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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학교의 보건과 복지-교또조선학교의 보건실의 사례로

오영호

번역 : 박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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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이문화간교육(異文化間教育)이라는 학술지에 발표된 오영호 선생님의 이 논문은 글머리에 설명되어 있다시피 일본 교토시에 위치한 교또재일조선초급학교에 보건실이 설치되는 과정과 그 후 일어나는 교토 지역 내 조선학교의 변화를 다루고 있다일반 학교에서는 당연한 것이 소수집단 교육기관 안에 존재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자원과 헌신그리고 집단 스스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이러한 이야기는 읽는 이들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층위로 읽힐 수 있을 것이다글을 먼저 읽은 사람으로서 이 글을 통해 보아주었으면 하는 층위를 세 가지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첫째재일조선학교에 대한 흥미로서의 층위이다이 글에서 다루는 조선학교라는 교육기관은 한국 사회에서 흔히정대세나 안창림과 같은 스포츠 선수의 이름과 함께 언급되곤 한다일제강점기부터 뿌리를 지닌 조선학교는 남··일의 역사적 질곡 속에서 북한학교라고 불리기도 했고일본 내 극우단체들의 정치적 표적이 되기도 했다김철민 감독의 2021년 다큐멘터리인 <나는 조선사람입니다>는 이러한 조선학교의 위치와 함께 논문이 다루고 있는 학교의 구체적인 이야기를 보여준다이 글을 읽고 조선학교에 대한 궁금함이 생겼다면 이어서 김철민 감독의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주요 연구참여자였던 박금숙 씨의 목소리보건실이 설치된 학교의 풍경그리고 박금숙 씨의 아들 R이 조선학교 안에서 어떻게 성장해 갔는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학교와 지역사회 커뮤니티의 사회적 역동을 보여주는 한 사례로서 층위이다이 글을 처음 발견하고 번역을 시도했던 것은 학교변화를 위한 리더십과 조직개발이라는 대학원 수업에서였다학교 내 리더십 관련하여 교장 혹은 교사의 리더십이 주로 언급되는 연구들 속에서 학교를 둘러싼 커뮤니티 리더십의 사례를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운 좋게 이 논문을 발견하게 되었다. 2022년을 기준으로 조선학교는 일본 전역에 60여 개가 운영되고 있다그리고 이들 학교는 각 학교가 위치하는 지역의 재일조선인 커뮤니티는 물론조선학교를 지원하는 일본인 단체들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이 논문 역시 보건실이 설치될 수 있었던 공로를 학교장보다 꽃봉오리라는 일본인 중심의 지원단체사토라는 전직 일본인 보건교사박금숙 씨 등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사람들로부터 찾고 있다이러한 관점은 학교 변화를 이끈 주체로서 커뮤니티를 발굴해 낼 뿐만 아니라 학교의 사회자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셋째재일조선인 당사자로서 저자의 위치성이라는 층위이다이 글을 쓴 오영호 선생님은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 조선학교에서 수학한 조선학교 출신 재일조선인이다재일조선인으로서 당사자성을 가진 저자이기에 왜 사토씨에게 학교 관계자들이 상담을 신청할까에 대한 질문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동시에 저자는 당사자로서의 당연하지 않은보건실이라는 존재를 교육권과 생명권이라는 보편인권과 연결해 전체 논의의 타당성을 확보한다이 과정에서 정치적 의도인종주의식민주의를 짚고 넘어가면서도 조선학교의 법적지위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집중한다이러한 서술전략은 조선학교 출신의 연구자로서 수많은 논리를 쌓고 허물기를 반복한 끝에 얻어낸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본다그의 깨달음은 작은 사례연구에서 보편적 논의를 고민하는 연구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조선학교는 논문이 언급하다시피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을 다시 들여다보게 하는 독특한 교육기관이다부디 이번 번역이 관점의 전환과 당연을 고찰하고 싶은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첨부파일 : 외국인학교의 보건과 복지-교또조선학교의 보건실의 사례로_박혜경.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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