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우리의 마을 생활영역은 지금보다 인간적 스케일에서 이웃과의 소통을 유지하는 골목길, 정자등 공유공간을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양적개발에 치우친 대규모 아파트 주거단지는 고층고밀의 공간구성으로 인해 단지 내서 공용공간의 규모는 커져있으나, 실제적 공용공간의 영역설계에 있어 부족한 면이 있다.
우리나라에 서구식 주거유형이 들어온 이후, 국토개발의 시작과 급속한 산업발전에 따르는 주거수요에 힘입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집합주거유형은 어느 순간부터 ‘아파트’로 인식되었다. 이런 주거인식은 인구의 도시집중화 현상과 도시주거의 양적개발 등 여러 원인들로 인해 고층형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현재까지 이어져 왔다. 그러나 점차 양적공급이 아닌 질적공급에 주거의 초점이 맞추어지고, 지금까지 주거유형의 대부분을 차지하였던 고층아파트의 취약점들이 드러나면서, 아파트 배치방식에 관한 개선과 새로운 주거유형에 관한 연구들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저층집합주거로 된 새로운 주거 유형의 시도는 LH의 판교지구 운중블록 공동주택 국제설계경기로 시작되었다. 이후 LH의 강남보금자리지구에서 국제현상이 실시되었는데 그중 판교에서도 당선되었던 야마모토 리켄의 A3BL이 당선되었다. 야마모토 리켄은 판교 운중 단지 이전부터 사용해왔던 영역구성방식을 발전시켜 강남보금자리주택에서 클러스터 형태의 영역구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판교보다 대한민국의 현실에 조금 더 가까운 집합주택 형식의 영역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성남시 태평동의 경사지 주거 지구는 첫 도시계획에 따라 계획되었던 주거단지다. 하지만 과거의 계획은 태평동의 경사지형을 고려하지 않은 채 평면 격자형 가로로 계획되었고 주거의 질보다 양적공급에 초점이 맞춰진 열악한 주거환경을 가지고 있다.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한 도로의 주차장화, 공용공간의 배제, 공원의 부족과 슬럼화, 골목길 주차로 인한 외부공간 감소 등의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의 상실같은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이런 태평동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재 태평동 주거지역의 현황을 확인해야 하고 지역의 영역구성·공간구성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낙후되어 있는 주거지역을 재생하기 이전에 이런 사전조사가 선행되어야 점진적 재생이 진행될 때 현재의 영역성을 해치지 않고 주민들에게 위화감을 덜어주며 더 나은 주거환경을 제공할 수 있으며, 기성시가지의 정체성·장소성을 지킬 수가 있다고 생각된다.
연구의 진행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연구의 범위를 태평동 주거환경개선지역으로 한정하고 우리의 영역의 영역모형이론연구에서 O. Newman에 따라 영역은 공적, 반공적, 반사적, 사적 영역으로 분류된다. 그리고 반공적, 반사적 영역을 묶어 공유영역이라고도 정의한다. 이 공유 영역에 대한 건축적 적용으로서 자신의 영역이론에 따라 건축설계를 하였던 건축가 야마모토 리켄을 대상으로 하여 그의 영역과 이에 따라 계획하였던 건축 사례들을 분석하여, 어떻게 적용되었는지에 대해 분석·정리한다.
태평동을 분석한다. ⅰ)지형적 특성에 대한 분석, ⅱ)필지에 대한 분석, ⅲ)블록에 대한 분석, ⅵ) 가로의 유형에 대대해 분석하고 영역적, 공간적, 물리적 특성을 정리하여 유형별 특성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도출된 자료를 토대로 태평동의 영역을 조사·분석하여 적절한 도시주거의 재생범위를 확인하고, 그 범위에 따른 유형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그 유형이 대상지에 적용된 경우의 영역적·공간적 변화를 추정하고 도면화 하였다.
연구는 지형의 경사도가 심한 도시위에 평면 격자형 가로형태 도시조직의 건축적 활용을 통해 주거블럭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상호소통의 매개적 역할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하나의 블록단위와 형태로서 영역적인 부분만을 검토하는 데 그친 한계가 있다. 따라서 물리적 요소와 함께 인문사회적인 요소를 동시에 고려하는 후속연구의 진행이 필요하며, 다른 유형과 범위에 대한 영역적인 분석과 다양한 제안이 필요하다. 도시의 영역적·공간적 환경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주거건축의 양적·질적 개선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도시주거 유형의 제안을 통해 주거재생의 더 많은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