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양명학의 형성과 전개 문제 그리고 한국양명학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중국양명학파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에 「중국의 양명학파 연구 경향에 대한 분석과 비판」이란 선행논문에서 양명 생존 당시 王畿로부터 시작하여 명말청초 黃宗羲를 거쳐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진행된 중국양명학파의 분화와 전개 문제와 관련하여 진행된 중국?대만?일본에서의 연구 경향을 분석하였다. 이어 본 논문에서는 1990년대부터 최근 2000년대 중국에서 진행된 중국양명학파 연구의 경향과 문제점들에 대해 고찰해 보았다. 1980년대 시작된 중국의 개혁개방의 요구, 문화대혁명에 대한 역사 반성, 다른 나라와의 왕성한 학술교류, 宋明理學 原典의 交點?정리와 연구 저작들의 대량 출판 등의 학술 분위기 속에서 ‘중국양명학파’에 대한 연구 또한 활성화 되고 많은 결실을 거두었다. 특히 『李贄文集』(2000), 『黃宗羲全集』(2005), 陽明後學文獻叢書 10권(2007) 등 양명학파 관련 문집이 간행되고, 『王學通論』(楊國榮, 1989), 『陽明學的形成與發展』(錢明, 2002), 『陽明後學硏究』(吳震, 2003), 『明代王學硏究』(鮑世斌, 2004), 『良知學的展開』(彭國翔, 2005) 등과 같은 양명학파와 관련된 연구서들이 다수 간행되었다. 이 시기의 연구 경향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990년대 전후의 陳來와 楊國榮의 연구, 2000년대 일본유학파인 錢明과 吳震의 연구, 2000년대 중국국내파인 鮑世斌과 彭國翔의 연구이다. 1980년대 이전에는 명대에 시작된 王畿와 黃宗羲의 양명학파 분류 방식과 관점 지속적으로 반영되고 있었으나,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황종희의 지역적 분류 방식보다는 왕기와 같이 사상적 특성에 따른 분류 방식이 주를 이룬다. 예컨대 楊國榮과 吳震은 양명학파를 좌·우파로 나누는 朱謙之와 ?文甫, ?文甫의 입장을 발전시켜 三派로 나눈 岡田武彦의 입장과 유사한다. 그리고 錢明과 鮑世斌은 ‘本體―工夫 문제’를 기준으로 양명 후학을 분류한 唐君毅와 유사한 입장에서 양명학파를 분류한다. 나아가 陳來는 양명의 공부론에 따라 양명학파를 6개 파로 분류하고 彭國翔은 이를 발전시켰다. 이들은 모두 爲學宗旨 및 본체와 공부의 상관성, 양지 이론 등에 있어서의 사상적 차이와 특성을 근거로 양명학파의 분화 문제를 다루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비판적 입장에서 이전의 관점과 방식을 계승ㆍ발전시켜 나감으로써 양명학파의 분화 및 특성과 관련된 많은 문제들을 폭넓게 그리고 심도 있게 해결하였다. 그러나 과도한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 시장경제의 도입으로 인한 인간소외와 빈부갈등 문제 등과 같은 오늘날의 절박한 시대문제와 관련된 중국양명학파 연구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한 한계점을 지니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