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학의 총장선임제도는 총장의 선임권한이 사학 법인의 고유권한이라는 주장과 교수집단의 직접 선출에 대한 당위성 및 학내 구성원들의 선출과정에 대한 참여요구가 복잡하게 혼재되어 있다. 사립대학에서 합리적 인식을 바탕으로 총장선임제도가 정착하여 학교 경영에 적합한 총장을 선임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서는 총장선임제도의 변화가 어떻게 발생하고 있으며 왜 발생하고 있는가, 즉 변화의 과정과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연구의 필요성에 따라 본 연구는 종합 사립대학인 A대학의 17대∼19대, 12년 간 의 총장선임제도 변화를 사례로 선정하여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변화가 왜 나타나고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분석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A대학의 17대∼19대 총장선임제도는 어떻게 변화하였는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어떠한 형태로 변화하였는가? 둘째, A대학의 17대∼19대 총장선임제도의 변화 배경 및 요인은 무엇인가?
이상의 연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적 신제도주의의 제도변화의 논리와 구조-제도-행위자 수준의 통합적 접근 모형을 적용하여 변화 과정, 변화 배경 및 요인을 분석하였다. 자료 수집은 A대학의 총장선출백서?교수평의회보?정관 및 내규?신문 기사 등의 문헌자료와 제도 변화의 주요 행위자였던 교수 3인, 노동조합 대표 1인, 총학생회 대표 1인에 대한 심층면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연구 결과, 제도 변화의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A대학의 기존 총장선임제도에서 17대 총장선임제도로의 변화는 직선제 방식의 문제점과 총장후보자추천 이원화로 인한 학내 갈등이 지속됨으로 이사회와 교수평의회 간의 개선 인식이 형성됨에 따라 발생하였다. 제도의 변화는 교수 직선제에서 하향식 교수인준제로 제도가 대체(displacement)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17대 총장선임제도에서 전체 교수 투표의 방식은 이전 제도에 대한 경로의존적 경향으로 지속되었다. 이러한 제도는 정착하지 못하고 18대 총장선임에서 다시금 변화되었다. 이사회가 기존 인준투표 폐지를 주장하는 권력 행사로 제도 변경이 시작되었고, 총장선임제도는 교수평의회와의 극심한 갈등 이후 총장후보자 각각에 대하여 교수 및 직원들이 적격 및 부적격의 의견을 제시하면 이사회에서 최종 총장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다. 이후 19대 총장선임에서 또 다시 제도 변화가 발생하였다. 전체 교수의 20%와 일부 직원 및 학생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에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면 그 가운데 이사회에서 총장을 임명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대체되었다. 특이한 점은 18대, 19대 총장선임제도의 형태는 17대 제도 변화 이전 제도의 방식과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제도 변화의 요인은 다음과 같다. 17대 총장선임제도의 변화 요인은 법인 이사회와 교수평의회의 제도화된 이념의 변화와 교수평의회의 아이디어인 총장선출제도 개선안의 제안과 도입이었고, 18대 총장선임제도의 변화 요인은 법인 이사회와 교수평의회 간의 권력행사와 법적 규정의 부재였다. 19대 총장선임제도의 변화 요인은 구조적 환경에서 발생한 대통령 탄핵 및 측근의 대학 입시비리 사건으로 인한 영향과 법인 이사회, 교수평의회, 학생회의 총장선임제도에 대한 아이디어의 제안과 도입으로 파악된다. A대학의 17대∼19대 총장선임제도에서 제도 변화가 계속 발생하는 근원적인 원인은 제도적 제약요인이 미약하게 내재하는 가운데 각 시기마다 제도 변화를 야기하는 구조적 요인, 제도적 요인, 행위자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결론은 A대학의 총장선임제도는 제도의 지속성이 미약한 상태에서 제도적 특성이 행위자에게 영향을 미쳐 제도 변화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사립대학 총장선임제도의 정착을 위해 기본적인 방침을 정관으로 규정하고, 관행으로 정착한 선임방식을 존중할 것을 개선 방안으로 제안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