uncertainty, and made it the basis for an accident-driven account of the sublime. Hubert Robert and his contemporaries thus discovered in the ruin a vehicle for grappling not only with real disaster, but with the irreversible passage of time. Therefore, in the 18th century’s French art world, the reaction and acceptance of Hubert Robert’s works were based on the spread of contemporary philosophical way of thinking and the recognition of hi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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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머리말
Ⅱ. 프랑스 아카데미 로마 분관(Academie de France a Rome)과 위베르 로베르의 로마 체류 시기
Ⅲ. 1767년 파리 살롱전과 위베르 로베르의 ‘폐허의 시학’(Poetique des ruines)
Ⅳ. 동시대성의 투영과 그랑 갤러리(Grande Galerie) 연작
Ⅴ. 맺음말
참고문헌
국문초록
Abstract

참고문헌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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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행본] - Arata, Francesco Paolo / 1998 / La Fascination de l’Antique. 1700-1770 / Lyon

2. [단행본] - Bernier, Georges / 1988 / The Pleasure of Ruines / Wildenstein

3. [단행본] - Boulot, Catherine / 1989 / Hubert Robert et la Révolution, Valence / le Musée de Valence

4. [단행본] - Cayeux, Jean de / 1989 / Hubert Robert / Fayard

5. [단행본] - Chateaubriand, F. R. de / 1978 / Le Génie du christianisme ou Beautés de la religion chrétienne / Gallim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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