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寓言”이란 어휘는 《莊子》에 가장 먼저 보이지만, 寓言文學의 實體를 가진 작품은 도리어 “寓言”이란 이름으로 불리지는 않았다. “寓言”이 중국학자들에 의해 문학장르의 하나로 간주되어진 것은 明代와 淸代 장기간에 걸쳐 다듬어지고 발전되었다가 淸末·民國初期에 비로서 확립된 것이다. 그 기간 중 中國寓言의 文體觀念이 定型化되고 명칭이 확립되는 데는 明末 이래 유럽우언의 아시아 전파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유럽우언 역시 중국현대우언의 三大 源流 중의 하나로서, 寓言이 구현하는 價値觀과 表現技法 그리고 특정 독자층을 대상으로 하는 세 측면에서 모두 중국현대우언에 영향을 주었다. 유럽우언이 작품집이란 모습으로 중국에 유입된 것은 이솝우언으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서양문학의 번역 역시 이솝우언의 중국어 번역에서 시작되었다. 明代 말기부터 19세기 말기까지의 中譯이솝우언은 明末과 淸末의 서양학문이 동양으로 점차 유입되는 西學東漸의 선봉이 되어 중국과 서양이 융합된 中西合璧 寓言의 근원이 되었다. 이런 연유 때문에 초기의 中譯이솝우언에 대한 연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본 논문은 명말의 첫 번째 중역이솝우언집--《况义》와 청말의 첫 번째 중역이솝우언집--《意拾喻言》을 중심으로 이 두 작품집의 번역 특징을 분석해보고, 명말 중국 문인이 모방 창작한 《物感》과 청말에 중국문인이 輯錄하고 改作한 《海国妙喻》를 통하여 두 이솝우언집이 중국에서 어떻게 전파되고 영향을 미쳤는가에 대한 流傳과 影響關係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역사와 문학의 관점에서 이솝우언의 中譯過程과 中國 流入의 배경을 연구하고자 한다. 《况义》는 明末에 창작되었고 《意拾喻言》은 淸末에 출간된 것으로, 두 작품집은 모두 西學東漸의 시기에 탄생하였다. 우선 두 책이 간행된 사회적 문화적 배경의 차이를 분석하여, 동일한 이솝우언의 중역본이지만 두 책의 각기 다른 운명에 대해 역사적 문화적인 기반을 설명하였다. 중국 動物寓言의 擬人化 부족현상과 동물캐릭터의 형식화의 한계성을 고찰 정리해 보았다. 또한 이솝우언이 서양에서 전파될 때의 證道(종교 교리의 입증), 언어 학습, 아동 계몽, 문학 감상 등의 기능을 분석하였다. 명말에는 중서문화 교류의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개방적이었는데, 《况义》가 창작되기 전에 천주교 예수회선교사들은 중역이솝우언을 산발적으로 천주교의 선교저작 중에 삽입 소개하였다. 《况义》는 천주교선교사가 口述하고 중국문인이 筆錄하는 中西合作의 飜譯方式에 따라 合儒‧補儒‧排佛의 서술책략을 채택하여 천주교의 종교적 색채가 시종일관 표현되었다. 하지만 청말 아편전쟁 이전에는 중서문화 교류의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위축되었는데, 《意拾喻言》은 그러한 속박을 타파하고 여전히 中西合作으로, 그러나 서양의 색채는 드러내고 중국적 색채는 감추는 西显中隐의 方式으로 외국인의 중국어 학습, 서방우언문학의 소개, 英国汉学의 발전 이란 세가지 번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강력한 토착화(中國化) 번역책략을 구사하여 일관되게 功利的目的을 추구하였다 . 故事構成과 배역의 인물형상, 표현되는 철학사상의 세 가지 측면에서 동서양이 융합된 《况义》의 특색을 살펴보면, 이러한 특징은 그리스 로마우언과 기독교 證道寓言, 중국의 전통우언, 中譯佛經의 譬喩등 몇 가지 문학의 융합에 의해 형성되었다. 