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초록


『삼국유사』, 「수로부인」 전승의 서사구조 연구


고 은 채

강릉원주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국문학전공


본 논문은 『삼국유사』속 「기이」편의「수로부인」의 전승의 서사구조를 분석하여 그 양상을 살펴보는데 목적을 두었다. 이를 위해 『삼국유사』의 서사적 배경에 대한 논의를 외재적 접근 방법을 바탕으로 문화사회학적 관점에서 종합적·다각적으로 고찰하였으며, 「수로부인」의 서사 문맥을 구조주의적 방법으로 분석하여 「수로부인」 배경 설화가 가지는 전승 서사로서의 의미와 주인공 ‘수로부인’의 존재를 고찰하려고 하였다.
보다 올바른 연구를 위해 학술연구정보서비스(RISS)에서 ‘수로부인’을 연관 검색어로 하는 국내 학술논문 92편을 선별하였다. 이들 선행 논문을 연구 분석방법, 연구 분석형태, 연구 분석 주제양상으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이를 통해「수로부인」의 연구 논문 총 92편 중 56편(60.9%)이 내재적 접근 방법을 36편(39.1%)이 외재적 접근 방법을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으며, 「수로부인」의 <헌화가>와 <해가>를 단독으로 연구 분석한 형태는 총 92편의 논문 중 37편으로 이 중 <헌화가>만을 단독으로 연구한 사례는 총 31편(33.7%)에 이르지만, <해가>를 단독으로 연구된 사례는 총 6편(6.5%) 뿐에 그치는 연구 분석의 형태를 알 수 있었다. 또한, 수로부인의 존재에 대한 「수로부인」관련 논문의 연구 분석 주제 양상을 보면 제의적 기능을 담당하는 인물로서 수로부인을 분석한 것이 총 92편의 논문 중 31편(33.7%), ‘자용절대’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한 것이 11편(12%)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나머지 각 항목의 논문 주제 편수는 최대 7개 이하로 「수로부인」의 서사 문맥을 연구함에 있어 다소 치우친 연구 주제 양상이 나타났다.
제 Ⅱ장에서는 「수로부인」 전승의 배경론적 전개를 논하기 위해 일연의 『삼국유사』의 편찬 의도와 「수로부인」의 서사 배경에 대하여 외재적 접근과 문화사회학적 관점에서 고찰하였다. 일연은 『삼국유사』를 통해 민족의 전통적 유구성과 신성함에 대하여 새롭게 인식하고자 하는 자주적 역사의식을 피력함과 동시에, 불교도래 이전의 역사를 불교적 사관을 통해 통합 흡수하고, 샤머니즘과 무속신앙의 민심을 불교로 통합하며, 중앙집권을 위한 정치사상으로서의 불교에 대한 쓰임을 확고히 하고자한 것으로 의도가 짐작된다. 또한 『삼국유사』, 「기이」편의 기술체계는 한 명의 군주마다 하나의 이야기가 구성된 기술 방식 (A+A′)과 한 명의 군주 이야기에 군주 당대의 유력한 인물의 일화를 곁들어 기술하는 방식 (A+B)의 기술체계가 있는데, 이중 (A+B)의 기술체계는「성덕왕」과 성덕왕대의 「수로부인」에 대한 기술체계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성덕왕」과 「수로부인」의 ‘설화’는 서로의 이야기가 유기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고 하나의 서술 의도로 기술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성덕왕」의 서사를 연구해 본 결과 일연이 생각하는 성덕왕은 ① 여러 덕행(德行)과 ② 봉덕사(奉德寺) 창건 및 인왕도량 수연과 같은 불법행(佛法行)을 통해 ③ 처음으로 시중(侍中)과 같은 불교적 전제왕권의 기틀을 다지는 계기를 만든 공업을 이룬 왕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일연은 성덕왕을 자신의 업력을 통해 업인을 행하였으며, 이러한 업인을 통해 공업을 이룬 왕으로, 과거의 원시적 무속 종교를 불교적 사관으로 전이 시키는 불교적 전제왕권의 기틀을 다진 통일신라 최초의 군주로 생각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성덕왕」의 업적이 기술된 서사 뒤에 「수로부인」이 기술된 것은 수로부인이 성덕왕이 이루어낸 과업을 함께한 유력한 인물로 일연의 의도가 반영된 기술 체계라 생각하였다.
