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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기본 정보

자료유형
학위논문
저자정보

김영화 (부산대학교 )

지도교수
곽차섭
발행연도
2023
저작권
부산대학교 논문은 저작권에 의해 보호받습니다.

이용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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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의 연구 히스토리 (3)

초록·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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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기존 학계에 널리 알려진 에블리야 첼레비(Evliya Çelebi, 1611-1685?)의 『여행기』(Seyahatname)가 표면적으로는 여행기의 형식을 띤 한 사람의 여행기록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오스만르’(Osmanlı, 오스만 엘리트)가 되는 것을 지향한 한 사람이 자신의 열망을 달성해가는 과정을 담은 자전적 전기였음을 주장하는 글이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여행기』는 17세기 오스만 세계의 여러 면모와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 그리고 독자의 관심사 등이 함께 반영된 하나의 여행기라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 연구는 좀 더 심층적인 독해를 통해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의 이러한 특징 외에 작가가 독자에게 최종적으로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당대 오스만제국의 독자들이 본받을만한 일종의 이상적 오스만르의 초상이었다는 점을 주장한다.
에블리야 첼레비는 17세기 이스탄불 출신의 문인으로, 50여 년간 오스만 제국 안팎을 여행하고 『여행기』를 썼다. 『여행기』는 북아프리카와 키프로스를 제외한 오스만 제국 전역과 빈, 타브리즈 같은 인근 국가의 도시에 관한 내용까지 두루 담고 있으므로 그간 17세기 오스만 제국과 그 주변 세계에 관한 정보의 보고로 연구자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또한 최근에는 실증적 사료로서의 가치를 넘어 17세기 당대인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여행기』를 분석할 필요성이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경향이 힘을 얻어 작가인 에블리야 첼레비가 어떤 인물인지에 관해 연구하고, 작품에 반영된 그의 시각과 태도 등을 통해 당대 오스만인의 세계관을 복원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여행기』를 단순한 여정의 나열이 아니라 작가 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는 측면에서는 본고 역시 이러한 문학작품으로서의 여행기 비평과 같은 맥락에 있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는 작가의 여러 인간적 면모들이 다소 파편화되어 언급됨으로써 그의 인물상이 통합적으로 정리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작품에 반영된 작가 의식이라는 것 또한 그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지는 못했다. 본고는 기존 연구에서 철저히 고려하지는 않았던,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그가 지닌 실제 속성이 아니라고 치부되었던 작가의 자기표현에 주목하여, 이것을 실마리 삼아 그가 작품을 쓰는 데 영향을 미쳤던 의식의 발로를 추적하고자 하였다. 본고가 주목한 작가의 자기표현은 작품에서 일관적으로 언급되는 진리 탐구자, 쿨(kul, ‘오스만의 종복’), 네딤(nedim, ‘절친한 친구’), 데르비시(derviş, 수피주의자)의 정체성이다. 에블리야는 이 네 가지 요소를 일종의 미덕으로 그리면서, 자신이 이러한 미덕을 갖춘 사람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본고는 여기서 특히 중요한 것이 그가 스스로를 묘사하는 방식이라고 보았다. 그는 처음부터 완전한 미덕을 가진 인간으로 자신을 그리는 대신, 여행의 경험을 쌓고, 그 과정에서 여러 인물과 사건을 만나고 겪으며 점차 이러한 미덕을 갖추어 나감으로써 하나의 이상적 인간상을 향해 나아가는 인물로 스스로를 그린다. 이른바 ‘자기 만들기’(self-fashioning)의 과정을 통해 작가는 작품 제1권에서 여행의 열망으로 가득 차 있지만, 아직은 부모님께 구속된 어리고 미숙한 한 젊은이가 점차 넓은 세상으로 나가 제국의 이모저모를 보고 여러 사람과 교류하며 다양한 사건을 겪어나간 끝에 작품의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마침내 세속적, 정신적 측면 모두 오스만 사회에서 존경받고 모범이 될만한 이상적 오스만르가 되는 것으로 자신의 페르소나를 구체화하고 있다.
에블리야 첼레비가 묘사하는 오스만르의 인물상은 그가 실제 지닌 지극히 개인적인 자질보다는 대외적으로 내세울 만한 일종의 미덕을 체현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그의 사회적 자아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다시 말해 당대 오스만 사회가 오스만르에 대해 일반적으로 기대한 속성이나 미덕이 있었고, 그가 자신을 이에 맞추려 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에블리야 첼레비는 『여행기』에서 자신의 이상적 페르소나를 통해 당대 오스만 사회가 공유한 오스만르의 조건을 우회적으로 이야기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자신의 평생에 걸친 노력과 행적을 소개함으로써 이상적 오스만르로서의 자화상을 그리고자 했다. 그가 “고통스러웠던” 이 작품의 집필에 집요하게 매달린 이유는 단지 여행의 경험과 정보를 기록하는 차원을 넘어 아마도 그가 현실에서는 완전히 달성하기 어려웠을 오스만르로서의 사회적 자아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에블리야 첼레비의 『여행기』는 한 사람의 여행기록이라는 평가를 넘어 보다 더 깊은 차원에서 오스만르가 되는 것을 지향한 한 사람의 자기 만들기의 과정을 담은 자서전으로 읽힐 수 있다.

목차

서론 1
Ⅰ. 에블리야 첼레비의 삶과 여행 12
1. 출생과 교육 12
2. 여행의 시작 17
3. ‘세계 여행가’와 그의 유산 23
Ⅱ. 이슬람 여행 전통과 17세기 ‘문인 여행가’ 32
1. 지식 탐구와 여행의 가치 34
2. 통치자의 후원과 ‘문인 여행가’ 40
3. 17세기 오스만 제국과 『여행기』의 지평 45
Ⅲ. ‘오스만르’의 세계관과 이스탄불 55
1. 오스만르의 정체성과 제국의 유산 56
2. 술탄의 정의(正義)와 이스탄불의 번영 66
3. 문명의 준거로서의 이스탄불 73
Ⅳ. 파샤(paşa)의 좋은 벗, ‘네딤’(nedim) 81
1. 17세기 오스만 제국의 정치문화와 고관 카프 84
2. 멜레크 아흐메드 파샤와 네딤으로서의 성장 88
3. 후원의 확대 93
Ⅴ. 탁월한 수피, ‘데르비시’(derviş) 101
1. 오스만 제국의 수피 담론과 교육 104
2. 데르비시 일화와 영적 성장 109
3. 꿈을 통한 소통과 소명 의식의 공유 113
4. 지야레트(ziyaret): ‘신이 만든’ 세계의 탐구 117
결론 124
참고문헌 130
Abstract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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