동시에 이러한 특색의 형성 은 천주교와 사상과 중국 유가 사상이 조화를 이룬 결과에 기초한 것이다. 19세기에 처음으로 漢譯된 이솝우언이자 20세기 초까지 가장 널리 전파된 이솝우언 번역본《意拾喻言》은 각별한 문화적 특색을 가지고 있다. 언어교수법과 문학연구의 두 가지 측면에서 《意拾喻言》의 英語註釋文의 直译非規範化와 通俗化, 中國土着化의 번역 특색을 구체적으로 분석 탐구하였다. 이러한 특징이 재판과 報刊의 보급화에 미친 작용을 논의하였다. 텍스트에 일으킨 문학적 영향에 대해 분석하였다. 故事, 構造, 주제, 인물 등의 측면에서 중국문인이 독자적으로 창작한 우언집 《物感》에 대한 《况义》의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李世熊은 《况义》로부터의 수용과 삭제의 기초 위에 토착화한 재창작을 거쳐 中西가 융합된 李世熊만의 독특한 寓言風格을 형성하였다. 1830년대부터 1880년대에 간행된 개신교선교사의 신문잡지(報刊)를 조사 정리하여, 淸末 報刊과 《意拾喻言》의 淵源관계를 탐구해보고, 《意拾喻言》이 선교사 報刊의 우언에 대한 定名과 중국의 우언 창작, 기타 서양우언의 지속적인 중역작업을 선도하는 등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海国妙喻》는 선교사 報刊과 《意拾喻言》의 결연으로 인해, 또한 집록자 張焘의 기독교인이자 풀뿌리문인이란 혼재된 신분 때문에 輯錄과 改寫, 增补의 과정에서 《意拾喻言》의 中國化(토착화)와 通俗化의 특징이 모두 퇴색되어버렸다. 아울러 “合儒’(유교와의 융화)의 전제 아래 기독교와 중국의 전통도덕이 합치되는 부분을 선양하여 사회적 교화기능을 확연히 드러내게 하였다. 이로말미암아 《海国妙喻》는 報刊에서 나왔지만 報刊을 뛰어넘는 특색을 갖게 되었고, 동시에 口岸文人(통상하구에 거주하는 开化文人)의 서양문화에 대한 포용과 개방적 수용태도를 구현해 내었다. 세상에 첫 번째로 선을 보인 《况义》는 중국번역문학사에 있어 확고한 위상을 차지하게 되었고 (문학적, 종교적으로) 독특한 이질적 문화 요소는 중국우언을 풍부하고 충실하게 발전시켰으며, 중서융합(中西合璧)의 모방작 《物感》의 탄생을 직접적으로 촉진시켰는데, 이 두 작품은 모두 중서문화가 융합된 전형적이고 뛰어난 작품집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况义》의 전파와 중국우언문학에 끼친 영향은 마치 單騎匹馬로 적진에 깊이 들어간 것과 같아서深度는 있지만 廣度가 부족하였다. 《意拾喻言》의 경우 宣敎士 報刊을 통해 이솝우언의 중국에서의 전파와 영향 측면에서 영역을 개척한 공이 크다고 할 수 있다. 《意拾喻言》의 광범위한 전파는 중국우언 장르의 定型과 명칭의 정립을 촉진시켰고, 중국독자의 서양우언에 대한 인지도를 확대시켰으며, 중국본토의 우언 창작에 영향을 주어 中西合璧의 輯錄本 《海国妙喻》의 탄생을 촉진시켰다. 이 두 작품은 조용하게 中西寓言의 거리를 좁혀놓았다. 이는 域外의 문학형식과 문학관념, 창작방법이 신문잡지(報刊)의 확대 속에 중국 본토문학과 접촉하고 충돌하였다가 융합되면서 최종적으로는 중국우언문학의 발전을 촉진하여 중국우언문학의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어서 중국현대우언의 탄생에 助力하였음을 설명해주고 있다. 이솝우언의 중국우언문학에 대한 영향은 《况义》에서 시작되었고, 《意拾喻言》에서 흥성했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작품집은 이솝우언이 중국우언문학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의 갖가지 다양한 가능성을 제공해 주었는데, 이 주제는 필자가 앞으로 계속해서 연구해야할 방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