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미혼 여성의 생식 건강 이상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미혼 여성의 산부인과 방문은 사회에서 어긋난 행위라는 고정적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방문 및 검진 비율은 저조하다. 또한, 방문 시 ‘성관계 여부에 관한 질문’과 ‘여성 생식기 검사’에 대한 과정은 사생활을 남에게 억지로 밝혀야 하는 미혼 여성의 관점에서 수치심을 느끼며 가능한 방문하지 않으며 산부인과 경험을 꺼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미혼 여성이 타인에게 자신의 정보가 노출되는 상황에 부담감을 가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실제 산부인과 현장에서 미혼 여성의 사적 영역을 보호하며 심리적 부담감을 완화시키고자 방문 초기 단계에서 활용 가능한 디지털 문진표를 제안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문헌 조사를 통해 미혼 여성의 산부인과 이용실태 및 장애요인을 파악하여 미혼 여성을 위한 산부인과 의료 서비스 개선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이후 의료 서비스의 개념을 이해하고 현재 기능적, 기술적 표준화로 인한 의료 서비스 산업에서 서비스 디자인의 유용성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이후, 서비스 디자인의 정의와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 및 도구를 파악하고 이를 적용한 산부인과 의료 서비스 디자인 연구 사례를 분석하였다.
미혼 여성의 산부인과 방문 경험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맥락적 인터뷰(Contextual Interview)와 문화적 조사(Cultural Probes)를 실시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이해관계자 지도(Stakeholders Map), 퍼소나(Persona), 사용자 여정 지도(User Journey Map) 등의 서비스 디자인 프로세스 도구를 적용하여 실제 미혼 여성의 산부인과 방문 과정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확인하였다.
위 연구의 결과를 반영한 미혼 여성들의 산부인과 방문 저해 요소들의 적합한 개선 방안으로 디지털 문진표를 제안하고자 한다. 제작하기에 앞서 현재 수기로 진행되는 문진표와 디지털 문진표에 대한 선호도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시 두 문진표 모두 실제 크기로 제공하였고 디지털 문진표는 실제 산부인과 현장에서 이용 가능성이 높은 태블릿 PC로 작성 가능하도록 제공하였다. 조사 결과 참여자 모두가 기존의 수기 문진표 보다 디지털 문진표를 선호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현재의 산부인과 의료 서비스 개선 방안으로서 디지털 문진표에 대한 긍정적인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디지털 문진표 프로토타입 목적 및 방향을 설정하고 프로토타입에 적용할 기능을 구분하였다. 미혼 여성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은 문진 안내, 응답 선택, 문진 진행 상황, 페이지 이동, 문항에 대한 정보 제공, 날짜 선택, 문진표 제출, 제출 전 확인, 문진 중단 기능 등이 있다. 추가로 미혼 여성의 문진 진행 시 모든 문항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하여 진행 중이던 페이지의 응답을 하지 않고 다음 페이지로 이동할 경우 페이지 이동이 제한되는 기능을 적용 제작하였다.
이후 제작된 디지털 문진표에 대한 사용성 평가를 진행하여 실제 상용화할 서비스로서 효율성을 검증하였다. 총 10명의 미혼 여성에게 디지털 문진표에 대한 사용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문항에 집중이 잘 되며, 문진표에서 제공되는 정보를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증상을 의료진에게 정확히 전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는 반복되는 상황을 방지하고 미혼 여성의 민감한 개인 정보 노출 우려를 완화하며 실제 산부인과 현장에서 미혼 여성의 산부인과 방문 경험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연구의 대상이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한 점과 평가 대상의 수가 적고 제한적이기 때문에 결과의 객관성이 미흡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대상의 범위를 늘려 계속적인 연구 및 평가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