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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건의 <무영탑>은 낭만적 사랑을 그린 통속적 역사소설이다. 대부분의 선행 연구가 민족주의 사상을 드러낸 훌륭한 역사소설 혹은 ``신흥``을 표현한 예술가소설, 고상한 사랑을 형상화한 품격 있는 연애소설 등으로 규정해 왔지만, 작품의 실제에 비추어 동의하기 어렵다. <무영탑>의 주된 서사 구조는 서로 개별적인 주만과 아사녀의 스토리- 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주인공인 주만은 아사달을 맹목적으로 사랑하며 그로 하여금 자신들의 관계를 운명적 사랑으로 의식하게 만든다. 아사녀는 남편인 아사달을 만나고자 하는 일념으로 온갖 고초를 겪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두 여인의 서사를 중심으로 하여 <무영탑>은 통속적인 낭만적사랑을 그린 작품이 된다. 이 소설의 이러한 특성은, 작품세계의 추상화와 주요 인물들의 기능화, 서사의 주요 국면에 구사된 우연들에 의해 한층 강화된다. 내용 면에서 볼 때 민족주의적인 의식이나 예술가소설적 특성 또한 발견되기는 하지만, <무영탑>의 주요 주제효과는 통속적인 낭만적 사랑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본격적인 작품론의 견지에 설 때, 구체적인 텍스트 분석에 기초한 이러한 판단이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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