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불사조와 산비둘기」는 종종 영시 중에서 가장 난해한 작품 중 하나로 불린다. 따라서 많은 비평가들은 이 작품에 대해서 서로 다른 해석과 주장을 펼쳐왔다. 약강사음보라는 독특한 운율체계를 가지고 있는 이 작품은 사랑 때문에 함께 죽었기에 고귀한 사랑으로 영원히 이름을 남긴 이름 모를 연인들의 장례식을 다루고 있다. 작품에서 불사조는 사랑을 상징하며 산비둘기는 정절을 대변한다. 하지만 수많은 추측과 제안에도 불구하고 이 두 연인이 과연 누구인지는 여전히 신비에 싸여있다. 심지어 작품의 첫 번째 부분에 등장하는 새들의 정체에 관해서도 모두가 동의하는 해답은 아직도 나오지 않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불사조는 전통적인 인식과는 달리 여성이며 부활에 대한 명확한 약속이 유보된 채 죽고, 남성인 산비둘기는 그녀를 태우는 불꽃 안에서 함께 죽을 정도로 그녀를 흠모하고 있다. 두 연인은 죽음을 통해서 하나가 된다. 그들은 분명히 구분되는 두 개체임에도 본질적으로 하나라는 것이다. 그동안 신비하고 역설적인 구절-“하나의 본질에 두 이름이 있어” -에 대한 (기독교의 삼위일체를 포함한) 많은 철학적, 신학적 해석이 제시되었다. 하지만 동양철학, 특히 도교 사상을 통하여 작품의 핵심에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타당해 보인다. 본 논문은 작품 드러내는 문제점들이 무엇인가 확인하고 비평가들이 어떻게 이러한 문제들을 다루었는지 살펴보면서 그 중 일부에 대해서 필자의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작품의 의미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