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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역한문학회 한문학논집(漢文學論集) 한문학논집(漢文學論集) 제41권
발행연도
2015.1
수록면
73 - 114 (42p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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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겸익은 명말청초 문단의 영수였다. 그는 평생 동안 명말청초의 주요 문인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으며, 특정 詩派를 선도하기도 했다. 그의 문학론과 비평론은 전후칠자의 의고주의를 적극 비판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으며, 해박한 학식과 문학적 재능을 바탕으로 󰡔열조시집󰡕을 비롯한 방대한 저작과 개인 문집을 남겼다. 이 때문에 그의 한시는 중국과 조선에서 모두 많은 문인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조선후기 문인들이 전겸익과 그의 한시를 받아들이는 데에는 큰 걸림돌이 있었다. 바로 그가 청나라에 항복하고 잠시나마 청나라 조정에서 관직을 지냈으며, 일부 저서에서 우리나라 문인들을 비하했다는 사실이다. 그리하여 조선후기 문인들의 전겸익 한시에 대한 관심은 그의 처신과 행적에 대한 비호감을 문학 작품과 연계해서 볼 것인지, 구분해서 평가할 것인지에 따라 일차적으로 호불호가 나뉘었다. 여기에다가 전겸익 한시의 미적 특질과 문학성에 대한 세부적인 의견 표출이 가미되었다.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조선후기 문인들이 전겸익 한시에 보인 관심의 양상과 그 의미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조선후기 문인들의 전겸익 한시에 대한 관심의 양상은 시기별로 차이를 보였다. 먼저 17세기 후반~18세기 초반은 전겸익 한시에 대한 관심이 막 일어나던 시기였다. 이어서 18세기 후반~19세기 초반에는 전겸익의 저작이 널리 유통되어 그에 대한 관심이 보편화되는 가운데, 한시 작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그리고 19세기 후반에 이르면, 전겸익 한시에 대한 관심은 이전보다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그의 한시는 경향 각지에서 꾸준한 관심을 받았다. 둘째, 조선후기 문인들의 전겸익 한시에 대한 관심은 문인별로 다양한 성향을 보였다. 조선후기 문인들의 전겸익 한시에 대한 평가는 그 인물에 대한 호불호와 복잡하게 얽혀있었다. 즉, 어떤 이들은 전겸익의 처신에 대한 비호감이 그의 작품에 대한 경멸로 이어지기도 하였고, 어떤 이들은 그의 인물됨과 작품을 구분하여 수용하였으며, 어떤 이들은 그의 작가적 면모와 작품을 적극적으로 추숭하기도 했다. 셋째, 조선후기 문인들은 전겸익 한시의 미적 특질과 문학성에 대한 수준 높은 인식을 지니고 있었다. 조선후기 문인들은 전겸익 한시 중에서 가장 문학성이 돋보이는 시체의 종류, 시문집별로 드러나는 시풍의 차이, 특정 작품의 풍격 등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또한 전겸익 한시가 우수하다고 생각하거나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때에도, 그 나름대로의 이유를 명확히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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