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준 소설의 '정동' 연구—『당신들의 천국』을 중심으로

정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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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정미숙 (한국해양대학교)

저널정보: 한국비평이론학회 비평과이론 비평과이론 제27권 제1호

발행연도: 2022.2

수록면: 167 - 193 (27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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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이청준 소설의 대표작인 『당신들의 천국』을 대상으로 ‘정동’(affect) 연구를 목표로 한다. 『당신들의 천국』은 ‘문둥이’라고 불리는 한센인을 주요 작중인물로 삼아 소록도에서의 그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 『당신들의 천국』의 고유한 특성과 치열한 주제 의식은 ‘문둥이들’의 몸에서 비롯한 ‘정동’에 있다. ‘정동’은 몸을 가진 자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그들과 관계 맺는 세계와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심화, 확장되는 감정이자 총체적 행동 양식인 까닭이다. 정동의 발생과 전이, 생성과 소멸 과정을 추적하면서 『당신들의 천국』이 담보한 정동 정치와 소설 미학적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소록도’를 지배하는 정동은 ‘문둥이’라는 아픈 몸에서 발생한다. ‘문둥이’라고 불리는 기괴한(uncanny) 몸은 소외와 핍박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원인이자 결과이다. ‘문둥이’라는 몸이 발현하는 절망적 공포의 정동은 외부의 자극적 시선과 착취에 노출되면서 ‘잔혹’으로 변형된다. 잔혹이란 공격적 정동은 성기 도려냄, 단종수술, 강간으로 표출된다. 탈출/자살과도 연계된다. 잔혹한 정동 서사는 소록도를 지배하는 비극적 정동이다. 조원장은 ‘축구’ 시합 참여와 ‘소록도를 탈출하자’는 도발적인 제안으로 원생들에게 자신감과 욕망이란 정동을 불어넣고자 한다. 원생들은 축구를 통해 몸을 증명하고 자신감으로 활력을 되찾는 듯 하였으나 바다 간척이라는 난제 앞에 좌절한다. 무리한 노동 과정에서 잇따르는 사고와 죽음은 문둥이 주제에 욕심을 내었다는 수치심과 원한으로 깊어진다. 뜨겁게 함께 맹세한 동지 의식은 부정되고 문둥이와 건강인으로 몸은 다시 구분된다. 몸에 갇힌 그들의 꿈은 미완의 정동 정치에 그친다. 조백헌이 사라진 소록도는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어 한 변화를 일궈낸다. ‘서미연’은 소록도 변화를 표상한다. 그녀는 수세적인 정념 너머 자유와 욕망이란 열린 정동 자세를 취하고 실천한다. 서미연은 허구의 장벽(문둥이 혐오)을 허구의 전략으로 넘어서고자 한다. 온 마을 사람들의 동경의 시선을 기꺼이 감내하며 ‘혼인 잔치’를 축제의 마당으로 바꾸는데 주연(主演)을 자처한다. 소록도의 신화는 이곳에 사는 원생들과 서미연으로 대표되는 지성과 용기를 겸비한 젊은이들, 그리고 손님처럼 스며든 조백헌을 비롯한 타자들이 모여 일구어 나가고 있다.

This study aimed to research ‘affect’ in Lee Cheong-jun’s novel, Your Heaven. Here, the affect indicates an emotion in connection with the bodies of lepers. It underlies the unique characteristics and strong theme of the novel. Tracking the generation and transition of that emotion would help determine the politics of affect as an outlet to communication and reconciliation, clarify aesthetics of Lee Cheong-jun’s novels, and find out a new contemporary meaning of those writings. Set in Sorokdo, the novel depicts that patriarch Hwang is a typical figure who reveals what the most dominant affect of the island is really like. Inmates in the island are people who were living under alienation and suppression. By the way, they even faced fear as their bodies got caught in an uncanny situation, that is, Hansen’s disease. That fear is then essentially changed to cruelty which is the very affect that is a divine punishment forced by leprosy and an emotion that dominates Sorokdo. Hard to adapt himself to such unique emotion, Cho Baek-hyeon starts so-called affect politics in order to revitalize Sorokdo. Under a provocative motto ‘Escape Soroko’, he urges his inmates to participate in football games, seeking to imbue a different affect in them who are bodily abnormal. For the inmates, the biggest motive for playing football is their aspiration to demonstrate how still well their bodies are functional, which also has something to do with the future of their offspring. The aspiration ends up in being half successful. Playing football makes the patients restore trust in themselves. But it fails to encourage them to cross the ocean. Moreover, natural disasters become another barrier. In despair, the inmates are getting to feel more resentment and hatred. Consequently, affect politics finishes unaccomplished. Cho Baek-hyeon comes back to Sorokdo, and finds that gradual progress is being made there despite prejudice and conflicts still remain. He discovers that the island is not like a kingdom ruled by chief of the hospital any more, but becoming a place of harmony with dreams of new order. Marriage between Yun Hae-won and Seo Mi-yeon is the most representative and compelling incident of how Sorokdo is changing. Seo Mi-yeon is planning a wedding party at her own will and following her own desire. Based on the plans, she is active and confident in transforming Sorokdo into a whole large village of new communal identity without dividing parts of the island depending on whether they are for patients or non-patients. Now, Sorokodo is writing new myths of its own thanks to joint efforts from the inmates, intellectual and courageous young persons including Seo Mi-yeon, Cho Baek-hyeon who came in like a guest, but got involved, and ourselves.

#이청준 #정동 #잔혹 #정체성 #혐오 #원한 #Lee Cheong-jun #affect #cruelty #identity #hat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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