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초등학교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우울 간 관계에서 비합리적 신념과 자기수용의 이중매개효과를 검증하고 성별에 따른 집단 간 경로 차이를 파악하고자 수행되었다. 이를 위해 서울․경기, 대전․세종․충청, 부산․대구, 광주․전남 및 강원 지역의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총 250명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연구대상 중 남학생은 111명(44.4%), 여학생은 139명(55.6%)이었으며, 4학년은 77명(30.8%), 5학년이 83명(33.2%), 6학년이 90명(36.0%)이었다. 모든 자료는 SPSS STATISTICS 23.0과 AMOS 23.0을 활용하여 분석되었으며, 구조방정식을 통한 매개모형 검증 및 성별에 따른 다집단 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최종모형의 각 경로 추정치를 확인한 결과 부모의 심리적 통제는 아동의 비합리적 신념과 우울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동의 비합리적 신념은 자기수용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며, 자기수용은 우울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아동의 비합리적 신념, 자기수용 및 우울 간의 유의한 관련성이 확인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아동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서 비합리적 신념과 자기수용의 매개효과를 확인하기 위하여 Bootstrapping을 실시한 결과, 심리적 통제와 우울 간 관계에서 비합리적 신념과 자기수용은 순차적 매개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심리적 통제를 경험한 아동이 부모가 원하는 높은 성취기준이나 행동양식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비합리적인 신념을 형성하고, 이것이 자기 자신을 비난하고 수용하지 못하게 하여 결국 우울을 경험하게 된다는 심리적 기제가 확인된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아동의 우울에 직접 효과를 나타내는 동시에, 심리적 통제와 우울 간 관계에서 아동의 비합리적 신념과 자기수용의 순차적 매개효과가 나타남을 의미하는 것이다.
셋째, 본 연구의 최종모형으로 검증된 부모의 심리적 통제, 아동의 비합리적 신념, 자기수용 및 우울 간의 구조적 관계가 남녀 집단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살펴보기 위하여 성별 다집단 동등성 검증을 실시한 결과, 성별에 따른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아동의 비합리적 신념과 우울에 영향을 미치고, 비합리적 신념이 자기수용에 영향을 미치며, 자기수용이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서 남녀 차이가 나타나지 않음을 의미하며, 결국 본 연구의 최종모형이 성차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음을 나타낸다.
본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의의가 있다. 첫째,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우울 간의 관계에서 이를 매개하는 아동의 심리적 기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기존의 선행연구에서 부모의 심리적 통제와 아동 우울 간 관계를 매개하는 변인으로 주로 단일변수를 제시한 것과 달리, 본 연구에서는 이를 확장시켜 인지적 매개 변인으로 비합리적 신념을, 정서적 매개 변인으로 자기수용을 동시에 설정하여 통합적인 결과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둘째, 본 연구는 초등교육의 현장에서 아동 우울의 감소를 위한 학교상담과 생활지도의 기초자료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본 연구는 현대사회에서 우울을 호소하는 아동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아동기 우울은 만성적인 문제로 발전될 수 있다는 심각성에 주목하여,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위한 학교 차원의 예방적·치료적 접근 방법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셋째, 본 연구는 성별 다집단 동등성 검증을 통해 아동이 지각한 부모의 심리적 통제가 아동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에서 비합리적 신념을 수정하고 자기수용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성별 차이 없이 동일하게 개입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곧 학교상담 및 생활지도 장면에서 아동 우울의 원인을 탐색하고 개입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 성별과 관계없이 동일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을 밝혔다는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