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되는 역사와 부유하는 기억들 - 3.1운동 서사를 중심으로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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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유형: 학술저널

저자정보: 이민영 (세종대학교)

저널정보: 한국현대문학회 한국현대문학연구 한국현대문학연구 제58집

발행연도: 2019.8

수록면: 55 - 88 (34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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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직후 한국사회는 3.1운동을 기념하는 과정에 몰두한다. 국가건설 담론의 자장 하에서 3.1운동을 기념하는 것은 곧 과거의 기억을 현실적인 이념의 계보로 환원하는 과정이 되었다. 따라서 해방직후의 3.1운동 기념식은 과거를 기억하는 과정인 동시에 해방된 현실을 향한 것이기도 했다. 본고는 이와 같은 해방기 3.1운동 기념식의 특수한 의미를 전제로 기념의 서사와 그 이면에 놓인 과거의 기억들에 주목하고자 한다. 근대적인 국민국가의 역사에서 낙오된 채로 망각된 식민과거의 기억은 육체에 각인된 고통의 기억으로 혹은 광기어린 저항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억의 순간을 통해 우리는 신성한 민족대표의 얼굴이 아닌 세속적인 욕망을 지닌 개인들과 폭력 앞에서 고통 받고 이를 두려워하는 3.1운동의 주인공들을 발견하게 된다.
김남천의 「삼일운동」은 삼일운동의 진행 과정을 재구성하면서 전민족적 저항으로 표상된 3.1운동의 기억에 종교 간의 갈등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개인들의 갈등을 통해 구체화되는 3.1운동은 총 소리와 피 흘림으로 기억되는 고통의 상황으로 재현된다. 기념극의 현장감 속에서 다시 재연되는 3.1운동의 만세소리는 과거의 것이 아닌 현재의 국가건설론으로 전이된다. 3.1운동을 기념하는 공연은 역설적으로 그것이 아직 완료되지 못했음을 상기시킴으로써 3.1운동의 역사화 과정을 지연시키는 것이다. 함세덕의 「기미년 삼월 일일」은 3.1운동의 전개과정을 실존 인물들을 중심으로 다시 재연해내는데 집중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3.1운동은 태화관에서 일어난 33인의 선언의 장면이 아닌 탑골공원의 시위로 서사화 된다. 필연적인 불가능성을 목격하고 불가능한 성공에 도전하는 개인들의 모습은 시위 장면을 통해 극적으로 강조된다. 그리고 이는 폭력적인 제국권력에 의해 희생된 이름 없는 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준다. 유치진의 「조국」은 우익 중심의 민족담론을 체현하는 과정에서 3.1운동에 참여하는 일본 헌병이라는 비현실적 결말을 완성해낸다. 하지만 급격하게 민족의 주체로 변모하는 인물들 사이에 놓인 간극 속에서 만세운동을 지연시키는 개인들의 공포와 두려움을 목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해방기 3.1운동을 기념하는 연극들이 지닌 의도하지 않은 효과라 할 수 있다.
과거를 기념하여 안정된 역사로 전유하는 것에 실패한 서사들은 과거의 기억들을 오히려 현재로 호출하여 다성적인 기억을 완성해낸다. 그 속에서 발견되는 독립운동의 주체들은 하나의 조선인, 혹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환원될 수 없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3.1운동 과정에 놓여있던 공포와 불안의 기억을 다시 기억하게 해준다. 이들의 모습을 다시 발견해냄으로써 국가주의적 담론으로 수렴될 수 없는 3.1운동의 장면들을 목격할 수 있게 된다. 기념되지 못한 과거의 3.1운동을 복원함으로써 조국을 위한 희생으로 일원화될 수 없는 개인들의 죽음과 고통을 다시 애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After liberation, Korean society immersed themselves in commemoration of 3.1 Movement. Within the Scope of Nation–Building discourse, Commemoration of 3.1 Movement means the process of reducing past memories into present ideological genealogy. Therefore, the commemoration of 3.1 Movement is for the remembering the past anticolonial action, at the same time, it is for the rebuilding present political legitimacy. Based on the specific meaning of commemoration of 3.1 Movement, This article focused on the memories that cannot be spoken and stay beyond narrated history which designed to celebrate 3.1 Movement. Memories that are not conceived as official history appeared with shapes of pain that are stamped on individual bodies and insane resistances which cannot be explained with reasonable history. In these memories, it helps us to discover the people who are oppressed and discouraged during 3.1 Movement.
Reconstructing the process of 3.1 Movement, 3.1 Movement (Kim Nam-Chun) embodies the confliction between religions instead the united national resistance. And it restored the memories of horrible gunfire and bleeding body. Through the sense of realism, the reproduced 3.1 Movement inverted to the present situation which concentrated on process of the building nation-state. Currentized 3.1 Movement makes ironically impossible to historicize the memories of 3.1 Movement, because it is cannot come to a close. The play of Ham Se-Duk reenacts the actual process of 3.1 Movement. And with this endeavor to reenact the past events, the play is possible to reveal the folded scenes of 3.1 Movement which cannot be shown in the scenes of Declaration of Independence. Chaotic demonstrations in narrations of 3.1 Movement reveals the impossibility of success of 3.1 Movement. And it delays people to participate Manse Movement. Yoo Chi-jin materialized the inner conflicts of a student who was supposed to participate in 3.1 Movement as a new generation.
The failed narration to commemorate of 3.1 Movement, summons a present meaning of the anticolonial movement. It shows the subject who are not reduced into citizen of nation-state. The narratives help us to understand the fear and anxiety inside of stable history and mourn the people who have been disappeared in process of the national project that had made people to the sacred subject.

#김남천 #함세덕 #유치진 #역사 #기억 #애도 #기념식 #Kim Nam-Chun #Ham Se-Duk #Yoo Chi-jin #history #memory #condolence #commemoration

〈국문초록〉
1. 3.1운동의 기억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2. 육체에 각인된 고통의 기억과 불가능한 기념식
3. 두 개의 만세운동과 비이성적인 폭력의 기억들
4. 지연되는 선언과 속화된 만세운동의 기억
5. 재현되는 3.1운동, 불순한 독립운동의 주체들
〈참고문헌〉
영문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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