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애국계몽기 근대적 가정교육론을 연구함으로써 오늘날 가정교육의 근원을 탐구하고 그 역사적 시사점을 고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가정교육’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하고 활발하게 논의되었던 애국계몽기(1905-1910년)의 근대적 가정교육론에 관하여 다음 세 가지 연구문제를 통해 살펴보았다. 이에 본 연구의 논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통적 가(家)교육과 근대적 가정교육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조선시대에는 선조의 뜻을 받들고 후손에게 전수할 목적으로 집필된 가훈서를 통해 가(家)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수신제가(修身齊家)를 통한 인격수양과 가문을 계승하기 위한 학문연마에 힘썼음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애국계몽기에는 가정의 역할 변화를 모색하며 ‘가정교육’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애국계몽기 근대적 ‘가정교육’은 모든 교육발달의 근본이자, 아동의 전인발달을 위해 의도적이고 전문적 교육 작용이 이루어지는 근대 교육의 한 분야로 여겨졌다.
둘째, 근대 학문의 도입과정에서 가정교육론은 어떻게 전개되었는가? 먼저 근대 교육학에서 가정교육은 ‘가정에서 부모가 행하는 교육’으로, 학교교육이 ‘교수’를 담당하면, 가정은 ‘양육’과 ‘훈련’을 담당한다고 보았다. 이에 교육의 방법을 실천하는 주체로서 학교의 교사뿐만 아니라 가정의 부모(가족)의 역할과 중요성을 함께 강조했다. 한편 근대 가정학에서 가정교육은 자녀가 학령기(유치원)에 이를 때 어머니가 학교교육의 기초를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가정교육의 목적은 지육(智育)과 덕육(德育)에 있었다. 그리고 근대 윤리학에서 가정교육은 부모가 애정을 가지고 자녀에게 당연히 베풀어야 할 의무이자, 학교교육을 잘 받을 수 있도록 그 기초를 다지는 것을 의미한다. 가족과 가정은 ‘아동의 중요한 학교’이며, 아동에 대한 ‘가정교육’의 의무를 지닌다. 부모 됨의 도리는 엄부자모(嚴父慈母)라는 ‘자애’로 귀결되며, 부모의 자애를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방법은 자녀교육에 있었다.
셋째, 애국계몽기 근대적 가정교육론의 성격은 무엇인가? 근대적 가정교육의 목적은 개인적・사회적으로 완전한 인물을 양성하는 것이다. 곧 개인적으로 ‘도덕적으로 완전한 인물을 양성’하는 것이며, 사회적으로 ‘애국심을 갖춘 국민을 양성’하는 것이다. 도덕적으로 완전하다는 것은 자녀의 신체는 물론 심적 작용(지능개발, 고상한 감정, 덕성함양)이 건강하다는 것을 뜻한다. 자녀가 부모의 전유물이 아닌 한 국가의 한 가족으로서, 애국심 갖춘 국민으로 양성하는 것이 가정교육의 이유가 되었다. 또한 근대적 가정교육에서 부모는 새로운 근대 지식을 배우는 ‘학생’이자, 더욱 그 가치가 부각된 유년기의 자녀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가장 중요한 존재로 부상하였다. 어머니는 제1의 교사이며, 아버지는 가장으로써 주로 아동의 양육을 담당하는 어머니와 함께 아동을 관리하는 주권자의 역할로 그려진다. 그리고 가정교육의 내용과 방법으로는 과학적 가정교육으로 자녀의 발달단계에 맞는 교육 재료를 골라 일정한 방법으로 일치된 교육을 시행하는 것을 지향했다.
본 연구의 결론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애국계몽기 근대적 가정교육론은 조선시대 가(家)교육의 주체와 목적, 내용 및 방법이 자녀세대를 통해 전수되던 것과 달리 근대 지식과 접목하여 공론의 장을 통해 새롭게 배워야할 교육이었다. 즉 공교육 체제 안에서 체계화된 지식으로 모든 학생들이 배워야하는 ‘국민’ 형성을 위한 교육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가정교육’이라는 용어는 을사늑약이후 민족 선각자들이 학교교육・사회교육과 더불어 근대 교육의 한 분야로 인식하며 사용한 단어이다. 가정교육은 자녀의 전인적 발달을 위해 근대적 지식을 갖춘 부모가 의도적이고 전문적으로 가정에서 교육하는 근대 교육의 한 형태를 의미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조선시대 가정(家庭)이 가족 구성원 모두가 공통의 교육철학을 가르치고 배우며 실천하는 공간이었다면, 근대적 가정(家庭)은 학교 및 사회와 함께 국가 주도의 보통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둘째, 애국계몽기 근대적 가정교육에서 ‘부모’는 교육의 주체이자 대상으로 가장 중요한 존재로 부각되었다. 부모는 자녀교육을 위해 가정교육론을 배워야하며, 실천해야하는 주체이자 대상이 된 것이다. 다만, 애국계몽기 근대적 가정교육은 서구와 같이 학교교육(schooling)의 대안으로 부모가 교사가 되어 자녀의 전반적인 교육을 담당하는 가정교육의 모습은 아니다. 그렇다고 일본과 같이 학교교육의 완성을 위한 보조적 위치의 가정교육도 아니었다. 이는 아직 근대적 공교육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가정교육은 모든 교육의 기초이자 근원으로 여겨져 그 자체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애국계몽기에 우후죽순처럼 설립되던 각종 학교교육은 가정교육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교육기관이었으며, 학교의 교사는 부모의 교육을 돕는 협력자로서 위치하게 되었다. 따라서 부모는 자녀의 행복을 위해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나라의 독립유지와 자강을 위해 자녀교육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춰야 했다.
