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채무를 상환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 채무불이행자들이 왜 공적 채무자 구제제도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가? 다시 말해 어떤 채무불이행자들은 공적 채무자 구제제도 선택을 통해 채권자의 채무상환 압박으로부터 신속하게 탈피(exit)하는 반면에 어떤 채무불이행자들은 왜 계속해서 잠재파산상태를 유지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는 개인 수준에서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에 기초한 개인의 행태를 중심으로 학문적인 논의가 주로 이루어져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무불이행자들의 공적 채무자 구제제도 선택과 잠재파산상태의 지속을 이끌어내는 메커니즘에 대한 합의(consensus)와 그 지속과정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한국 채무불이행자들의 잠재파산상태의 단축(shorten)과 연장(lengthen)에 영향을 미치는 유인기제의 특성들이 무엇인지를 밝혀내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본 연구는 한국 채무불이행자들의 공적 채무자 구제제도 선택에 있어서의 동적인 역학관계를 규명하는데 기여하였다.
본 연구는 합리적 선택 제도주의 관점에서 한국 채무불이행자들의 잠재파산상태 단축과 지연 현상이 어떠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나타난 것인지를 규명하였다. 본 연구는 사전적 조건으로써 작용하는 사회적 맥락의 영향 속에서 나타나는 개인 수준에서의 경제적 충격과 전략적 경제행위뿐만 아니라 제도적 수준에서의 금융규제정책, 서민금융지원정책, 채무조정지원정책,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다양한 제도적?정책적 유인들과의 조합적 유인 메커니즘을 규명하였다.
방법론 측면에서 본 연구는 변수중심적 설명과 인과제적 설명방식이 지닌 한계를 상호적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이러한 두 가지 방식의 연구를 혼합한 방법론적 다각화(methodological triangulation)의 적용을 통해 채무불이행자들이 왜 공적 채무자 구제제도를 선택하지 못하고 잠재파산상태를 지속해왔는지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였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질적 사례연구를 통해 행위상황 내 채무불이행자들의 유인구조를 결정하는 제도분석틀의 외생변수인 물리적 조건, 공동체 속성, 운영규칙에 대해 분석한 다음, 사건사분석(EHA) 방법을 통해 이러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루어지는 채무불이행자들의 행위상황을 중심으로 채무불이행자들이 공적 채무자 구제제도를 선택하지 못하고 잠재파산상태를 지속해왔던 역동적인 현상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행위상황 내 채무불이행자들에게 조합적 유인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음을 나타낸 사건사분석 결과는 상황적 조건 즉, 어떠한 사회적 맥락의 영향 속에서 나타나는 결과인지를 규명하는 것은 채무상환능력을 이미 상실한 채무불이행자들이 왜 공적 채무자 구제제도를 선택하지 못하고 왜 잠재파산상태를 지속해 왔는지에 대한 동태적 과정을 밝혀내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사회적 맥락을 대표하는 재화의 특성, 공동체 속성, 규칙과 법규 등 3가지 외생변수들이 채무불이행자들의 행위상황 내 유인구조와 상호작용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에 의하면, 가변적 속성에 의해 금전재화의 특성이 변한다하더라도 금전재화에 대한 채무불이행자들의 인식은 고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왜냐하면, 이러한 금전재화의 특성은 독립적인 형태로 행위상황 내 채무불이행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외생변수인 운영규칙, 공동체 속성과 연계적으로 작용하면서 결합된 형태로 행위상황 내 채무불이행자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빚은 갚아야 한다’는 사회적 명령과 신념화된 도그마와 같은 내외적 규범으로 구성된 공동체적 속성, 헌법적 선택 수준에서 전개되어진 지위규칙, 경계규칙, 보상규칙, 집합규칙 등의 운영규칙 등의 연계적인 작용에 의해 금전재화는 ‘보전해야 하는 존재, 절대로 자신이 소유할 수 없는 존재, 임시적으로만 사용가능한 존재’로 채무불이행자들에게 인식되면서 그들의 행위상황에 영향을 미쳐왔던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맥락의 영향 아래 행위상황 내 채무불이행자들은 제도적 수준과 개인적 수준의 유인기제들로 구성된 조합적 메커니즘의 차별적인 영향력에 따라 잠재파산상태의 지속기간을 연장 또는 단축하게 된다.
