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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정보
어문연구학회 어문연구 어문연구 제96권
발행연도
2018.1
수록면
171 - 200 (30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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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폭력의 의미를 상대를 제압할 목적으로 쓰는 물리적인 수단을 가리키는 사전적 의미에서 확장시켜, 직․간접적인 완력으로 상대를 압도하거나 무력화하는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것 모두를 폭력이라고 전제하였다. 그리고 그간 고전소설의 연구에서 폭력 양상이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남성이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에 한정하고 있어 그 시각을 넓히는 데에서 논의를 시작하였다. <쳥암녹>의 서사 구조를 살펴보며 절대적 힘을 가진 악인이 여성 주인공을 납치하는 혼사장애요소와 여기서 벗어나고자 하는 주인공들의 애정 성취 과정이 이 작품의 주요 서사임을 확인하였다. 이 과정에서 다양하게 드러나는 폭력의 양상을 담고 있기에 <쳥암녹>이 고전소설 안에 그려지는 다층적 폭력 양상과 의미를 파악하기에 적합한 작품이라고 판단하였다. <쳥암녹>에서는 폭력과 고난의 양상이 단선적으로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측면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가해자가 한 피해자에게 가하고 있는 폭력만이 아니라 개인이 개인에게, 개인이 집단에게, 집단이 개인에게, 집단이 집단에게 때로는 순간적으로 때로는 지속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바가 드러난다. 서사의 주요 골자를 중심으로 이러한 다층적 폭력 양상을 네 가지로 구분하여 면밀히 살펴보았다. 첫 번째, 혼사장애로 작용한 폭력이다. <쳥암녹>의 혼사장애는 집안의 반대가 있을 법한 요소인 남녀주인공이 삼종의 친족지간이라는 문제는 오히려 가볍게 해결이 되고 혼인까지 막힘없이 전개된다. 그러다 급작스레 등장한 괴한, 그리고 그에 의해 신부가 납치되는 초유의 사건이 주인공의 결연을 방해한다. 예상할 수 없었기에 쉽사리 대응할 수도 없는 폭력은 두 주인공의 애정과 혼사는 물론이거니와 이들의 주변 인물들의 삶까지도 송두리째 흔드는 것으로, 작품 전반에 걸쳐 가장 주요한 서사동인으로 작용한다. 두 번째, 애정으로 둔갑한 폭력이다. 이는 개인이 개인에게 가하는 사랑을 빙자한 폭력으로, 해적 무리의 수장인 ‘장군’이 최 소저를 납치하며 시작된다. 장군이 최 소저를 가까이 두기 위해 취한 방법은 무력을 이용한 강제적 탈취이다. 이유가 무엇이었고 이후에 어떤 결과를 가지고 왔는가와 무관하게 그 자체가 엄연한 폭력이다. 상대의 의사에 반하여 물리적 힘을 동원한 강제적 결합의 수단으로 납치를 하고, 이로 인하여 최 소저는 긴 시간 감금에 가까운 생활을 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을 시도를 하는 등 극한의 고통 속에 살아간다. 세 번째, 가정과 사회의 보이지 않는 폭력이다. 이는 개인 대 개인의 억압적 폭력만이 아니라 개인에게 가해지는 가정과 사회의 보이지 않는 폭력 역시 실체가 있는, 폭력 그 자체임을 보여준다. 유 박사 부부는 아들 유생에게, 최 한림 부부는 그 딸 최 소저에게 부모로서 자식들이 가장 힘든 상황에 있을 때 이를 방관하거나 정신적으로 억압하는 형태로 다양한 폭력을 행사한다. 두 집안의 부모는 자식들이 어려운 처지 속에서 재회하여 무사히 귀환한 현실 앞에서 그들을 위로하고 감싸는 대신 효열 사상을 이유로 들어 오히려 그들을 옥죈다. 네 번째, 끝내 척결하지 못 하는 절대악의 폭력이다. 해적 무리, 장군 무리 등으로 칭해지는 이들 일당은 폭력의 당사자와 그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며 폭력을 행사한다. 여성을 그녀가 머물던 세계에서 자신의 세계로 끌어들이는데, 이 과정에서 무력을 사용한 탈취가 이루어진다. 이와 같은 무차별적인 무력의 행사는 <쳥암녹>의 주인공에게 뿐만 아니라 이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더욱 대담하게 재생된다는 점에서 큰 공포를 자아낸다. 더욱 두려운 것은 이들 일당의 진압을 위해 공권력이 투입되지만 그 흔적도 찾지 못하여 여전히 진행 중인 절대악의 폭력을 여운으로 남긴다. 이렇게 다층적으로 그려진 폭력을 통하여 작품의 의미를 찾아보았다. 먼저 혼사장애의 변주를 통하여 흥미로운 서사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혼사장애는 남녀 주인공의 결연 과정을 어렵게 하는 통과의례의 성격을 지닌다. 두 주인공의 신분의 차이, 산자와 죽은 자의 결합, 선대의 원수 등으로 인하여 합치할 수 없는 집안의 문제 등이 혼사장애를 이루는 주요 원인인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삼종지간이라는 친족혼이 작품 전반에 혼사장애인 듯 보이나 오히려 양가 부모가 적극 나서 결혼을 허락하며 무리 없이 혼인이 이루어진다. 숨겨진 혼사장애의 장치는 결혼 첫날 밤 급작스런 괴한의 습격으로 신부가 납치되며 그 이후 강제 분리된 두 주인공이 다시 합치에 이르기까지의 험난한 과정 속에 온갖 폭력적 요소가 이를 방해한다. 이렇듯 기존의 고전소설에서 그려지는 것과 변주된 양상으로 작용한 혼사장애가 작품을 관통하며 흥미롭고 다채로운 서사를 가능하게 한다. 다음으로는 불완전한 결말을 맺으며 오히려 현실적인 모습을 그려냈다는 점이다. 표면상으로는 두 주인공이 어려움 끝에 다시 결연하는 데에 성공하고, 빠르게 안정을 찾으며 행복한 결말에 이르는 듯 보인다. 하지만 언제 닥칠지 모를 절대악 무리에 대한 두려움으로 거처를 옮겨 지내며 불안함을 드러낸다. 실제로 같은 지역에서 그들의 동일한 폭력이 극악한 형태로 반복되어 일어나기도 한다. 이에 유생은 조정에 힘을 빌리어 이들을 잡고자 하나 행방조차 찾지 못하여 악의 축출에 실패한다. 주인공은 벼슬길에 올라 임금에 충성하고, 부모에 효도하며, 부부의 애정이 깊어지고, 후사를 보아 가정의 복록을 이루며 완전한 결말에 이르는 듯하다. 그러나 영원히 해소되지 않는 절대악으로부터의 보이지 않는 폭력에 시달리며 불완전한, 그래서 현실적으로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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