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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명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는 왕양명이 開悟한 良知로부터 출발한다. “虛靈不昧 衆理貝而萬事出. 心外無理, 心外無事”로 표현되는 良知(心)는 양명학의 세계관ㆍ인생관이 구현시켜 내는 세계의 보편적ㆍ궁극적 實在요, 생성ㆍ변화의 主宰요 인식ㆍ실천의 主體요, 가치ㆍ도덕의 來源이다. 따라서 양지는 그의 학설의 최고개념이며 궁극적인 話頭로서, 양명학은 良知哲學이라 말할 수 있다. 退溪와 같이 양명학이 佛學이라고 비판하는 학자들도 있거니와, 徐復觀은 양명이 양지를 虛靈不昧라고 말한 데 대해, 이는 증澄觀이 말한 靈知와 圭峯宗密이 말한 不昧에서 유래했다고 말한다. 또한 양명은 자신의 양지를 불학의 本來面目에 비유하면서도, 불학의 본래면목은 방편적 설법이며 유학에서 말 하는 양지가 참된 본래모습이라 말한다. 불가의 본래면목은 선악에 대한 思念을 단절해 버림으로써 간직되는 本來淸淨心이라면 유학의 양지는 시공에 따라 바름을 실현하는 本來倫理道德心이기 때문이다. 양명의 心外無理ㆍ心外無事ㆍ心外無物說의 각도에서 바라보면 양명학의 心과 불학의 心은 유사 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그러나 불학의 심은 善意志나 志向性이 없는 단순한 空寂心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現實否定心이요 寂滅心이다. 반면 양명학의 심은 적극적인 現實肯定心이요 倫理道德心이다. 어떤 학자들은 양명의 靜坐法이 불학의 정좌법과 같으며, 致良知(四句敎)의 교육은 불학의 漸敎와 頓悟를 닮았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양명학의 입장에서 말하면, 정좌법은 맹자의 收其放心法이요, 그 정신은 養浩然之氣에 근거한다. 致良知의 교육은 공자의 下學而上達을 계숭ㆍ발전시킨 것이다. 개괄하여 말하면 왕양명의 학문정신과 방법은 유학의 實有槪念에 근본을 두고 불학의 空槪念을 빌려, 유학의 理想境인 “尊德性而道問學, 致廣大而盡精微, 極高明而道中庸’을 실현하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양명학에 대한 불학의 긍정적 영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양명학이 공맹유학의 정신을 더욱 높은 차원의 경지와 방법으로 계승ㆍ발전시켰다는 데 더욱 주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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