채무불이행자들은 기본적으로 채무불이행자(구. 신용불량자)를 실패자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에 대해 우려하며 집단적인 연대 활동을 통한 규칙의 변경을 이끌어내려 하지 않고,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한 채무를 상환하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들을 취하며, 사회 전체적 신념화되어 있는 ‘빚은 갚아야 한다’는 도그마, ‘빚을 갚으라’는 사회적 명령을 준수하려 한다. 다시 말해 채무불이행자들은 채무상환의 여력이 있는 조금이라도 남아있는 한 최대한 금전재화를 보전하고 일시적인 사용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계속적으로 행하면서 잠재파산상태를 지속하는 과정을 거쳐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채무불이행자들이 잠재파산상태의 지속을 중단하고 공적 채무자 구제제도를 선택하려는 행위의 결정은 현실적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워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적 조건 아래 일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들어버리는 채권자들의 강력하고 경쟁적인 채권 선점 행위, 더 이상의 경제활동을 할 수 없을 만큼의 질병의 발생, 실업과 폐업, 감당하기 어려운 의료비 등에 동인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행정학 분야의 이론적 함의와 이론적 기여를 제공하였다. 첫째, 본 연구는 합리적 선택 제도주의 관점에서 E. Ostrom의 제도분석틀(IAD)을 활용하여 2006년 4월 1일 통합도산법 시행 이후 개인 채무불이행자들의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공적 채무자 구제제도에 대한 선택 및 잠재파산상태의 지속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하였다. 둘째, 본 연구는 개인적 수준뿐만 아니라 제도적 수준에서 작동하는 다양한 제도적?정책적 영향요인들을 통합적으로 반영하여 채무불이행자들의 공적 채무자 구제제도 선택 및 잠재파산상태의 지속 현상을 설명하였다는 점에서 이론적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셋째, 본 연구는 공적 채무자 구제제도 선택 및 잠재파산상태 지속 현상이라는 최근의 사회현상을 설명하는 데 있어, 가장 최근의 신뢰성 높은 미시정보자료들을 새롭게 구축?활용하였다는 점에서 연구의 일반화에 기여하는 바가 높다. 넷째, 본 연구는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사건사분석(EHA)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채무불이행자의 공적 채무자 구제제도 선택 및 잠재파산상태 지속기간 파악을 위한 방법론의 확장을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기여하는 바가 크다.

Why don''t loan defaulters who are no longer able to repay their debts choose the debtor relief system in South Korea? That is to say, why do some loan defaulters endure in a potential bankruptcy situation while others file for bankruptcy in South Korea?
These research questions have been mainly focused on the behavior of individuals based on the moral hazard at the individual level in various fields at home and abroad. Nonetheless, there is a lack of discussion on the mechanism of loan defaulters'' choice of debtor relief system and mechanisms to lead to the continuation of potential bankruptcy situation and its process. Therefore,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clarify the characteristic of the incentive mechanism affecting on shortening and lengthening the duration of potential bankruptcy situation in loan defaulters under social setting in South Korea. This study will contribute to the explanation of the dynamics between the factors affecting the choice of debtor relief system for loan defaulters in South Korea.
This study examined the aspect of shortening and lengthening of the potential bankruptcy situation of loan defaulters under social setting from rational choice institutionalism. This study identifies a combination incentive mechanism at the institutional level such as financial regulatory policy, financial support policy for the low-income and low-credit, debt renegotiation supporting policy, and national basic livelihood system, as well as economic shocks and strategic economic behavior at the individual level with various institutional and policy incentives in the influence of social setting acting as a precondition.