이로써 수로부인의 존재를 연구하기 위해 당대의 역사자료와 신분제도를 살펴보았다. 『삼국유사』의 「왕력」 제35대 ‘경덕왕’의 기록 중 첫째 왕비 삼모(三毛)부인에 대한 기록을 확보하였고, 『삼국사기』 신라본기 ‘경덕왕’ 원년 조에서 경덕왕의 비는 이찬(伊?) 순정(順貞)의 딸이라는 기록을 찾아 순정공과 삼모부인의 가족적 혈연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었다. 또한 당시 신라 사회의 골품제도를 통해 삼모부인이 제1골 출신의 여성이며, 그녀의 아버지인 순정공 역시 제1골 출신이라는 혈통적 가설을 바탕으로 그의 부인 ‘수로’ 역시 제1골 출신의 귀족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제Ⅲ장 제1절에서는 『삼국유사』가 설화를 집대성한 문학사적 특징을 가지는 것에 착안하여 「수로부인」의 서사 역시 설화 배경을 지니고 있으며 설화의 여러 갈래 중 신화로서의 특성을 지니는 점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수로부인」의 서사가 캠벨이 주장하는 원질신화로서 원형을 담보하고 있는지에 대하여 분석하여 보았다. 이를 위해 크리스토퍼 보글러의 서사 구축 틀인 ‘영웅의 제12단계’를 분석의 틀로 ‘역’ 사용하여 「수로부인」의 서사구조가 인류의 보편적인 공감과 감동을 담보하는 원질신화로서의 전승 양상을 보이는지에 대하여 분석하고자 하였다.
제2절에서는 본 분석을 위해 「수로부인」의 원문 설화와 <헌화가>, <해가>를 순차적 구조방법 적용하여 분류하였으며, 크리스토퍼의 제12단계에 대응하는 「수로부인」의 서사와 노래를 단계별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① 일상세계 속에서 수로부인은 순정공과 함께 주선을 맞이한다. 점심을 먹다가 수로부인은 절벽에 핀 철쭉꽃을 발견하고, 꽃을 따달라고 요청한다. 이제 수로부인은 새로운 ② 모험의 소명에 눈을 뜬 것이다. 하지만 그 요청은 ‘인간이 닿을 수 없는 바람’이라 치부되며 ③ 소명은 거부당한다. 하지만 이름을 알 수 없는 노인이 나타나 수로부인에게 꽃을 바친다. 그 노인은 누구인지 알 수 없었으나 수로부인은 자신의 소명을 진행할 수 있는 ④ 정신적 스승 혹은 조력자를 만난 것이다. 왕가의 혈통을 지닌 수로부인은 이름도 없는 신분의 노인을 조력자로 받아들이면서 사람을 보는 혜안을 가지게 되고 ⑤ 첫 관문을 통과하게 된다. 그리고 다음 날 또 다시 주선에서 수로부인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본디 음식을 먹고마시는 곳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들르는데 수로부인 역시 ⑥ 협력자와 적대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적대자인 용은 수로부인을 바다 깊은 ⑦ 동굴과 가장 깊은 곳으로 안내한다. 순정공과 일행은 수로부인을 잃은 상실감으로 ⑧ 시련을 겪는다. 수로부인 역시 홀로 어두운 동굴에서 시련을 겪는다. 그런 순정공 옆에 새로운 협력자인 노인이 나타난다. 노인은 수로부인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수로부인의 귀환을 위해 순정공과 토착민들은 한 목소리로 천지를 울린다. 수로부인은 하나의 거대한 집단, 신라를 ⑨ 획득하였다. 깊은 동굴로 들어간 수로부인의 희생에 대한 ⑨ 보상이다. 수로부인은 매혹적인 용궁을 뒤로하고 ⑩ 귀환의 길에 오른다. ⑪ 부활한 수로부인의 옷에는 이 세상의 것이 아닌 ‘음식’과 ‘향’이 스며있었다. ‘자용절대’의 ⑫ 영약을 가진 수로부인은 그 후에도 깊은 산과 넓은 바다를 다니며 신물들에게 피랍이 되며 여정의 소명을 다한다.
이처럼 크리스토퍼의 제12단계를 통해 분석한 「수로부인」의 서사는 평범한 여인이 여정을 통해 자신의 가능성과 능력을 발견해 나가며 새로운 영웅적 면모를 발현해 나가는 영웅 성장 신화의 보편적인 서사구조를 충실히 따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수로부인의 존재는 성덕왕의 업적을 이룩하는데 큰 조력이 되었을 것이며, 일연은 이러한 수로부인의 서사가 불교를 바탕으로 하는 전제왕권을 확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즉, 일연은 불교적 ‘공업’을 이룬 「성덕왕」 뒤에 종교적 신성성을 지닌 신화적 인물 「수로부인」을 배치하여 불교를 바탕으로 하는 전제왕권의 정당성을 종교적 신성성으로 확보하고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술 형태는 수로부인의 신이한 이야기를 종교적 영웅의 신화적 이야기로 승화시켜 불교를 바탕으로 하는 전제왕권의 기틀을 다진 성덕왕의 공업을 더욱 공고히 만든 서사적 전승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핵심어: 수로부인, 삼국유사, 헌화가, 해가, 성덕왕, 신화, 원질신화, 원형, 제12단계, 영웅신화

