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고등학생 독자의 독해 수준에 따른 자기조절 읽기 전략의 사용 양상을 살핌으로써 독해력과 자기조절 읽기 전략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하였다. 고등학생 수준에서의 독해는 글을 해독하는 것에서 나아가 글에 제시된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자신의 배경지식과 글의 내용을 연결하여 더 깊은 이해에 도달하여야 하며, 비판적 사고력을 가지고 내용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평가하며 글을 이해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종합적이고 고차원적인 독해력은 자기조절 읽기 전략을 통해 활성화되는데, ‘자기조절(Self-regulated) 읽기 전략’이란 독자가 자기 효능감을 가지고 어려운 읽기 과제에도 도전하며 자신의 인지 전략을 능동적으로 사용하여 읽기 과정을 점검?조절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연구 목적을 바탕으로 본 연구에서는 두 가지의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고등학생 독자의 독해력과 자기조절 읽기 전략 간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가? 둘째, 고등학생 독자의 독해 수준에 따라 사용하는 자기조절 읽기 전략은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두 개의 연구 문제를 실행하기 위해서 고등학생 독자를 대상으로 한 자기조절 읽기 전략 검사와 독해력 평가 검사를 수행하였다.
자기조절 읽기 전략 측정을 위해 Pintrich(1991)의 ‘MSLQ(Motivated Strategies for Learning Questionnaire)’ 문항을 바탕으로 자기조절 전략 검사지의 요인을 구성하고, Baumert, Fend, O’Neil, & Peschar(1998)의 ‘SRL-CCC(Self-Regulated Learning as a Cross-Curricular Competence)’ PISA 자기조절 전략 문항을 참고하여 1차 자기조절 전략 검사지를 제작하였다. 이후 Pressley & Afflerbach(1995)의 독해 과정에서의 독자 모니터링 연구에서 독자의 읽기 전략을 검토하여 1차 자기조절 전략 검사지를 수정하여 최종적인 자기조절 읽기 전략 검사 문항을 개발하였다. 독해력 검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2010～2016)의 독서 문항을 재구성하여 사실적?추론적?비판적 독해력 평가지를 제작하였다.
이 연구에는 일반계 고등학교 1개 학교, 8개 학급의 2학년 학생 215명이 참여하였다. 검사는 총 45분 동안 진행되었으며, 자기조절 읽기 전략 검사(15분)와 독해력 검사(30분)를 실시하였다. 이후 초점 학생을 선정하여 독해 수준 ‘상’ 집단 3명, ‘하’ 집단 3명씩 집단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SPSS 2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산분석(ANOVA), 빈도분석, Pearson 상관분석을 실행하였으며, 이 연구의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연구 문제 1’과 관련하여 고등학생 독자의 독해력과 자기조절 읽기 전략 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Pearson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독자의 전체 독해력과 자기조절 읽기 전략 간에는 유의수준 .01에서 양적으로 약한 선형 관계가 나타났다. 구체적인 독해 영역별로는 사실적?추론적?비판적 독해력과 자기조절 읽기 전략 간에 유의미한 양의 상관이 있었으나 약한 양적 선형 관계로 나타났다. 또한 비판적 독해력과 자기조절 읽기 전략과 상관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추론적 독해력은 상관이 가장 낮았다.
이는 고등학생 독자의 독해력이 자기조절 읽기 전략인 ‘자기 효능감’, ‘노력조절’, ‘시연 및 정교화’, ‘비판적 사고’, ‘메타인지’와 유의미한 양의 상관이 있음을 의미하며 사실적?추론적?비판적 독해력과 자기조절 읽기 전략의 상관은 상이한 차이가 있음을 나타낸다.
‘연구 문제 2’와 관련하여 고등학생 독자의 독해 수준에 따라 자기조절 읽기 전략의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분산분석(ANOVA)을 실시하였으며, 독해 수준 ‘상?중?하’ 집단 간에 유의미한 전략의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자기 효능감의 경우 ‘상?중?하’ 집단 모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으며, 그 외에 노력조절, 시연 및 정교화, 비판적 사고, 메타인지 전략은 주로 ‘상’ 집단과 ‘하’ 집단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위의 분산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독해 수준에 따른 자기조절 읽기 전략의 구체적인 사용 양상을 살펴보기 위해 ‘상’ 수준 학생 3명, ‘하’ 수준 학생 3명을 대상으로 초점 학생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인터뷰 결과 독해 수준 ‘상’ 집단의 학생들은 강한 자기 효능감을 통해 어려운 읽기 자료도 읽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읽기 전?중?후 과정 전체에서 자신의 읽기 전략을 점검하고 조절하는 메타인지 전략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지속적인 노력조절을 통해 이해의 목표에 도달하였다. 반면 ‘하’ 집단의 학생들은 자기 효능감이 매우 낮았으며, 어려운 읽기 과제는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했다. 낮은 자기 효능감은 읽기 동기를 낮추었고, 읽기 전략을 사용하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사용함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 수준의 독자들은 자신에게 흥미 있거나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서는 어려운 내용도 이해하고자 하는 강한 동기를 드러내었다는 점은 특징적인 부분이었다. 또한 ‘하’ 집단의 학생들의 경우 메타인지 전략이 부재하거나 그것을 사용하더라도 이를 지속적으로 조절해 가는 노력 조절 및 수행 전략이 부족하여 이해에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위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전체 독해력과 자기조절 읽기 전략 간의 유의미한 관련성과 영역별로는 사실적?추론적?비판적 독해력과 자기조절 읽기 전략 간에 상이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자기조절 읽기 전략의 사용은 독해 상?중?하 수준별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으며 초점 학생 인터뷰를 통해 자기조절 읽기 전략의 지도와 연구 방안에 대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