In terms of methodology, this study is based on the methodological triangulation which is a combination of variable-centered explanation and causal mechanism explanation to complement the limit of these two methodologies for to analyze why loan defaulters don''t choose the debtor relief system and have continued with their potential bankruptcy situation.
Therefore, this study analyzes the exogenous variables of the institutional analysis framework such as physical attributes, community attributes, and rules that determine the incentive structure that affects the behavior of loan defaulters in case of qualitative case study, after which this paper analyzes the dynamic phenomenon in which loan defaulters don''t choose the debtor relief systems and have continued with their potential bankruptcy situation, by focusing on the behavior of the loan defaulters in the social setting through the Event History Analysis(EHA) method.
In this context, the results of the Event History Analysis(EHA) showed that the combinatorial incentive mechanism is working for loan defaulters in action situation, is to identify the contextual conditions, ie, the consequences of any social setting, so the event history analysis is a work that reveals the dynamic process of why loan defaulters who have already lost their debt repayment ability don''t choose the debtor relief systems and have continued with their potential bankruptcy situation. Therefore, this study examines how exogenous variables, such as characteristic of goods, community attributes, and rules and laws which represent the social setting, affect the incentive structure and interactions in the action situation.
The results of this study show that exogenous variables which are a mutual linkage affect the action situation. Thereby, even though characteristic of goods is fixed without change or translated private goods into common goods, actors(loan defaulters) in action situation must preserve the value of `money'' goods and provide compensation as interest on a loan for temporary use, because characteristic of goods mutually have ties with other exogenous variables. That is, this study find that characteristic of goods no matter what private goods or common goods or public goods is linked directly with community attributes as social order ‘pay back the debt’ and socially internalized dogma `the debt must be repaid'' and rules and laws as operating rules-in use as position rules, boundary rules, payoff rules, aggregation rules and so forth cascaded at the constitutional choice level. Consequently, loan defaulters in action situation extend or reduce the duration of potential bankruptcy situation depending on a combined mechanism consisting of institutional and individual levels of incentive mechanisms under the influence of this social setting as mentioned above.
Loan defaulters are basically concerned about the social prejudice that loan defaulters are regarded as failures, and can not lead to changes in rules through collective activities, but as long as they are quite capable of maintaining a minimum livelihood they take maximum efforts to repay debt, they are trying to comply with the social order to ‘pay back the debt’, a dogma which is a society-wide belief that says ‘the debt must be repaid’ In other words, loan defaulters maintain their potential bankruptcy situation by continuing their efforts to preserve the `money'' goods as possible and to provide compensation for temporary use as long as there remains a little amount of debt repayment capability. Therefore, the creditors'' competitively preemptive action for collecting debt, the unemployment and business failure, and medical expenses make loan defaulters under the circumstantial conditions faced with the difficulty of earning a livelihood choose a debtor relief system.
This study contributes to the development of theoretical implications in the field of public administration in the following points. First, this study uses E. Ostrom''s institutional analysis and development framework(IAD) from the perspective of rational choice institutionalism to show that, the theoretical basis for explaining the loan defaulters'' choice in the debtor relief systems and their maintenance of the duration of potential bankruptcy situation since the implementation of the Debtor Rehabilitation and Bankruptcy Act legislated on April 1, 2006.
Second, this study contributes to the theoretical development in that it explain phenomenon in regard to the choice of loan defaulters’ debtor relief systems and the maintenance of the duration of potential bankruptcy situation by identifying the various institutional and policy affecting factors that operate not only at the individual level but also at the institutional level.
Third, this study contributes to the generalization of research in that the most recent highly reliable data that contains micro-information of loan defaulters newly construct and utilize for explaining the recent social phenomenon of defaulters’ choice of debtor relief systems and the maintenance of potential bankruptcy situation.
Lastly, from the methodological point of view, this study apply the methodology of Event History Analysis(EHA) trying to expand the methodology in order to identify the factors that affect the loan defaulters'' choice of debtor relief systems and the duration of potential bankruptcy situ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