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의 목적은 우리 시대를 지배하는 미학적 지식의 성격과 그 배후에 존재하는 이념적 내막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현재 미술의 가치생산과 유통시스템을 확인하고 동시대 미술커뮤니케이션 과정의 구성원 간의 이성적인 질서에 대한 함의를 도출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미디어 텍스트의 의미는 단일하지 않고 다양하여, 수용자의 서로 다른 사회적 위치나 문화적 배경은 동일한 텍스트에 대한 해독의 차이를 발생시킨다. 미술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있지만, 대부분 전통적인 예술이론 바탕의 연구들이 대부분이다. 미술의 경우, 그동안 실질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측면의 미디어 수용자 연구가 불가능했던 고귀한 순수예술의 영역이었다.
본 연구자는 단순히 관련 지식의 나열 및 증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에 또 다른 관념론적 논쟁을 피하고자 이미 이론적 성취를 보인 기존의 예술이론만을 근거로 삼진 않았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기반으로 예술이론을 참고하여 비판적 문화연구를 수행하였다. 따라서 이 논문은 먼저 ‘동시대 미술’과 ‘커뮤니케이션’의 일반적 개념을 정의하고 각 개념을 융합하여 미술을 매개로 하는 커뮤니케이션, 즉 ‘미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제안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연구목적의 달성을 위한 필요질문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현재의 ‘동시대 미술’에 대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확인하기 위한 미술커뮤니케이션 과정의 가치생산에 대한 부분이다. 두 번째는 그 과정에서 미술계의 생산자와 소비자(관람자)의 역할과 태도에 대한 질문이다. 연구의 구성을 살펴보면, 제1장에서는 연구의 문제의식과 목적, 방법론을 밝혔다. 제2장은 이론적 논의를 이어간다. 동시대 미술, 미술 커뮤니케이션 등 개념을 정의하고 문화연구의 범주에서 문화산업, 미디어 등 전통적인 커뮤니케이션이론과 예술제도론 등 관련한 미학이론을 살펴보고 구별되는 부분과 차이, 논쟁적인 부분을 살펴보았다. 다음 3장은 먼저 기존 미술계의 가치생산 시스템을 작동하는 메커니즘에 익숙한 작가, 비평가, 미술관 관계자, 수집가를 대상으로 한 집단면접과 개별면접을 통해 생성된 질적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았고 다음은 미술에 관심이 있는 관람자 대중을 대상으로 한 집단면접결과를 기술하였다. 제4장은 이러한 작업을 바탕으로, 대중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미술의 변화에 대한 비판적 논의를 이어간다. 마지막으로 연구자의 제언과 더불어 논문에서 확인된 문제와 가능성, 그리고 본 연구가 지니는 한계점에 대해 논의하고, 추후과제 또한 제시하였다.
이 연구를 통해 얻은 함의는 다음과 같다. 오늘날 미술은 산업화, 대중화로 인해 예술이 지닌 감상의 가치는 화폐가치로 변화되어 평가되고 미술계의 전통적인 창작자, 그리고 고급예술의 능동적 수용자로서 대중의 역할 또한 사라졌다. 대중은 대중예술의 영역에서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이미지의 생산자, 창작자의 역할을 넘나들고 예술창작자들은 고급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에서 기술과 예술의 차이를 벌리기 위해 오직 ‘순수예술로서 절대적인 새로움’ 만을 추구하고 있다. 새로움에 뒤따르는 무지는 필연적이라 할 수 있으며 예술의 대중화 노력과는 별개로 고급문화의 反 대중화로 역순 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된다. ‘동시대미술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이루는 작품, 평론 등을 생산하는 창작자는 물론 수용자(소비자), 관람자(수신자)로서 대중 또한 동시대미술의 ‘절대적 새로움’을 선택적으로 뒤따르며 예술적 메시지를 해독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 결과적으로 미술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메시지 생산자와 수용자는 함께 ‘선택적이며 수동적인 무지’라는 독특한 현상을 공유하고 있다. ‘무지’는 현실의 새로움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대 미술의 토대이자 결과물이 되어 결국 현실의 신화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