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단열재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및 그린리모델링 사업 활성화를 지원할 단열 신소재로서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러나 진공단열재의 장기 단열성능 저하 현상에 대한 우려와 사용 수명에 대한 제품의 품질 기준 미정립으로 인해 진공단열재 보급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 연구는 진공단열재의 본격적인 국내 건설시장 진입을 위해 진공단열재의 장기 단열성능을 평가 및 검증할 수 있는 시험 절차로서 건축용 진공단열재의 가속 시험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기 중의 가스 및 수증기가 진공단열재 내부로 천천히 투과되며 진공단열재 내부의 가스 압력이 증가하고, 단열 성능은 저하되기 시작한다. 이와 같은 진공단열재의 경시변화(經時變化)는 매우 느리게 발생하므로, 환경 인자 제어가 가능한 실험실 환경에서 고온고습 조건을 이용하는장기 단열성능 가속 시험법은 현 시점 합리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여러 국가에서 운영 중인 진공단열재 국제표준에서도 장기 단열성능에 대한 경시 변화를 촉진시키는 가속 시험법을 활용하여 장기 단열 성능을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최근 개발 진행 중인 Draft International Standard(ISO/DIS) 16478(이하 ISO/DIS 표준(안))에서도 다양한 부속 시험으로 시험 방법을 구성하여 시험별로 최소 6개월(180일) 이상 소요되는 가속 시험법을 규정하고 있다. 향후 ISO/DIS 표준(안)이 ISO 국제표준으로 최종 등록되면 무역기술장벽 협정에 의거 대부분의 내용 그대로 KS 국가 표준으로 공표될 예정이다.
본 연구에서는 국내 제품화 기술 실정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평가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ISO/DIS 표준(안)의 가속 시험법과 평가 방법 일원화, 절차 간소화 및 소요 시간 단축 방안 등에 대해 시험적으로 고찰하였다. 이를 위해 가속 시험법에 필요한 주요 장비를 구축 및 개발하고, 흄드실리카 및 글라스울 진공단열재에 대해 다양한 부속시험을 수행하였다. 먼저 흄드실리카 및 글라스울 진공단열재별 열전도도와 내부압력 사이의 상관관계를 도출하였다. 그리고 진공단열재의 내부압력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기 가스인 건조 공기와 수증기에 대하여 외피재를 통한 건조 공기 및 수증기의 투과 성능을 평가하고, 장기 경시변화 예측을 위한 가속배율계수를 산정하였다. 이때 표준 조건 23°C, 50% RH와 네 가지 가속 조건(① 50°C, 70% RH, ② 40°C, 19% RH, ③ 60°C, 7% RH, ④ 80°C, 3% RH)에서 진공단열재의 열전도도 및 내부압력 변화율을 측정하였다.
건조 공기는 높은 온도에서 더 빠르게 진공단열재 내부로 침투하게 되며, 진공단열재 외피재를 투과하는 수증기량은 진공단열재의 내외부 압력차에 영향을 받는다. 즉, 높은 온도 및 수증기압 차이를 이용하면 건조 공기, 수증기의 투과 속도를 빠르게 조절할 수 있다. 본 논문에서는 국제표준에서 인용할 수 있는 가속 조건 중 가장 높은 온도(80°C)를 사용하여 반응속도를 촉진하고, 높은 상대습도(70% RH) 조건을 인용하여 진공단열재의 단열 성능에 대한 경시변화 현상을 가속화하였다. 고가속 조건(80°C, 70% RH)에서 필요한 최소 컨디셔닝 기간을 산술적으로 산정하고, 시험을 통해 고가속 조건에서 진공단열재의 열전도도 측정값을 확보하여 25년 경과 시점의 장기 경시변화값을 산출하였다. 그리고 개발 중인 ISO/DIS 표준(안), 표준 조건에서 장기 추적한 경시변화 값과 비교 검증을 실시하고 장기 경시변화 추정값 간의 유사성, 타당성 등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고가속 조건(80°C, 70% RH)을 활용한 가속 시험법 적용 시 ISO/DIS 표준(안)에서 규정한 장기 단열성능 최소 품질 기준(0.0100 W/mㆍK 미만, 0.8 m2ㆍK/W 초과)을 모두 충족하였다. 그리고 네 가지 가속 조건을 사용하는 가속 시험법과 장기 추적검사에 따른 25년 뒤 경시변화 추정값 사이의 유사성 또한 확보하였다. 따라서 진공단열재의 장기 단열성능 평가방법으로 본 연구에서 고찰한 고가속 조건(80°C, 70% RH)의 가속 시험법을 적용하면 약 70일의 소요 시간이 요구되는 한 가지 부속 시험을 통해 장기 열전도도 성능에 대한 평가 및 검증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