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수산시장에서 통용되는 활어 거래의 분류와 민속지식, 그리고 그 소비 기저의 문화적 믿음에 대한 분석을 통해 활어회 식문화를 연구한다. 시장 거래에 사용되는 민속구분법과 용어를 수집하고 기준이 되는 체계를 기술·분석함으로써, 사람들이 수산물과 그 생태환경을 인식하고 값어치를 부여하는 문화적 방식을 이해해 볼 것이다. 특히 활어 거래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함으로써 음식의 생명력에 대한 인지를 탐구하고, 이를 통해 현대인의 수산소비 인식을 설명해보고자 시도한다.
주요 연구 대상이 되는 시장은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에 위치한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국내 수산물 유통의 중심지이며 세계적으로도 거래량이 많은 수산시장이다. 특히 활어 거래량은 세계에서 제일 규모가 큰 시장으로, 점포마다 수조를 갖추고 자유롭게 유영하는 물고기를 살아있는 상태로 거래하는 아주 독특한 시장이다. 연구자는 2020년 3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약 33개월 동안 수산시장의 거래 현장에 참여하며 현장조사를 수행하였다.
이 연구는 크게 네 가지 연구 질문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각 내용에 대한 분석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현대인의 활어 식문화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였다. 모타리제이션(motarization)과 텔레커뮤니케이션(telecommunication)이라는 두 가지 중요 개념을 통해 현대 사회의 식문화 변동 배경을 검토하고, 식문화의 정보 자체를 즐기는 풍조를 확인하였다. 수산시장에서 사용되는 민속구분법과 거래 어휘의 활용은 수산물의 감식안이 참여자들의 집단적 정보 수집·공유 체계 속의 거래 지식 뿐만 아니라, 고기의 공동 구매와 분배로 이어지는 신뢰의 연결고리로 사용되고 집단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둘째, 눈앞에서 물고기를 즉살시키고 뼈와 살을 분리하는 활어회의 현장을 한국인의 수산 자연관을 통해 살펴보았다. 즉살 과정의 확인은 바닷고기가 가진 활력의 확인을 의미하고 있었다. 활력은 물고기의 본래 생태인 ‘물 속’에서 꺼내자마자 감소한다고 믿어지기에, 섭취자의 ‘입 속’으로의 시간적 거리를 최대한 단축하는 것이 바닷고기의 활력을 온전히 느끼는 방법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바닷고기의 몸체가 단순히 근육과 뼈로 이루어진 것을 넘어, 바다의 영양을 담은 그릇으로 상정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세 번째로는 ‘물 보는 법’의 민속 구분법을 살펴보았다. 수산시장에서 통용되는 장보기 분류와 구분어휘를 소개하고, 이 분류체계에 대한 질문을 통해 시장에서 중요하게 인식되는 가치의 기준을 확인해보고자 했다. 거래는 수산물의 품질, 종류, 산지, 시간이라는 네 가지의 주요 범주를 통해 가치가 판별됨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 특징으로는 제철 활어의 상태를 중심으로 등급과 분류법이 설정되어있었다. 이를 통해 ‘물’이란 곧 바다를 의미하고, ‘물을 볼 줄 안다’는 것은 바다의 생태를 이해할 줄 안다는 것에 대한 증명임과 동시에 ‘먹을 줄 아는 것’과 상통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네 번째로는 ‘생각하기에 좋은’ 수산물에 대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현대인의 수산 소비 인식을 확인하였다. 활어회 섭취에 있어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는 횟감의 살에서 뼈, 내장 등의 부산물까지 연결돼 있었으며, 각각의 부위는 자연의 힘이라는 상징적 영양이 응축된 것으로 인식되어 소비되고 있었다. 또한, 활어를 ‘오염’시킨다고 상정되는 일련의 요소들이 바다 질서 체계의 이탈로 인해서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함으로써 활어회가 철저히 자연의 생산물로써 선호되는 음식임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바다의 맛과 영양은 계절이라는 자연의 순환주기와 일치하고 있었는데, 이는 제철이라는 이름을 통해 그 가치가 높게 부여되고 자연 순환의 힘을 내재한 영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This thesis aims to understand live fish eating food habits(known as Hwaleo-hoe) in Korea. It focuses on the folk classification of seafood in fishery markets of Korea to understand the terminologies and standards of it. Verifying the classification standards of fishery market indicates how traders of market understand fish and its taste & nutrition.
The main field of research is Noryangjin Fisheries Market, which is located in Dongjakgu, Seoul. It is so far the largest live fish trading markets in the world. This paper is a result of 33 months of participation in the market; it started in March of 2020, and ended in November of 2022. It is constituted of four main research questions and their summary is as follows.
First and foremost I tried to figure out the historical and technological basis of Hwaleo-hoe food habits in Korea. It was attempted through revising the terms of motorization and telecommunication which has led to the difference in food consumption habits. The development and spread of vocabulary and classification methods in the fishery market was the result of technology.
Second, I have found out that the live fish eating habits in Korea stems from the traditional Korean view of nature. Killing a fish in front of one’s eye is not only means of checking the right fish caught, but also checking the vitality of the fish caught. The body of the fish does not only mean meat-nutrition, but the assuarance of vitality of the sea; the nutrition of the nature. People surmise that shorter the process from the water to the mouth, the more vitality resides in the fish flesh.
Thirdly, the folk classification of ‘water’ is introduced. The value of the fish relies not only on its species, but more on the vitality and the residue of nature’s power. This could be termed through the vocabulary and distinction of folk classification.
Fourthly I have tried to question the concept of ‘good to think’ and ‘good to eat’ in the consumption of seafood-especially with the live fish fillets- and have figured out that the important values resides within the ‘symbolic nutrition’ of the fish. This could also be found through the aspect of ‘pollution’ of fish, which concludes any element that does not harmonize with nature is the direct cause of pollution and the diminish of nutrition.
To conclude my anwser to the live fish eating habits in Korea, I can write that fish means nutrition of nature; more specifically ‘unknown energy of the sea’. Live fish eating habits aims to absorb this energy power of nature as it is- without cooking- so that the flesh can fully provide natural nutrition to its ea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