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법(fNIRS: functional Near-Infrared Spectroscopy)을 활용하여 관찰표현과 상상표현에 따른 뇌 활성도를 비교측정하고, 이에 대한 해석과 미술교육적 의의를 도출하는 것이다. fNIRS는 머리띠 형식으로 이마에 부착하여, 근적외선을 이용해 대뇌피질 중 전두엽의 뇌 활성도를 측정하는 장비이다. 이러한 fNIRS는 가볍고 휴대성이 좋으며, 무선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채, 전두엽의 뇌 활성도를 쉽게 측정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미술교육과 관련된 뇌 과학 연구들은 대부분이 이론적이고 추상적일 뿐, 과학적인 장비를 통해 이루어진 연구가 많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는 뇌 과학과 미술교육 분야를 과학적이고 실증적이며 객관적으로 접근하는 연구이며,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술표현 중 관찰표현과 상상표현에 따른 뇌 활성화 차이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둘째, 관찰표현과 상상표현에서 그림을 자주 그리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뇌 활성은 어떻게 차이가 나는가? 셋째, 관찰표현과 상상표현에 따른 뇌 활성화 결과를 미술교육의 시사점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이다.
연구방법은 fNIRS라는 과학적 장비를 이용하여 뇌 활성화를 측정하고 분석 및 해석하는데, 이는 객관적인 양적 데이터에 속한다. 그리고 이러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양적 데이터와 함께, 개별면담 자료인 질적데이터를 함께 활용하여 의의 있는 연구결과를 도출하도록 하였다.
본 연구는 전주 ○○중학교에서 실시 되었으며, 연구대상은 연구 참가를 스스로 희망하는 학생들을 공고 모집하였다. 모집 결과 15명의 학생들이 모집되었으며, 모두 오른손잡이이며, 동일한 환경과 조건에서, 같은 주제로 진행되어 연구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얻고자 하였다.
본 연구를 진행하기 전에 4차례의 예비실험을 거쳤으며, 이를 토대로 적합한 연구과제와 시간을 선정하고, 연구 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과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였다. 연구과제로는 관찰표현에서는 실제 사물인 카메라를 관찰하여 표현하게 하였고, 상상표현에서는 ‘미래 살고 싶은 집’을 상상하여 표현하게 하였으며, 과제 시간은 각각 3분(180sec)이 주어졌다.
연구절차는 먼저 학생 한 명씩 연구실로 입장하고, 본 연구절차를 설명한 뒤 fNIRS 장비를 이마에 장착하였다. 그리고 1분 동안 명상을 진행하여 뇌를 평온한 상태로 만든 뒤, 관찰표현을 3분 동안 진행하였다. 그리고 관찰표현이 끝나면 장비를 벗고 15분 이상 넉넉히 쉬는 시간을 가진 다음, 다시 장비를 착용하고 1분 명상 후 3분 동안 상상표현에 들어갔다. 상상표현까지 모두 끝나면 장비를 벗고, 개별 면담을 통해 연구에 임한 자세와 집중도, 힘든 점 등을 확인하였다.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관찰표현에서는 가치판단과 감정조절을 담당하는 안와전두피질(OFC: Orbitofrotal Cortex)이 주로 활성화된다. 실제 사물을 보고 그리는 관찰표현에서는 내가 그리는 그림과 사물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잘 그려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인지적 활동과, 똑같이 따라 그리려 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감정이 조절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둘째, 상상표현에서는 작업기억과 일화기억를 토대로 고차원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담당하는 배외측전전두피질(DLPFC: Dorsolateral Prefrontal Cortex)과, 새로운 대안 모색과 아이디어를 담당하는 전두극피질(FPC: Frontopolar prefrontal Cortex)이 주로 활성화된다. 기존의 경험과 지식을 재구성하여 표현하기도 하며, 전혀 새로운 것을 모색하여 표현하는 활동에서 이러한 뇌 활성도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셋째, 평소에 그림을 자주 그리는 학생들은 모든 표현활동에서 배외측전전두피질(DLPFC)영역이 주로 활성화된다. 관찰표현이든 상상표현이든 간에 시각적인 작업기억으로 접근하고, 이전에 그렸던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표현활동이 이루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넷째, 평소에 그림을 그리지 않는 학생들은 모든 표현활동에서 안와전두피질(OFC)영역이 주로 활성화된다. 관찰표현과 상상표현에서 모두 자신의 그림이 잘 그렸는지를 중시하는 가치판단 활동이 일어났기에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뇌 활성화 결과를 통해 얻게 된 미술교육적 의의 및 나아갈 방향을 관찰표현과 상상표현으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관찰력과 상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과 더불어, 전체적인 뇌 계발 방법을 본 연구결과를 토대로 정리하였다.
먼저 관찰표현에서 살펴본 미술교육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두 표현활동에 따른 뇌 활성화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관찰표현이 상상표현만큼 미술수업에서 꼭 필요하다. 둘째, 대상을 보고 똑같이 따라 그리려는 것보다, 구조와 형태, 공간감을 익히게 하여, 뇌의 전체적인 활성을 도와야 한다. 셋째, 그냥 관찰하여 그리는 것보다, 순서와 계획을 세우고 그리게 하여, 전두엽의 다양한 부위를 자극하고 계발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넷째, 대상을 큰 덩어리로 크게 파악한 후, 세부적으로 들어가는 안목을 길러주어 고차원적인 인지처리가 이루어지게끔 도와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상상표현에서 얻어진 미술교육적 의의 및 나아갈 방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미술표현 활동은 주로 우뇌가 활성화되지만, 좌뇌 역시 관여하고 있으므로, 미술을 통해 전뇌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둘째, 주제선정에서 학생들의 삶과 연관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하여, 전두엽의 다양한 영역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전두엽에서 고차원적인 인지처리가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구체적인 순서와 계획을 세우고 표현활동에 들어가도록 지도해야 한다. 넷째, 상상표현에서도 구체적인 평가 기준을 정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창의적 그림에 대해, 가치판단과 같은 인지적 기능이 이루어지도록 지도해야 한다. 본 연구는 fNIRS 라는 과학적 장비를 이용하여 관찰표현과 상상표현의 뇌 활성도를 비교 측정하고, 미술교육적 의의를 찾는 연구이다. 현재 미술교육 분야에서 fNIRS, 혹은 과학적 장비를 이용하여 뇌 활성도를 살펴본 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본 연구를 기점으로 앞으로 미술교육과 뇌 과학이 연계된 객관적이고 과학적, 실증적인 후속 연구가 많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 또한 연구참여자의 범위를 개인적 경험과 전공에 따른 대상으로 더 확장하며, fNIRS 뿐만 아니라 다양한 뇌 활성 측정 장비를 활용한 후속 연구가 진행된다면, 더욱더 의미 있는 연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