ABSTRACT

The study of the Epic Structure of Tradition of
‘Madame of Suro’ Section of 『SamgukYusa』

Go, Eun-Chae

Department of Korea Language
Graduate School, Gangneung-Wonju National University


The current study aims to analyze the narrative structure of the Lady Suro story in the Giyi chapter of Samguk Yusa. To this end, the study takes an extrinsic approach to make a comprehensive and multifaceted cultural-sociological review of the narrative background of Samguk Yusa. By engaging in a structuralist analysis of narrative context of the Lady Suro story, its significance as a transmitted epic story, as well as the meaning of Lady Suro as the protagonist, is analyzed.
Ninety-two Korean academic papers were selected by searching “Lady Suro” on the Research Information Sharing Service (RISS) to ensure proper research methods. The previous literature was analyzed in terms of analytic methodology, analytic form, and analytic topic. Through this, fifty-six out of nifty-two papers on the Lady Suro story (60.9%) takes an intrinsic approach, whereas thirty-six (39.1%) took an extrinsic approach. Thirty-seven out of nifty-two papers separately researched ?? and Hygeia in the Lady Suro story; while thirty-one studies (33.7%) separately reviewed Heonhwaga, only six studies (6.5%) separately analyzed Hygeia. In terms of research topics of papers on the Lady Suro story that relate to the significance of Lady Suro as a character, thirty-one pout of ninety-two papers (33.7%) analyzed Lady Suro as a ritualistic figure, followed by eleven studies (12%) that delved into the topic regarding the “unparalleled beauty” of the Lady. Seven or less of other topics were explored in previous literature. This analysis indicates that the topics of studies on the Lady Suro story is skewed towards certain issues.
Chapter II seeks to discuss the background context of the Lady Suro story by taking an extrinsic approach and a cultural-sociological perspective in analyzing the motives of Ilyeon, the author of Samguk Yusa, as well as the narrative background of the Lady Suro story.
By writing Samguk Yusa, Ilyeon expressed a new understanding about the long traditions and sacredness of the Korean people, thereby displaying an autonomous historical consciousness. The author absorbed and unified the Korean history before the advent of Buddhism under the lens of Buddhist viewpoints. In doing so, he aimed to merge the shamanistic faith of the Korean people into the Buddhist faith, which in turn would solidify the religion as a political ideology assisting in the consolidation of central ruling power. Such a string of objectives indicates that Ilyeon sought to solidify the purpose of Buddhism and establish the identity of Korea as a Buddhist country.
The Giyi chapter of Samguk Yusa takes two different narrative systems: One narrates a story for each ruler (A+A’) while the other narrates the story of the ruler with stories about other powerful figures during the time (A+B). The A+B narrative structure is employed to tell the story of King Seongdeok and Lady Suro.
As such, a valid view is to understand the story of King Seongdeok and the tale of Lady Suro as having an organic mutual relationship serving a single narrative purpose. A study of King Seongdeok’s narrative reveals that Ilyeon viewed the sovereign as having (1) displayed many virtuous deeds; (2) achieved Buddhist feats such as founding Bongdeoksa Temple and Inwang Temple; (3) formalized an absolute Buddhist rule by appointing governors. To Ilyeon, King Seongdeok built good karma through the power of karma, thereby achieving meritorious actions; he was the first ruler of Unified Silla who transitioned away from the primitive shaman faith through a Buddhist view of history, that strengthened the foundation of an absolute Buddhist rule. After the such narrative about King Seongdeok, the story of Lady Suro takes place in the book. The current study understands this as the author deliberately using Lady Suro as an important figure who may take credit for some of the achievements of the king.
