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적절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인 창의성과 지적 문제 해결의 핵심 능력인 지능 간의 관계에 대한 탐색은 오랜 동안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 영역이었다. 그러나 창의성에 대한 지능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창의성에 보다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지능 하위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적이다. 또한 최근에는 지능과 창의성 모두와 정적인 상관을 보이는 성격의 지적개방성이 창의성과 지능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논의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창의성 측정방법과 내용 그리고 지능과 지적개방성의 관계에 따라, 창의성에 대한 지능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첫째, 창의성에 대한 선행연구 고찰을 토대로 창의성 측정방법과 내용에 따라 산출된 각각의 창의성 점수가 상이한 창의적 잠재력을 반영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논리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한다. 둘째, 창의성 측정방법과 내용에 따라 창의성에 영향을 미치는 지능 하위요인이 다른지 경험적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셋째, 창의성과 지능 모두와 정적인 상관을 보이는 지적개방성이 창의성과 지능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함으로써 보다 정교한 창의성과 지능의 관계 해석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 연구에서는 4개교 대학생 360명(남자 149명, 여자 211명)의 자료가 분석에 사용되었다. Gf, Gc, 그리고 Glr을 측정하는 지능 검사 10개와 확산적 사고 검사 2개 그리고 지적개방성 검사를 실시하였다. 창의성 측정방법과 관련하여, 확산적 사고 검사의 고전적 측정방법(유창성, 융통성, 독창성)과 확산적 사고 검사 수행 후 피험자들이 선택한 가장 창의적인 반응 2개를 전문가 3인이 사정한 Top 2 측정방법이 사용되었다. 창의성의 측정내용과 관련하여, 확산적 사고 검사의 사물의 비일상적인 사용법 검사와 창의적 은유 생성 검사를 실시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SPSS 20.0을 사용하여 상관분석을 실시하였고 AMOS 18.0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구조회귀모델 분석을 실시하였다.
첫째, 연구문제 1의 창의성 측정방법과 내용에 따라 산출된 각각의 창의성 측정치들 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았다. 창의성 측정방법과 관련하여 사용법의 Top 2 측정치들과 사용법의 고전적 측정치 중 독창성의 상관(r=.104～.197)은 정적으로 유의했지만, 유창성과의 상관(r=-.055～.109)은 낮거나 유의하지 않았다. 또한 창의성 측정내용과 관련하여, 사용법의 Top 2 측정치들과 은유의 Top 2 측정치들은 측정치-내 상관(r=.448～.624)이 측정치-간 상관(r=.026～.135)보다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Top 2 측정방법이 유창성을 통제하며, 독창성과 관련되는 창의적 질을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결과이다. 또한 창의성 측정방법과 내용에 따라 산출된 각각의 창의성 점수가 서로 상이한 창의적 잠재력을 반영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결과이다.
둘째, 연구문제 2에서는 창의성 측정방법과 내용에 따라 창의성과 지능 간의 관계가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사용법의 고전적 측정치에 대한 Glr(β=.126, p<.05)의 영향은 유의했지만, Gf와 Gc의 영향은 유의하지 않았다. 사용법의 Top 2 측정치에 대한 Gc(β=.197, p<.05)의 영향은 유의했지만, Gf와 Glr의 영향은 유의하지 않았다. 은유의 Top 2 측정치에 대한 Gf(β=.321, p<.001)와 Gc(β=.177, p<.05) 그리고 Glr(β=-.149, p<.05)의 영향은 모두 유의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창의성 측정방법과 내용에 따라 창의성에 대해 영향을 미치는 지능 하위요인에 차이가 있음을 경험적으로 규명한 것이다. 창의성 측정방법과 관련하여, 확산적 사고 검사의 고전적인 측정방법은 제한 시간 안에 생성된 반응 수의 총합과 각 반응의 출현 빈도로 창의성을 측정함으로써, 저장된 기억을 빠르게 인출하는 능력인 Glr의 영향이 유의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에 확산적 사고 검사의 Top 2 측정방법은 이전에 저장된 지식을 탐색하는 확산적 사고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선택하는 평가적 사고를 모두 반영함으로써 저장된 기억을 인출하는 Glr 이상의 Gc를 요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창의성 측정내용과 관련하여, 확산적 사고 검사의 고전적 측정내용인 사물의 비일상적인 사용법은 인위적으로 아이디어를 생성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저장된 지식과 경험의 폭과 깊이를 반영하는 Gc의 영향이 크게 작용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에 실세계 말하기와 글쓰기 영역의 창의성을 반영하는 창의적 은유 생성은 저장된 경험과 어휘를 넘어서서, 이질적인 관계를 추론?통합하는 Gf의 영향이 보다 주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셋째, 연구문제 3에서는 창의성 측정방법과 내용에 따라 산출된 각각의 창의성과 지능 간의 관계가 지적개방성 투입 국면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았다. 사용법의 고전적 측정치에 대한 Glr의 영향은 O/I국면이 투입될 때와 O국면이 투입될 때 모두 유의하지 않았다. 사용법의 Top 2 측정치에 대한 Gc의 영향은 O/I국면이 투입되었을 때는 유의하지 않았지만(β=.154, p>.05), O국면이 투입되었을 때는 유의하였다(β=.174, p<.05). 은유의 Top 2 측정치에 대한 Gf와 Glr의 영향은 O/I국면이 투입될 때와 O국면이 투입될 때 모두 유의하였다. 반면에 은유의 Top 2 측정치에 대한 Gc의 영향은 O/I국면이 투입되었을 때는 유의하지 않았지만(β=.141, p>.05), O국면이 투입되었을 때는 유의하였다(β=.159, p<.05).
이러한 결과는 창의성에 대한 Gc의 영향이 지적개방성의 투입 국면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경험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지각된 지능을 반영하는 지적국면과 Gc의 높은 공분산이 창의성에 대한 Gc의 영향을 과소추정하게 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지적국면과 상대적으로 낮은 상관을 보이는 Gf와 Glr의 창의성에 대한 영향은 지적개방성의 투입 국면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 이는 창의성과 지능의 관계에 대한 지적개방성의 영향을 고려할 때, 지적개방성 검사 척도와 관련된 논의가 선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이 연구의 의의는 창의성 측정방법과 내용 그리고, 지능 하위요인과 지적개방성 국면의 상호관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창의성과 지능의 관계를 보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는 이론적 경험적 근거를 마련하였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