셋째, 애국계몽기 근대적 가정교육은 자녀의 신체교육을 위한 의식주 분야의 전반적인 관리와 정신교육(지육, 정육, 덕육)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가정(家庭)’은 가르침과 배움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며, 자녀는 가정에 머무는 모든 순간 가정교육을 받게 된다. 학교교육을 돕기 위한 지육의 방법 및 고상한 감정을 기르는 것에 대해, 그리고 도덕적 습관을 배양하는 것에 대한 근대적 지식이 제시되었다. 무엇보다 완구를 이용한 유희(遊戱)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만, 가정교육의 내용과 방법은 모두 부모의 의도와 주관아래 이루어지는 것이었다. 비록 자녀의 심신 발달과정과 흥미를 고려하지만, 정작 자녀는 가정교육에 수동적인 피교육자로 인식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오늘날 가정교육에 관한 역사적 시사점이 있다. 오늘날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끼치는 교육적 역할은 ‘가정교육’이 아닌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위탁교육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부모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경제력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하여 애국계몽기 근대적 가정교육론은 ‘부모의 교육적 역할’의 중요성과 함께 부모와 자녀가 가정에서 생활하는 모든 순간(의식주, 정신교육)을 통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성장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관점으로 교육을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The purpose of this research is to explore the origins and historical significance of ‘Home education’, whose independent educational function has abated, by studying the introduction process and characteristics of modern home education theory in Korea. This research focused on the Patriotic Enlightenment period (1905-1910), during which the term ‘home education’ was first introduced and actively discussed in Korea. The conclusions are as follow.
First, the origin of the current concept of ‘home education’ goes back to the post-Eulsaneugyag period during which the luminaries of the nation recognized home education’s significance along with school education and social education. ‘Home education’ has referred to a form of modern education in which parents equipped with modern knowledge intentionally and professionally educate their children at home for their holistic development. During the patriotic enlightenment period, intellectuals aimed to improve the people''s power through modern education and promoted the country''s prosperity and independence amidst the country''s internal and external crises. Accordingly, home education was emphasized as indispensable foundation to all types of education. Family in the Joseon Dynasty was just a space where all family members taught, learned, and practiced a common educational philosophy, whereas modern family was considered as a space where state-led general education was conducted alongside schools and society. Therefore, modern home education theory understands education as a comprehensive concept that includes public forum of modern knowledge in addition to traditional method of ‘Ga’(家) education from the Joseon Dynasty, which emphasized transmission of knowledge of subjectivity and purpose, to younger generation. Modern education was also something that all students had to learn with systematized knowledge within the public education system.
Second, In Modern home education during the period of patriotic enlightenment, ‘parents’ emerged as the most important subject in education. Parents had to learn and practice the theory of home education for their children''s education. At that time, the theory of home education in Korea was greatly influenced by Johann Friedrich Herbart''s pedagogy from Germany. Herbart developed the theory of home education centered on teachers and parents, that is, parents take the lead in teaching their children by determining the contents and methods of home education. The concept of ''Eombujamo''(嚴父慈母), Father''s authority and mother''s kindness, was presented as essential virtue in nurturing children''s Deogyug. However, modern home education in Korea during the patriotic enlightenment period was different from that of the West, where home education functioned as an alternative to schooling, or that in Japan, which considered home education as an auxiliary to school education. In Korea, modern home education was regarded as the foundation of all education, and its own importance was much emphasized. School existed as educational institution to supplement the shortcomings of home education, and schoolteachers served as collaborators to help parents'' education. Therefore, parents had be equipped with professional knowledge about their children''s education for their children''s happiness and, ultimately, for the nation''s independent improvement.
Third, Modern home education during the patriotic enlightenment period included overall management of food, caring, clothing and shelter for children''s physical education and mental education (Jiyug, Jeongyug, Deogyug). ‘Home’ was a space where teaching and learning took place. Every moment spent at home comprised home education. Modern Jiyug, Jeongyug, and Deogyug for school education were presented as part of home education. It is noteworthy that the value of play using toys was highly evaluated. Although the children’s mental and physical development process and interest were considered, children were forced to be recognized as a passive receiver of home education. In the end, parents supervised and conducted all the contents and methods of home education. Nevertheless, this research argue that the modern theory of home education during the patriotic enlightenment period provides an opportunity to expand the concept of home education as a collaborative developmental from the perspective that parents and children, during which both grow together at every moment (food, caring, clothing, shelter, and mental education) spent at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