Historical records and materials about the social status system of the time were analyzed to better understand Lady Suro as a historical figure. To this end, the current study looks to a record about Lady Sammo, the First Queen described in the records about King Gyeongdeok (the thirty-fifth king of Silla) in the Wangnyeok chapter of Samguk Yusa. The chapter on King Gyeongdeok in the Silla part of Samguk Sagi reports that the queen of King Gyeongdeok was the daughter of Sunjeong, the Ichan Minister of the kingdom. This process allowed an inference of the family relationship between Minister Sunjeong and Lady Sammo. Using the records about the social status system of Silla at the time, the current study conjectures that Lady Sammo and her father Minister Sunjeong were from the highest rung of the aristocratic society. The conclusion, then, is that Lady Suro, the wife of Minister Sunjeong, was likely from an aristocratic family of the highest prestige.
Chapter III focuses on the value of Samguk Yusa as a literary compilation of historical stories. Based on this approach, the current study notices that Lady Suro’s narrative also works as a historical story, more specifically with features of a myth. A subsequent analysis delves into the question of whether the narrative about Lady Suro retains its original form as a monomyth, a concept introduced by Campbell. Retrofitting the analytic frame of “Twelve Stage Hero’s Journey” by Christopher Vogler, the current study analyzed whether the narrative structure of the Lady Suro story shows transmission aspects of a monomyth that provides universal sympathies and inspiration for humanity.
In executing the analysis, Section 2 classifies the Lady Suro story, Heonhwaga, and Hygeia using the sequential structural method. The narratives and songs that correspond with Vogler’s twelve stages are also studied. (1) In her regular world, Lady Suro hosts a gathering with Minister Sunjeong. While enjoying the luncheon; Lady Suro discovers a bunch of azaleas blooming on the side of a cliff and requests them to be picked. (2) By doing so, she has opened her eyes to the calling of an adventure, but her request is considered to be a wish that no human can achieve. (3) As such, her calling is rejected. However, an unnamed elderly man appears to present Lady Suro with the flowers. Although the identity of the man is unknown, Lady Suro has found (4) a spiritual teacher or an assistant who can realize her calling in him. Lady Suro, who has royal blood, accepts this unnamed elderly man as an assistant and develops the wisdom of discerning people. (5) In doing so, she overcomes the first obstacle. The next day, Lady Suro meets various people in the gathering.
A variety of people can be found in gatherings with food and drinks. (6) Lady Suro also meets helpers and adversaries. The dragon, an adversary, (7) brings the lady to the deepest cave in the sea. Sadden at having lost Lady Suro, Minister Sunjeong and his entourage (8) experiences an ordeal. Lady Suro also undergoes an ordeal, alone in a dark cave. The elderly man, the new assistant, appears in front of Minister Sunjeong. The man tells him how to find Lady Suro. So that the lady can return safely, the minister and the local residents shout to the heavens. In this, Lady Suro has (9) obtained Silla, a great group of people. This is (9) a reward for the lady’s sacrifice of going deep into a cave. Leaving behind the attractive palace of dragon king, Lady Suro (10) begins her journey back home. (11) Lady Suro, now resurrected, has food and fragrance from the other world on her clothes. With the (12) panacea of “unparallelled beauty,” Lady Suro travels to the deepest mountains and the widest seas, being abducted by spiritual creatures and fulfilling her calling of journey.
The narrative in the Lady Suro story, analyzed through the twelve stages suggested by Vogler, faithfully follows the common structure of heroic growth myths. Here, a regular woman finds her potentials and capacities through a journey, thereby displaying her new heroic side. The existence of Lady Suro would have greatly assisted King Seongdeok in achieving his feats; Ilyeon seems to have found that this narrative about Lady Suro played an important role in establishing the absolute rule based on Buddhism. That is, Ilyeon introduced the story of Lady Suro, a mythical figure with religious sanctity, after the narrative about King Seongdeok, who achieved Buddhist feats. In doing so, he sought to legitimize an absolute rule based on Buddhism through religious sanctity. Such a narrative structure sublimates the strange stories about Lady Suro into a mythical tale of a religious hero, thereby completing an epic narrative that solidified the achievements of King Seongdeok, who created the foundation for an absolute royal rule.



Keyboards: Lady Suro, Samguk Yusa, Hunhwaga, Haega, King Seongdeok, Monomyth, Original Form, Twelve Stages, Heroic Myth.