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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위논문
저자정보

김나현 (연세대학교, 연세대학교 대학원)

지도교수
정명교
발행연도
2020
저작권
연세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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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의 연구 히스토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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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1970~80년대 민중시에서 민중이 재현되는 양상을 검토함으로써 민중시의 수사적 특성을 규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민중시의 시적 주체는 민중을 대변하는 동시에 대변하기 위해 묘사해야 하므로, 민중시는 주체의 자기 획정과 범주화의 기록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민중시를 통해 민중 개인들이 어떻게 스스로를 범주화하느냐가 아니라 그 범주가 대체 어떻게 범주화되는가 하는 문제이므로, 긴요하게 떠오르는 것은 민중시의 수사와 문법이다. 민중시는 ‘민중의 재현’이 아니라 ‘민중의 자기재현’이며 따라서 민중시에서는 세 가지 수행이 중첩되어야 한다. 민중의 초상을 성공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재현의 한 기능을 수행해야 하고 이와 동시에 시적 주체가 다수의 민중을 정당하게 대표함으로써 재현의 또 다른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언표 주어와 언표행위 주어의 일치를 증명해보임으로써 이 재현이 자기재현임을 드러내야 한다. 이 세 가지 목표 사이의 역학은 민중의 자기재현의 확장과 분화를 가져왔다.
2장에서는 1960년대 후반을 지나며 사회 변혁의 가능성으로 부상한 ‘민중적인 것’의 함의를 살펴보고 그것이 ‘민중’이라는 주체 형상으로 주조되는 과정을 검토한다. 1970년대 민중담론에서 그리고 있는 ‘민중’ 형상의 중요한 자질은 세 가지다. 첫째로 민중은 소외가 내재된 주체라는 점, 둘째로 그 주체가 바로 ‘나’라는 것을 깨닫고 긍정하는 주체라는 점, 셋째로 ‘나’에게 내재된 소외를 고뇌하는 주체라는 점이다. 시는 민중 형상의 작동과정에 필연적으로 매개되어있는 ‘나’를 전면화하는 양식이라는 점에서 민중의 자기재현이 활발히 수행되는 장이었다. 민중시의 구조는 ‘나는 민중이다’라는 자기 정체성 선언으로 요약된다. 이때 시적 주체 ‘나’는 선취적인 상실을 통해 구성되는 주체라는 점에서 ‘박탈’의 정체성으로 기능한다. 그리고 ‘나’는 이 지시사를 발화하는 자가 지시내용의 실제를 이루는 지시체라는 점에서 이후에 나오는 술어에 대해 진정성 주체로 기능하며 더 나아가 자서전적 주체가 된다. 또한 ‘나는 민중이다’라는 자기재현 구조는 ‘묘사’와 ‘대표’라는 재현의 두 양태의 불연속적 공모를 잘 보여주는 문장이다. 대상을 감각가능하도록 생생하게 묘사하는 동시에 자신이 그 대상을 정당하게 대표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이 쟁론이야말로 자기재현 텍스트로서의 민중시 글쓰기를 추동하는 원천이 된다.
3장과 4장에서는 본격적으로 민중시의 수사에 드러난 주체 구성 전략을 검토한다. 먼저 3장에서는 1970년대 민중시에 드러난 민중의 자기지시어 ‘나’의 활용을 살핀다. 고은의 민중시는 일인칭 지시어 ‘나’의 쓰임 안에서 영웅적인 개인 형상과 민중 형상의 접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을 요한다. 신경림의 작업은 ‘나’의 단수성을 기각하고 일인칭 복수 지시어 ‘우리’의 자리를 만들어감으로써 ‘나’와 ‘민중’ 사이에 놓인 태생적 수의 불일치 문제를 해소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우리’라는 동질집단은 외집단의 확정을 통해서만 확립된다는 점이 민중시의 수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양성우와 조태일, 이성부의 시편을 통해 ‘우리’의 외부에 대한 상상을 점검해보고, ‘우리’의 경계에 놓여 이중으로 박탈된 주체 형상의 흔적을 통해 ‘우리-민중’의 자기재현에 도사리고 있는 맹점과 ‘우리’의 안팎을 가로지르는 운동의 의미를 짚어본다.
1980년대에 들어서는 민중문학론의 키워드가 ‘실천’과 ‘증언’으로 옮겨간다. 4장에서는 증언의 태도로 수행된 민중의 자기재현을 검토한다. 70년대 중후반부터 등장한 노동자 글쓰기에 이어 83년 노동자 시인 박노해의 출현은 민중시가 끊임없이 갈구했던 ‘당사자성’을 달성해준 사건이었다. 그러나 민중시의 시적 주체, 즉 언표 주어의 특징이었던 당사자성이 언표행위 주어의 조건으로 확장됨으로써 ‘나는 민중이다’라는 민중시의 선언은 수사적 변형을 겪게 된다. 더욱 공고해진 ‘증언하는 문학’이라는 관념과 더불어 민중시는 이제 ‘나는 ‘나는 민중이다’라고 말한다’라는 구조를 환기시키며 민중시의 자기선언을 인용문의 지위로 변형시킨다. 또한 열사 호명 기념시는 민중의 대리자가 아닌 당사자가 되려는 열망이 텍스트로 구현되는 장면을 보여준다. 노동시의 등장으로 80년대 민중시는 왕성한 분화와 성장을 이루었지만, 언표행위 주어 ‘나’의 신원을 증명하거나 언표 주어 ‘나’를 열사의 이름으로 대체시켜야 한다는 새로운 과제는 민중의 자기재현의 궁지가 된다. 결국 노동시와 기념시의 수사는 자기 파괴를 경유해야만 가능해진 민중의 자기재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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